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이미지 합성) 성범죄에 대한 공포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주변 여성들의 영상 등으로 딥페이크 영상물을 만들고 유포한 이른바 '서울대 딥페이크 성 착취 사건'의 공범이 1심에서 징역 5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8일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20대 박 모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허위 영상물 내용은 일반인 입장에서 입에 담기 어려운 역겨운 내용"이라며 "익명성과 편의성을 악용해 수치심이나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한 채 스트레스 풀이용으로 도구화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록을 남기기 위해 소셜미디어(SNS)에 게시하는 현대인의 일상적 행위가 범죄 행위의 대상으로 조작되기에 피해자가 느낄 성적 굴욕감을 헤아릴 수 없다"고 질타했다.
또 "공소 제기 이후 5명의 피해자와 합의했고 6명에게 형사공탁을 했지만, 인적 사항이 밝혀지지 않은 성명불상 피해자가 존재한다"며 "학업·진료·연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범행했다고 하지만 영상물의 개수와 피해자와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죄질이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박 씨는 허위 영상물 400여 개를 직접 제작하고, 피해자 얼굴 등이 들어간 사진과 영상 1700여 개를 텔레그램을 통해 게시하거나 전송한 혐의를 받았다. 또, 허락받지 않고 촬영한 성관계 영상 등 파일 293개를 컴퓨터에 저장해 소장한 혐의도 있다.
이날 재판 말미에 직접 발언 기회를 얻은 박 씨는 후회와 반성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피해자에 사죄한다고 밝혔다.
박 씨는 재판 과정에서도 허위 영상물 배포 행위를 모두 인정하고 반성한다고 밝혔다. 다만 상습 범행과 범죄 교사 혐의에 대해선 부인했다. 아울러 자신이 '심신 미약' 상태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박 씨가 허위 영상물을 다른 사람에게까지 유포해 피해자들이 큰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고 있다며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서울대 딥페이크 성 착취 사건은 서울대 출신인 박 씨와 강 씨가 2021년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대학 동문 등 여성 사진과 영상을 음란물과 합성하는 방식으로 제작·유포한 사건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피해자 규모는 서울대 동문을 포함해 61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사건은 '서울대n번방'으로 처음 언론에 보도됐으나, 이같은 명칭이 부적절하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n번방' 사건의 경우 미성년자 성 착취가 본질인 반면, 이 사건은 성인에 대한 불법 합성이 본질이라는 점에서 여성단체들은 '서울대 딥페이크 성 착취 사건'으로 부르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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