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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공무원, 자신만 아는 창고에 서류 보관하고 '모르쇠' 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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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공무원, 자신만 아는 창고에 서류 보관하고 '모르쇠' 일관

제주시 소속 공무원이 회계자료를 자신만 아는 곳에 보관하고 차일피일 미루며 제출하지 않아 감사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감사위원회는 제주시 관내 모 동(이하 가동)에 기관 경고하고, 해당 공무원에 대해서는 경징계 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제주시.ⓒ프레시안

제주감사위원회는 지난 3월 4일부터 4월 26일까지 29일간 제주시를 대상로 한 재무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감사는 회계 분야 집행의 적정성 여부 등을 확인하고, 감사 결과에서 나타난 부당사항에 대해 시정 및 개선 방안을 제시해 기관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실시됐다.

감사위원회는 제주시 가동에 대한 감사에서 지난 1월 25일 감사 세부일정을 알리면서 감사장 내에 감사대상 기간의 계약 및 회계서류를 비치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수감 기관인 가동은 지출 증거서류인 공사·용역 등의 발주·계약·착공(착수)·준공(완료)·대금지급 관련 등이 서류를 원본이 아닌 사본으로 첨부해 제출했고, 감사 연기 등의 조치도 하지 않았다. 같은 날 감사위원회는 당초 3월 14일부터 18일까지 예정됐던 감사 일정을 한 달여 뒤인 4월 18일부터 22일로 연기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감사위원회에 따르면 해당 제주시 가동의 A 공무원은 회계업무를 담당하며 2021년 하반기 제주시 읍・면・동 대행감사(2021년 10월 26일~10월 29일) 이후 지출증빙서류를 편철하지 않은 채 보관했다.

이후 A 씨는 2023년 7월 14일 제주시 나동으로 인사 발령이 나자 지출증빙서류를 인계하지 않고 본인만 아는 곳에 보관했다.

가동은 A 씨에게 서류가 있는 곳을 알려주면 직접 지출증빙서류를 정리하겠다고 했는데도, A 씨는 본인이 직접 하겠다며 보관 장소를 알려주지 않았다. 또한 A 씨에게 전화, 메신저 등의 방법으로 수차례 지출증빙서류 인계를 요구했으나, A 씨는 알겠다고만 하면서 이에 응하지 않았다.

급기야 가동은 2023년 11월 16일 A 씨의 근무지인 나동 동장에게 '업무 인수인계 미이행에 따른 협조 요청’ 문서를 보내, A 씨에게 같은 해 11월 30일까지 업무인계를 이행토록 요청하고, 기간 내 미이행 시 각종 조사 및 감사에 따른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는 확인서까지 받았다.

가동은 그럼에도 A 씨가 업무인계를 이행하지 않자 2023년 12월 주말(토요일)을 이용해 주민자치팀 전체 직원이 출근해 두 시간가량 지출증빙서류를 찾아봤으나, 결국 찾지 못해 공사대장 및 공사 담당자가 가지고 있는 서류 등을 참고해 일부 서류를 사본으로 편철해 제출했다.

A 씨는 이후에도 감사 시작일인 2024년 3월 14일까지 가동에 서류를 인계하지 않았고, 107건의 회계 관련 서류 중 69건의 서류 일부 지출증빙서류가 누락된 채로 재무감사를 받게 해 감사업무를 방해했다.

A 씨는 감사위원회와의 문답에서 서류를 청사 내 지하창고에 보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차례 인계 요구에 응하지 않은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제19조의 2에 따르면 누구든지 기록물 공공기관이 업무와 관련해 생산하거나 접수한 문서·도서·대장·카드·도면·시청각물·전자문서 등 모든 형태의 기록정보 자료와 행정박물(공공기록물법 제3조)을 무단으로 손상·은닉·멸실 또는 유출하거나 국외로 반출해서는 안된다.

감사위원회는 감사자료 제출을 게을리하고 자료의 일부를 누락 제출해 감사에 차질을 빚게 한 가동에 대해서 엄중 경고(기관 경고)하고, 타 관서로 인사 발령 난 후 8개월여간 회계 증거서류를 인계하지 않은 A 씨에게는 경징계 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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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창민

제주취재본부 현창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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