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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87년 이후 국회 개원식 첫 불참…野 "역시 거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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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87년 이후 국회 개원식 첫 불참…野 "역시 거부왕"

대통령실 "망신주기 의심"…국민의힘 "대통령 참석보다 국회 정상화가 더 중요"

국회가 2일 정기국회 개회식을 겸해 22대 국회 개원식을 열었다. 지난 5월 30일 임기가 시작된 지 무려 95일이나 지난 시점에서 열린 '지각 개원식'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참석하지 않았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대통령이 총선 후 국회 개원식에 불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장에서 개원식 겸 정기국회 개회식을 열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개원사에서 "민심의 목소리를 입법에 반영하고 정부에 전할 책임이 국회에 있다"며 "민심에 가장 닿아있는 국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정부가 성공하는 길"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우 의장은 "법을 만들고, 집행하고, 적용하는 삼권이 각자의 역할을 하면서도 조화롭게 융합해야 국민의 삶이 편안해진다. (반면) 어느 하나가 과도한 권한을 행사하거나 권한이 집중되면 삼권분립이 무너지고 국민의 권리가 침해당한다"며 "좀 불편하더라도 서로의 이야기를 잘 경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개원사 말미에 또 한 차례 "삼권분립을 온전하게 실현해야 민주주의"라며 "국회 본연의 역할인 입법을 강화하고 국민의 눈으로 행정부를 견제해야 한다. 예결산 기능 강화를 비롯한 제도적 장치의 마련을 한편으로, 그릇된 문화와 관행의 개선을 다른 한편으로 행정부와의 관계를 바로 정립해나가겠다"고도 했다.

그는 "정부에게도 책임 있는 자세, 진전된 자세를 보여 달라고 요청한다"며 "거듭 강조한다. 국회를 존중하지 않고 국정운영에 성과를 낼 수 없다"고 간접적으로 경고까지 했다.

우 의장은 특히 "의정갈등이 낳은 의료공백이 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며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일인데 국민이 겪는 현실은 '의사 없는 병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데 정부는 '비상 의료체계가 원활하다'고 한다. 국민이 체감하는 현실과 크게 다르다"며 "사회적 대화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 관련 상임위가 중심이 되어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현장의 악화 속도가 더 빠른 것이 사실"이라며 "여야 정당의 대표들이 논의를 시작한 것을 환영하고, 더 나아가 정부, 여야 정당, 의료관계인, 환자와 피해자가 한자리에 모여서 작심하고 해법을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

의료위기 문제를 포함해 행정부, 즉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경고 메시지가 담긴 것이 눈길을 끌었다. 이날 개원식은 1987년 이후 가장 늦은 시점에 열리기도 했다. 지난 21대 국회 당시 개원식은 7월 16일에 열렸고, 당시 시점에서는 이 기록이 '최장기간 지각'이었으나 이번에 경신됐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개원식 불참 배경과 관련 "대통령을 불러다 피켓 시위를 하고 망신주기를 하겠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특검과 탄핵을 남발하는 국회를 먼저 정상화하고 나서 대통령을 초대하는 것이 맞다"고 야당에 날을 세웠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 <연합뉴스> 전화 인터뷰에서 "(야당 정치인들이) 망언을 서슴지 않고 사과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대해 조승래 수석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국회 개원식마저 거부하는 윤석열 대통령, '거부왕'의 진면목"이라며 "대통령실은 국회 상황을 핑계 대는데 멈춰선 것은 국회가 아니라 국정"이라고 바판했다.

민주당은 "여야 갈등이 아무리 극심할 때도 대통령은 국회 개원식에 참석해 왔다. 국회는 국민의 대표이자, 국정 운영의 파트너이기 때문"이라며 "어떤 핑계도 민주화 이후 현직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에 불참하는 헌정사의 불명예를 가릴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의 개원식 불참은 국민과는 담을 쌓고 오직 자신의 갈 길을 가겠다는 오만과 독선의 발로"라며 "'거부왕' 대통령의 국민 거부, 국회 거부"라고도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윤희석 대변인을 통해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에 참석하는 것보다 국회 정상화가 더 시급한 문제"라고 응수했다.

국민의힘은 "오늘 개원식은 임기 시작 48일 만에 열린 지난 21대 국회보다 더 늦은 '최장 지연 개원식'이라는 오명을 안게 되었다"며 "거대 야당이 당대표 방탄을 위한 상임위 독식, 수적 우위를 앞세운 입법 폭주, 무분별한 특검·탄핵 남발 등으로 툭하면 국회를 파행시킨 탓"이라고 야당에 책임을 돌렸다.

국민의힘은 "22대 국회가 시작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민생보다 정쟁에 매몰된 상태"라며 "절대 의석수를 무기 삼아 국회를 입맛대로 좌지우지하고 있는 거대 야당의 행태가 바뀌지 않는다면 정치 복원과 국회 정상화는 요원하다"고 비판했다.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개원식 겸 제418회국회(정기회) 개회식에서 의원들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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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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