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한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이 임금체불 등 어려움을 겪은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시민단체들이 이주 가사돌봄노동자 권리 보장을 위한 연대체를 구성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참여연대 등 31개 단체가 참여한 '이주 가사돌봄노동자 권리 보장을 위한 연대회의'는 26일 서울시청 앞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의 졸속적인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정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이주 가사돌봄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을 모니터링하고 정부에 문제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연대회의를 출범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6일 입국한 필리핀 가사관리사 100명은 첫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하고, 통행금지 시간이 있는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 알려졌다. 2명의 필리핀 가사관리사가 숙소에서 이탈하는 일도 발생했다. 연대회의는 서울시의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이 "시작부터 난항을 겪는 이유는 이 사업이 한국사회의 저출생 문제와 아동돌봄 문제에 대한 미봉책으로 출발했기 때문"이라며 "인구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 이중 구조를 개선하고 성평등을 이뤄 여성의 돌봄 과중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시는 이런 고민 없이 경제적 효율성을 강조하며 이주 가사돌봄노동자를 도입했다"며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들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기 위해 여론전을 폈고, 그 시도가 저지되자 주 30시간 근무만 보장되는 6개월짜리 일자리를 만들어 이주여성노동자로 채우는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돌봄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이주 여성 노동자의 돌봄노동을 저임금으로 후려치며 차별을 조장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연대회의는 고용노동부가 시범사업 중 일어난 문제에 대응해온 방식에 대해서도 "임금체불 문제를 업계 관행 탓으로 돌리고, (이탈자가 발생하자) '무단이탈로 불법체류자가 되는 것은 출입국관리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해 이들에게 낙인을 찍고 있다"며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이주 가사돌봄 노동자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연대회의는 향후 "서울시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으로 입국한 필리핀 이주 가사돌봄노동자뿐 아니라 한국에 돌봄노동을 제공하는 모든 이주노동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활동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그동안 저평가돼온 가사돌봄 노동 문제를 제기하고, 정부에 공공돌봄 확대를 요구할 것이다. 우리는 이주노동자와 연대해 함께 싸우고, 이주노동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에 맞서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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