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이 "통화정책을 조정할 때가 왔다"며 9월 금리 인하를 강력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미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 이른바 '잭슨홀 미팅' 기조연설에서 "진행 방향은 명확하며, 금리인하(rate cut)의 시기와 속도는 입수되는 정보와 경제전망 변화 및 위험균형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파월은 "인플레이션이 지속가능 수준인 2%로 복귀할 것이라는 확신이 커졌다"면서, 반면 노동시장의 "하향 위험 증가는 오해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은 코로나19 기간 중 7% 수준이었으나 이제 안정을 되찾은 반면, 고용시장의 리스크는 방치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올라온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얘기다. 다수의 금융시장 참여자와 분석가들은 연준이 9월 중순 첫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관심은 인하 폭에 쏠린다. 통상적인 금리 인하 폭은 0.25%포인트가량이지만, 고용 방어를 위한 경기 활성화에 중점을 둔다면 더 큰 폭의 인하, 이른바 '빅 컷(big cut)'이 단행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23일자 분석기사에서 파월이 고용 리스크를 강조한 것은 연준이 점진적인 인하보다 신속한 인하를 의중에 두고 있음을 '명백히 암시(clearly hint)'한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 인하가 11월 미 대선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로이터> 통신은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인이 "인플레이션과의 투쟁에서 일자리 감소 방어로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분석하며 특히 이같은 '전환'이 11월 미 대선을 불과 7주 앞두고 나온 점에 주목했다. <뉴욕타임스> 역시 연준 관계자들은 금리에 대한 결정을 할 때 정치적 사안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지만,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이는 '정치적 결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금리 인하로 경기가 호조세를 보일 경우 현 집권당인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취지다. 한편 파월의 발언에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금요일인 23일 미 증시는 파월의 '잭슨홀 미팅' 발언이 알려진 후 상승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62.30포인트(1.14%) 오른 4만1175.08에 거래를 마쳤다. 금과 원유 가격도 상승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이날 미 동부시간 오후 1시 44분께 전날보다 1.2% 상승한 온스당 2512.63달러에 거래됐고, 10월 인도분 북해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79.02달러로 전장보다 1.80달러(2.3%) 상승, 서부텍사스중질유(WTI) 선물종가는 배럴당 74.83달러로 전날 대비 1.82달러(2.5%)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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