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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野 김건희 특별법에 "현실성 없다" 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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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野 김건희 특별법에 "현실성 없다" 일축

친한계 "특검법 이탈표, 윤-한 독대 결과 따라 달라질 것" 압박

더불어민주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불기소 처분 당일에 바로 '김건희 특검법'을 재발의하겠다고 나선 데 대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현실성 없는 것을 반복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에 대해 앞장서 문제제기를 해온 것과는 별개로, 야당의 특검법에는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18일 전남 곡성을 찾은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검법 재발의와 관련 "민주당이 하고 있는 것은 실제로 뭘 하겠다는 취지가 아니라, 거부될 것을 알면서 가능성·현실성 없는 것들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라며 "저런 행태에 대해 국민들께서도 비판하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특검법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묻는 질문에는 "어제 여러 말씀을 드린 것으로 갈음하겠다"고만 했다. 한 대표는 전날 대통령실 인적 쇄신과 함께 "제기되는 의혹들에 대해 솔직하게 설명드리고,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했다.

이 가운데 '필요한 절차'라는 표현은 특검을 의미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지만, 한 대표는 같은날 오후 "특정한 절차를 말씀드린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특검법이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국회에 되돌아올 경우 재의결 절차에서 이탈표가 발생할 것으로 보는지 묻자 "너무 먼 얘기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 대표는 전날 자신의 발언에 대해 대통령실에서 '선거가 끝나자마자 싸움을 건다'며 불쾌해했다는 후문에 "자기 이름 걸고 얘기하는 것도 아니지 않나", "그 사람들이 그런 얘기를 하는 게 좋은 정치를 위해 도움이 되겠나"라고 날을 세웠다.

한 대표의 곡성 방문은 10.16 재보선 낙선사례차 이뤄진 것으로, 한 대표는 이날 낙선한 국민의힘 곡성군수 후보와 함께 5일장을 돌며 인사를 했다. 한 대표는 한 상인으로부터 "김건희 여사 좀 어떻게 해달라"는 항의를 받기도 했다. 그는 "저희가 더 잘하겠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8일 오전 전남 곡성기차마을전통시장에서 상인이 건넨 낙지를 보고 웃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한 대표가 '현실성 없다'고 일축한 것과는 달리, 친한(親한동훈)계 일각에서는 특검법 재의결이 이뤄질 경우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 내지 압박이 나오기도 했다.

신지호 당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찰의 도이치모터스 사건 불기소 처분으로 김건희 특검법 방어가 어려워졌다'는 전망에 대해 "조금 더 심해지지 않을까"라며 "더군다나 이달 10일이 공직선거법 공소시효 끝나는 날 아니냐"고 해 눈길을 끌었다.

신 부총장은 "저희 당 몇몇 의원들이 기소가 됐던데, 장동혁 최고위원도 기소가 됐다"며 "검찰에게 기소라는 건 그렇게 쉬운 걸 수도 있는데, 국회의원이나 여당 수석최고위원을 과감하게 기소하는 검찰이 이거는 왜 그러는지, 그런 점에서 형평성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는 의원들이 있다"고 했다.

신 부총장은 특히 반란표가 4표보다 더 나올 수 있다고 보는지 묻자 "그건 예측 불허"라며 "다음 주 초로 예정돼 있는 대통령과 한 대표 간의 독대 회동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 수 있는지, 어제 한동훈 대표가 공표한 3가지 요구사항에 대통령실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따라서 상당히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신 부총장은 전날 검찰이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를 불기소 처분한 데 대해 "검찰의 처분이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을 저희가 좀 지켜보겠다"며 "국민들의 평가를 종합적으로 저희들이 수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종혁 최고위원도 SBS 라디오 방송에 나와 한 대표의 전날 공개 요구에 힘을 실었다. 그는 "'비선 라인'이 존재하지 않아도 인적쇄신은 분위기 전환을 위해서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명분이야 뭘 내세우든, 모두가 알고 있는 '여사 라인'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든지 정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특히 "계속 여사의 눈과 귀를 가리고 엉뚱한 조언을 해서 여사를 더 곤궁에 몰아넣었던, 마포대교 순시 논란 같은 것을 만들어냈던 사람들이 대체 누구냐"며 "이런 분들에 대해서 책임을 물어야 된다"고 했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도이치모터스와 관련돼서는 여러 가지 의혹들이 있는 게 사실", "전주(錢主) 손모 씨는 유죄판결을 받았는데 왜 비슷한 김 여사에 대해서는 불기소처분이 내려졌느냐, 왜 4년 5개월 동안이나 질질 끌었느냐, 이런 것들에 대해 제대로 된 설명이 있지 않으면 국민들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민주당이 요구하는 특검법은 안 된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그는 민주당 특검법안에 대해 "특검(법)을 자기들이 발의해 놓고 특검조차 자기들이 임명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한파며 "객관적인 제3자 특검을 여당과 협의해서 임명한다면 또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식으로 일방적으로 이재명 대표 선고결과를 물타기하기 위해 제출한 특검법은 저희들은 동의할 수 없다. (표) 단속을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김종혁 최고위원은 당내 친윤계가 한 대표 측에 대해 '왜 조용히 해결하지 않고 공개 비판을 하느냐'고 반발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이전에 김 여사 부분에 대해서 왜 물밑 대화가 없었겠나. 물밑으로 '이런 것들을 하지 말아주십시오', '이런 것은 고쳐주십시오' 이런 얘기가 제가 알기에는 여러 차례 있었다"며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고 하기도 했다.

그는 "의정갈등도 마찬가지"라며 "계속 얘기했지만 아무 응답을 하지 않다가 이제는 도저히 안 되겠다, 공개적으로 요구를 해야겠다 하니까 '왜 공개적으로 얘기하느냐'고 하는 것은 논리적인 모순이고 어불성설"이라고 재반박했다.

친윤계는 한 대표에 대한 불편한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거가 끝나고 나서 곧바로 최고위 회의에서, 그것도 정식으로 여당 대표가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사안이었기 때문에 상당히 의미가 있다"며 "결국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충돌하는 모양"이라고 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여당 대표가 대통령께 대통령 영부인의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도 저는 정치 생활 21년차인데 처음 본다. 그렇다 보니까 굉장히 부담스러운 말씀"이라고 한 대표를 비판하면서 "다음주 초로 예정된 독대 자리 때 이야기를 하면서 좀 더 진솔하게 이야기를 했으면 훨씬 수용성이 낫지 않을까", "그렇지 않고 이렇게 공개적으로 한 상황에서 가면 담판 지으러 가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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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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