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친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한동훈 대표의 '영부인 공개활동 중단' 요구와 관련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한 대표의 요구) 그것을 사실상 수용했다고 해석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24일 오전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 21일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면담 내용을 두고 "(윤 대통령이) '자제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지켜봐 달라' 이렇게 얘기를 했잖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권 의원은 "대통령도 자기 자존심이 있고 체면이 있고 또 본인의 그런 부인에 대한 얘기가 아니겠나"라며 "(한 대표가 요구를) 하자마자 (대통령이) '예 알겠습니다' 이렇게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한 대표는 21일 면담 과정에서 윤 대통령 영부인 김건희 전 코바나콘텐츠와 관련한 3대 요구를 윤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김 전 대표의 대외활동 중단은 그 중 하나인데, 윤 대통령은 해당 요구에 대해 "이미 자제하고 있다", "앞으로 지켜봐달라"고 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권 의원 등 친윤계의 시각은 친한계와 180도 반대 입장에 가깝다. 친한계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도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요구를 모두 거절한 건가' 묻는 질문에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신 부총장은 '대통령실 브리핑 내용은 전면적 거부 뉘앙스는 아니라는 것인데'라는 질문에도 "전반적으로 대통령실에 유리하게끔 편집된 브리핑"이라고 일축했다.
권 의원은 지난 '윤-한 회동'에 대해 "정책 같은 경우에는 공개적으로 대화하는 게 맞을 것 같고 김 여사 문제라든가 인사 문제라든가 이런 부분은 물밑 대화를 해야 되는 것", "대통령과 면담이 예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동훈 대표가 3대 요구 조건을 내걸면서 계속해서 압박을 가했잖나"라며 한 대표의 '3대 요구안' 자체를 비판했다.
권 의원은 "끝나고 나서는 '면담 실패'니 '의전 박대'니 이런 식으로 한 대표 측에서 대통령실과 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였다"며 "문제를 해결할 의지나 또 대통령을 설득할 능력이 있었다면 과연 공개적으로 저렇게 했겠나"라고 지적했다.
또 한 대표 본인의 직접 브리핑이 아닌 측근 인터뷰 등으로 면담 내용을 공개한 데 대해 "대통령과 대화를 나눈 당사자는 한 대표 아닌가. 그럼 한 대표가 언론에 나와서 직접 브리핑하는 게 맞다"며 "다음날 아침부터 측근들을 동원해서 대화 내용을 다 흘렸잖나. 흘리면서 '이게 불만이다, 저게 불만이다', 이게 과연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생각하는 태도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한 대표가 면담 다음 날인 22일 친한계 의원들과 함께 만찬 회동을 가진 데 대해서도 "용산과의 대립이 있을 때마다 소위 말하는 한 대표 측근 의원들을 모아서 식사를 하는 모습은 그거는 당대표로서 참 좋지 않은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한 대표는 면담 이틀 차인 23일 '야당의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관계 없이 특별감찰관을 임명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하며 윤 대통령과 각을 세웠는데, 권 의원은 이에 대해서도 "그 두개를 연동시키는 건 당론인데 당론을 변경하기 이전에 투톱의 하나인 원내대표하고 상의를 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추경호 원내대표는 한 대표의 해당 발언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부분은 원내 사안"이라며 한 대표와 충돌한 바 있다. 권 의원은 "사전 상의를 하고 내가 오늘 이런 발언을 할 텐데 이걸 좀 도와 달라라는 그런 의견 교환이 있어야 되는데 의견 교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를 했다"며 "이건 정치가 아니다"라고 한 대표를 비난했다.
다만 권 의원은 이날 윤 대통령에 대해서도 "용산도 변해야 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권 의원은 "11월 11일이면 (윤 대통령) 임기가 절반이 돈다"며 "용산도 임기 반환점을 도는 그 전후해서 그런 부분에 대한 대국민 메시지가 있어야 된다"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한 대표와의 면담 직후 참모진들과 만찬을 하면서 추 원내대표를 호출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모양은 안 좋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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