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경찰청의 대형 경비함이 노후돼 긴급 상황 대응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의원실(제주시갑)에 따르면 일본과 중국의 군함이나 해경 소속 대형 경비함 등이 출몰했을 때, 대응해야 할 우리 해경의 대형 경비함 36척 중 25%인 9척이 내구연한을 초과했다. 이 마저도 2025년에 3척, 2026년에 2척, 2027년에는 2척이 노후 함정으로 분류된다.
실제 2023년 8월 12일 광복절을 3일 앞두고 일본 해상자위대 소속 소해함 1척이 독도 동남쪽 영해 20km 지점 우리 영해를 침범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한, 일본 해경 순시선도 2018년 이후 매년 평균 80회 이상 독도 근해에 출몰하고 있으며, 2021년 1월에는 일본 해상보안청 조사선이 제주도 서귀포시 남동쪽 130km 부근 해상에 출몰했다.
중국 역시 2021년부터 260척에 달하는 해군 군함이 영해·배타적 경제수역(EEZ)에 진입하는 등 호시탐탐 우리의 바다를 넘보고 있다.
하지만 해양경찰청의 대응은 무디기만 하다.
문대림 의원이 일본과 중국이 경비함정 등으로 서해와 동해, 남해에 침범했을 때, 대응해야 하는 해양경찰청의 보유 함정 현황을 확인한 결과, 2024년 8월 기준 전체 함정 366척 중 15.0%인 55척이 노후 함정으로 확인됐다.
다만, 내구연한이 경과해도 선체 안전과 기능에 큰 문제가 없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문대림 의원이 해양경찰청이 제출한 ‘노후 대형 경비함별 합리적 대체 기준 점검 결과’를 확인한 결과, 제주 3002는 전기 안전도 평가에서 4등급, 제주 1505는 선체·전기 안전도 평가에서 4등급, 통영 1006과 부산 1503은 선체·기관·전기 등 모든 안전도 평가에서 4등급을 받아 교체 시급 판정을 받았다.
교체가 시급한 사례로 부산 1503은 준공 당시 운영 속력이 20kn였으나, 13kn로 7kn나 감소했고, 제주 3002도 운영 속력이 18kn에서 13kn로 5kn 감소했다. 이외에도 통영 1006이나 서귀포 3003, 여수 1007, 포항 1006도 준공 당시 운영 속력보다 4kn씩 감소하면서 신속한 기동을 통한 대응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해양경찰청 2025년 정부 예산안에 3천 톤급 이상 경비함 예산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우리나라 해경이 일본과 중국 선박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서해 전략구역’과 ‘동해 북방해역’, ‘제주 동부해역 특별경비수역’ 등 총 3개 구역을 신설하고, 여기에 전담 함정을 3척씩 총 9척을 배치해야 한다.
하지만 해양경찰청이 현재 건조 중인 함정은 서해전략구역에 배치될 3척(2022년 1척, 2023년 1척, 2024년 1척)뿐이고, 나머지 6척은 언제 건조될지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다.
문대림 의원은 “현재는 해경 함정 노후화율이 15.0%에 불과하지만, 2027년에는 25.6%, 2030년에는 38.4%로 치솟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경이 운영하는 함정을 건조하기 위해서는 최소 4~5년이 걸린다"며 "2030년 해경의 전력 공백이 발생하지 않으려면 선제적인 예산이 투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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