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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권익위 국감, 개의 40분만에 파행…'김건희 명품백' 도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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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논란의 권익위 국감, 개의 40분만에 파행…'김건희 명품백' 도마에 "정승윤 출장기록, 명품백 사건 이후 '용산→서울시'로 바뀌어"…여야, '이재명 헬기' 공방도
이른바 '김건희 명품백' 사건에 대해 제재 규정이 없다며 종결 처리해 논란이 예고됐던 국민권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가 결국 고성·파행으로 얼룩졌다. 여야 의원들은 물론 피감기관 간부들까지 서로의 말 한 마디, 손짓 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사과 요구를 주고받는 등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고, 특히 피감기관 간부가 감사위원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이례적인 일도 있었다. 여당 감사위원들은 야당의 명품백 사건 관련 공세가 이어지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헬기 이송' 사건으로 반격에 나서기도 했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민권익위 대상 감사는 시작 40분 만에 바로 정회되는 등 파행을 빚었다. 최근 국감을 앞두고 사의를 표명한 정승윤 부위원장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이 "9월 9일 권익위 전원위 회의록을 보면 정 부위원장이 (부패방지국장 사망 사건에 대해) '가방 사건으로 힘들다고 언론에서 조작 보도를 했는데 이에 대해 반드시 나중에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다', '저를 고발했던 야당 의원들 전부 고소·고발을 다 할 것이다. 내가 사직 수리되는 날 다 하겠다' 이렇게 전원위원회에서 말한 게 사실인가"라고 묻자, 정 부위원장이 "그렇다"고 답한 것이 발단이 됐다. 유 의원은 "고인과 대화 당사자였던 이지문 한국청렴운동본부 이사장은 '심리적으로 힘들다'라는 (고) 김 전 국장의 말은 이재명 대표 사건이 아니라 김건희 여사 사건에 대해서 언급한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고, 유족들도 역시 유서를 보면 정 부위원장의 말이 사실과 다르다고 하고 있다"며 "유족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민주당 박상혁 의원은 "정 부위원장이 국회를 겁박하고 헌법기관인 국회를 위협하는 발언을 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국회에 대해서 사직만 하면 고소·고발하겠다는 부분을 인정했는데 (이는) 국민의 대표기관에 대한 도전"이라며 국민의힘 소속 윤한홍 정무위원장에게 대응 조치를 요구했다. 윤 위원장이 '여야 간사 간 협의하라'고 하고 회의를 이어가려 했지만, 박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은 "이러면 국정감사를 못 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윤 위원장도 "각자 판단이 다른데 사람이 다 똑같느냐", "시작부터 정치 논쟁하다가 말 거냐"고 야당 의원들과 공박을 주고받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려는 듯한 야당 의원을 향해 "나가세요", "나가요, 나가"라고 하는 등 격앙된 태도를 보였다. 결국 10시 40분경 정회된 정무위 회의는 오전을 지나 오후 2시에야 속개됐다. 오후 속개 후에도 야당에서 '오전 회의 때 정 부위원장이 웃고 있었다'고 태도를 지적하고, 정 부위원장은 역으로 발언대에 서서 야당 의원이 자신을 향해 '저거 봐라'라고 말했다며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결국 윤 위원장은 국정감사 도중에 △정 부위원장이 회의 중 감사위원들을 비웃었는지 여부를 본인에게 물어 "웃은 바 없다"는 답변을 받아내고 △그래도 야당의 항의가 계속되자 수석전문위원에게 정 부위원장 좌석 쪽을 찍은 CCTV 확인을 지시하고 △이후 신장식 의원이 자신은 정 부위원장이 아니라 그의 언행 일부에 대해 '저거'라고 표현한 것이라며 '사과요구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자 정 부위원장에게 '신 의원이 한 말과 당신이 들은 말이 다르다고 하니 만약 사실이 아니라면 유감이나 사과를 표명하라'고 촉구하고 △정 부위원장이 이에 "제가 잘못 들었다고 하면 사과하겠다. 죄송하다"고 하자 "자 됐다. 들어가시라"고 하며 회의 진행을 해야 했다. 정 부위원장이 회의 중 웃었는지, 신 의원이 정 부위원장을 '저거'라고 지칭했는지를 규명하는 데에만 수십 분의 시간이 소요됐고 이는 모두 국회방송 온라인 등을 통해 생중계됐다.
▲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민권익위원회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가 회의 시작 40분 후 여야 간 충돌로 정회됐다. ⓒ연합뉴스

민주당 "명품백 종결처리, 양심 거리낌 없나" vs 국민의힘 "이재명 헬기, 소방대원만 징계"

야당은 명품백 사건을 집중 부각했다.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지난 정무위 회의에서 (명품백 사건을 결론지은) 권익위 11차 전원회의 당시 '사실조사를 안 했다'고 하자 '우리는 최선을 다해서 사실조사를 했다'고 답변했다"며 "사실조사를 할 수가 없었다고 얘기를 하셔야 맞는 것 아니냐"고 했다. 박상혁 의원도 박종민 권익위 부위원장(권익위 부위원장은 총 3인)에게 "김건희 여사 디올백 사건을 정치공작이라고 표현했는데, 신고인인 참여연대에 대한 사실조사 한 적 있느냐? 피신고인 조사한 적 있느냐? 현장조사한 적 있느냐"고 따져물으며 "그런 기본적 조사를 한 적도 없는데 무슨 근거로 정치공작, 몰카라고 얘기하느냐"고 했다. 박 부위원장은 박 의원이 질의를 끝내자 "답변할 기회도 안 주면서 왜 질문하십니까"라고 반발해 윤한홍 위원장에게 답변시간을 얻어낸 후 "직무관련성 여부를 판단해야 되기 때문에 전후 사정을 다 봐야 했다. 가방을 사는 장면부터 전달하는 장면을 몰래카메라로 다 촬영을 했고 그 상황(영상)을그대로 가지고 있다가 선거에 임박해 폭로한 사건이기 때문에 이 사건은 정치적인 목적에서 만들어진 인위적인 사건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박 부위원장은 또 "청탁금지법 시행령 규정을 보면, 신고 내용이 언론매체 등을 통해 공개된 내용에 해당하고 조사 등 중에 있거나 이미 끝난 경우로서 새로운 증거가 없는 경우라면 종결할 수 있도록 돼있다"며 "(명품백 사건은) 신고내용 자체가 언론에 이미 공개됐고, 수사 중이었고, 새로운 증거가 없는 경우여서 이러한 경우 종결하는 게 맞다. 사실조사를 할 필요가 없었던 사건"이라고 했다. 박 부위원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최소한의 조사에 임했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 부위원장도 신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면서 "저희가 법에서 가능한 한 범주 내에서 열심히 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간사인 강준현 의원은 "최근 2년간 권익위 고위인사들의 출장기록을 받아보니, 정 부위원장은 작년과 올해 출장기록 내용이 좀 다르다. 작년에는 출장지가 '서울시 용산구', 출장 목적은 '대통령실 업무 협의' 또는 '유관기관 업무 협의'라고 돼있는데 올해 출장기록은 출장지가 '서울시', 목적은 '유관기관 업무협의'라고만 돼있다"며 "공교롭게도 디올백 신고가 있은 이후로 바뀌었다. 혹시 용산 가서 명품백 관련 보고하고 상의한 적 있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정 부위원장은 "그런 일 없다"고 부인하며 "용산에 인사 협의도 해야 하고, 시민사회수석실 3비서관이 저희 업무를 담당하는 비서관"이라고 출장 취지를 설명했다. 유철환 권익위원장도 '용산과 명품백 사건 관련 논의나 교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없었다"고 단언했다. 강 의원은 명품백 사건과 관련 "지금의 권익위가 공정하다고 생각하느냐"고 권익위 간부들에게 물었고, 권익위 부위원장들은 "법을 철저하게 집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공정하다"(정승윤), "법과 원칙에 따라 전원위에서 충분한 토론과 논의를 거쳐서 의결하고 있기 때문에 공정하다고 생각한다"(박종민)라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이른바 '이재명 헬기 이송' 사건 처리를 언급하며 맞불을 놨다.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은 지난 1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흉기 피습 사건 당시의 '헬기 이송' 논란에 대해 "피신고자 7명에는 이 대표 등도 포함되고 의사, 소방대원들도 있는데 징계 승인 기관통보를 받은 사람이 4명 있었다"며 "의료계에서 '정치권에 대해서는 별 말 못 하면서 환자를 살리려 노력한 의사와 소방공무원들에게 모욕을 준다'는 비판이 있었다"고 공세를 폈다. 이에 당시 이 대표 비서실장이었던 천준호 의원은 "도대체 어떤 근거를 가지고 의료진과 소방공무원 처벌을 권고했느냐"며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사건을 물타기 하려고 인위적으로 그런 결론으로 몰고 간 게 아닌가"라고 반격했다. 천 의원은 "이 사안은 운영지침을 위반한 게 아닌데 권익위가 이것을 문제삼기 위해서 억지로 이 사안을 해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철환 권익위원장은 이에 "억지로 그렇게 한 것은 아니다. 닥터헬기 지침에 따른 것", "나름대로 규정을 살펴보고 한 것"이라고 부인했다. 강훈식 의원은 "야당 관련자들은 굉장히 빠르게 처리하고 검찰·경찰에 이첩하는데 평균 30일도 안 걸린다. (반면) 여당 관련자들은 5개월씩 걸린다"고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는데, 이에 대해 유철환 권익위원장도 헬기 사건을 거론하며 반론해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강 의원은 "야권 성향 인사로 분류되는 권태선·김석환 방문진 이사는38일, 남영진 전 KBS 이사장은 27일, 전민영 전 방심위원은 8일, (이재명 대표 배우자) 김혜경 여사는 7일만에 이첩했는데, 여권 성향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은 133일, 김건희 여사 명품백 사건은 116일 동안 쥐고 있다가 종결 처리한다. 이렇게 법 처리하면 국민들이 믿겠느냐"고 했다. 그러자 유 위원장은 "위원님이 지적하신 사건들 처리 기간은 맞다"면서도 "닥터헬기 사건은 135일 이상 걸렸다"고 응수했다. 한편 민주당 김현정 의원은 정 부위원장이 임명 이후 총 33차례 '청렴'을 주제로 한 외부 특강에서 강사료 1600만 원을 받은 것과, 유 위원장이 충남 당진에 1억8000만 원어치 농지를 샀다가 3000만 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던 일을 언급하며 "권익위가 부패방지와 청렴사회를 만들기 위한 조직인데 투기 의혹, 고액 외부강사료 등은 권익위 신뢰를 추락시키는 내용"이라고 지적하고 사과 의향을 물었다. 정 부위원장은 이에 "고액 특강이라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 부적절한 처신은 없었다"고 일축했고, 유 위원장은 "어쨌든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점에 대해서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유감을 표했다.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앞줄 가운데)이 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선서하고 있다. 유 위원장 오른손 옆(사진상 왼쪽, 안경끼고 유 위원장 쪽을 내려보는 이)은 박종민 부위원장, 유 위원장 뒤편 빨간 넥타이를 맨 이는 최근 사의를 표명한 정승윤 부위원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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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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