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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장례식 때 믿음직스럽던 문재인,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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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노무현 장례식 때 믿음직스럽던 문재인, 지금은…" [30대, 정치와 놀다] "김두관이 친노? 동네 아저씨로 보던데요"
4.11 총선에서 30대의 투표율은 41.8%에 그쳤다. 20대 투표율(45.0%)보다도 낮았다. 2010 지방선거와 지난 10월 재보선에 이르기까지 30대는 높은 투표율과 강한 야권 지지성향으로 '세대론'에 주목하게 만든 주역 중 하나였다. 특히 지난해 10월 재보선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30대에서 득표율은 70%를 훌쩍 넘어서 여당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그런 30대들이 왜 이번 총선에선 투표소를 찾지 않았나? 민주당에서 내세운 인물 중엔 송호창 정도를 제외하고는 "가슴 뛰게 만드는 후보"를 찾기 힘들었다고 한다. 비례대표 경선 부정선거를 놓고 내홍을 겪는 통합진보당 역시 제대로된 진보정당으로 자리 잡을 거란 기대감을 주지 못했다. "솔직히 미래가 암울해 보인다"는 것이다.

여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에 맞설 만한 대권주자도 보이지 않는다.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은 "친노 이미지를 넘어서지 않는 한" 대권을 거머쥘 것 같지 않다. 안철수에 대한 기대는 높지만 자꾸 "민주당으로 들어오라"는 민주당 태도를 볼 때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정치와 정치인에 대해 비난하고 한탄하고만 있는 건 아니다. 박원순과 김상곤 정도만 해준다면 얼마든지 감동과 지지를 보낼 준비가 돼 있다는 게 30대 유권자들의 항변이다.

4월 총선 결과와 이후 대선 국면에 대한 얘기가 주로 오갔던 5번째 '30대, 정치와 놀다' 방담을 2회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

패널 소개

박하선 :
나이 서른 셋. 집회 현장에서 만나 눈 맞은 남편과 돌 지난 딸을 둔 열혈 워킹맘.

송새벽 : 나이 서른 둘. 외국계 기업을 다니는 직장인. 오래 연애한 여자 친구와 결혼하고 싶지만 전세금 등 자금이 모자라 결혼을 미루고 있다고.

이태권 : 나이 서른 여섯. 직원이 20여 명인 중소기업 사장. 자녀는 셋. 첫 애를 초등학교 보낼 때 엄청 고민했다고 할 정도로 한국의 공교육에 불신이 크다.
임재범 : 나이 서른 아홉. 자녀 셋을 둔 유부남. 현재 공공기관에 근무하고 인천에 살고 있음. 과거 극좌적 정치 성향을 가졌으나 최근 들어 점점 직장 동료들을 따라 우경화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듦.

지성 : 올해 서른 셋, 남자. 생후 120일 된 '따끈따끈한' 아들이 있는 직장인이다. 어머니가 권사인 개신교 집안이라 어릴 때부터 대형교회에 다녔으나 고민 끝에 현재는 교회를 다니지 않는다고 함.

조연으로 프레시안 기자 1(서른 아홉. 아들 하나를 둔 유부녀), 프레시안 기자 2 (서른 하나, 싱글녀), 프레시안 기자 3(만 스물 여덟, 싱글남)가 참석했으나 '프레시안'으로 일괄 표기함.

MB는 경제 대통령? 욕망 대통령?

ⓒ프레시안(자료사진)

이태권 : 제가 처음 나왔을 때부터 얘기했지만, 저는 정부가 유능해지기 진짜 어려운 상황이라고 생각해요. 시민사회 각 주체들이 (정부가) 유능할 수 있도록 서포트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유능함의 기준이 돼야 하는 것 아닌가. 그 생각이 이번에 더 강하게 들더라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DJ 같은 준비된 대통령이 나오기는 힘들잖아요. 또 DJ의 현신을 바라는 것도 안 맞는 것 같고요. 지금 전세계적으로 어느 나라에도 사실 유능한 정부는 없어요.

박하선 : 국민이 모든 걸 잘하는 대통령을 바라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예전에 김대중을 찍을 때도 평화의 이슈가 있었고…

이태권 : 그렇다면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지금의 시대정신이 뭐죠?

박하선 : 김대중 때는 평화였고, 이명박 때는 경제였죠. 그런데 그 경제를 잘 못했잖아요. 비도덕적인데도 불구하고 경제를 이겨냈다면 이렇게 지탄받지 않았을 것 같아요. 비도덕적이라서 반MB가 있는 게 아니라 경제를 못 살려서 반MB가 있는 거죠. 다음 대통령도 역시 하나의 메시지가 중요하고, 그 메시지를 성실히 이행한다면 비도덕적이든, 도덕적이든 일반 국민들에게는 중요하지 않을 것 같아요. 지금 원하는 건 결국 민생이잖아요. 복지죠. 이걸 박근혜는 매일 얘기하고 있어요. 국민이 그 화두를 원한다면 박근혜를 뽑을 수밖에 없겠죠. 국민의 마음은 그렇다는 거죠. 완벽한 대통령을 원하는 게 아니라 내가 원하는 단 한 가지를 이뤄줄 대통령을 원하는 거죠.

이태권 : 그런데 그 한 가지가 사실은 한 가지가 아니라는 데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요? 국민의 계급적 위치에 따라….

박하선 : 그런 건 있지만 전반적 염원이 있잖아요. 지난 2007년엔 그게 경제였던 거죠. 그건 다 합의됐던 것 같아요. 이번에는 민생과 복지인데, 이 화두를 확실하게 끌어줄 누군가가 나오면 그 개인의 비리는 눈감아 줄 생각을 국민들이 하는 것 같아요.

이태권 : 국민의 뜻을 그렇게 하나로 환원시키는 것이 맞을까요. 이명박을 지지한 사람은 전국민의 30%도 안 되잖아요.

박하선 : 민주주의는 다수의 의견을 가지고 전체를 그릴 수밖에 없으니까요.

이태권 : 이명박에게 원했던 '경제'만 하더라도, 이명박이 부추긴 탐욕에 대항할 시대정신이 없었던 거지, 경제가 시대정신은 아니었다고 저는 이해하거든요.

임재범 : 경제가 맞죠, 그때는. 그런데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무슨 경제냐. 장사하는 사람들은 나 장사 잘 되게 해 달라, 월급쟁이는 내 월급 올려달라. 그 말에는 이런 것들이 총체적으로 다 들어가 있는 거죠. 분배의 의제까지도요. 그런데 그냥 '경제'라는 말로 집약됐죠. 그러니 이명박도 '경제를 살리겠습니다'라고 한 거고요.

이태권 : 저는 그게 '쉐도우 시대정신'이지, 진짜 시대정신은 아닌 것 같아요.

박하선 : 사실 시대정신이라는 말 자체가 가진 자들의 전유물이죠. 일반 시민은 시대정신에는 관심이 별로 없어요.

이태권 : 그런 지사적인 측면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 저는 2007년 대선 때 경제가 시대정신 아니었다는 거죠. 사실 그때 경제가 그다지 나쁘지도 않았어요. 만들어진 결핍이었죠. 이명박이 부추긴 건 경제가 아니라 욕망이었어요.

임재범 : DJ의 시대정신이 평화라고 아까 말씀하셨는데 저는 그때부터 이미 '경제'였다고 봐요. 외환위기 직후였잖아요. 당시 국민들은 '그동안 니들한테 계속 줬더니 밥솥은 지들이 다 긁어먹고 우리는 깡통 차게 만들었다. 이제 새로운 사람에게 하게 해 줘 보자'라고 DJ를 선택한 거죠. 그랬는데 DJ는 경제를 살린다고 공기업도 다 팔고 카드도 남발하고 그랬죠. 국민은 그래도 'DJ는 그 전 애들이 다 말아먹은 거 설거지하다 끝났으니 한 번 더 기회를 주자'고 했어요. 그런데 노무현은 무능했죠.

MB가 또 '경제'를 들고 나왔는데 먹힌 이유예요. 게다가 자수성가한 사장 출신이잖아요. 그런데 4년이 지나니 얘는 또 지네 식구들끼리만 뜯어 먹은 거야. 친인척 비리에 사람들이 엄청 열 받았어요. 박근혜한테는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이명박 정부는 끝났어요. 대통령에서 끌어내려질 정도까지 왔죠.

문제는 다음 대안이 뭐냐. 박근혜인가? 복지다 뭐다 하지만 사람들은 박근혜가 자기 밥그릇을 채워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거예요. 지난 5년 동안 양극화는 더 심해졌죠, 소득 불균형도 마찬가지고요. 그러니 또 경제죠. 과거와 다른 것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옛날처럼 두루뭉술한 경제는 아닌 것 같아요. MB 정부 아래 대기업만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봤기 때문이예요.

이태권 : 경제라는 건 사회 토대니까 항상 중요하죠. 어떤 경제인가가 다른 거고요. 그런데 2007년 대선 때는 야당 쪽에 뭐 보이는 게 없었잖아요. 그리고 조중동이 노무현더러 계속 '실패한 대통령' 운운했으니까요. 돌이켜보면 참 역설적인데, 노무현이 경제는 잘 했거든요. 서민의 입장에서 못 한 거죠.

박근혜의 복지는 내용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봐요. 뭘 해주겠다는 시혜적인 건 있는데 큰 비전은 없죠. 이명박이 화끈하게 747을 던졌을 때 사람들이 '말도 안 돼' 하면서도 '진짜 주가 5000?'한 거거든요. 그런데 박근혜는 오히려 답을 못 주고 있지 않나 싶어요. 물론 이쪽에도 없죠.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안철수가 경제에 가까운 얘기를 하는 것으로 느껴지는 거예요.

"진짜 한번 화끈하게 다른 얘기를 하는 사람이 됐으면"

지성 : 저는 이태권 님 얘기에 다 동의하는데, 약간의 삐딱한 생각을 얘기하자면요. 김대중 대통령이 경제를 살릴 거라고 보고 뽑진 않은 것 같아요. 김대중이 이렇게 겨우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갖가지 상황, IMF 터지고 이인제 나오고 해서 간신히 1%로 이겼어요. 경제보다는 그냥 '이제는 대통령 한 번 해야지' 하는 마음도 있었고요. 노무현도 경제가 아니라 비주류, 야성 같은 것에 대한 지지가 있었던 거죠. 이명박은 경제가 아니라 욕망의 발로였구요, 내 부동산 값 올라가지 않을까. 그래서 지금 제 주변 사람들만 놓고 보면, 사람들은 절대 경제 살릴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지 않아요. 말은 경제라고 하지만 정치인이 경제를 살릴 수 있는 포지션은 아니라는 걸 아는 거죠. 이미 노무현도 시장으로 넘어갔다고 하잖아요.

이태권 : 말씀하신 걸로 놓고 보면 시대정신이 아니라 결국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는 거네요.

지성 : 그렇죠.

프레시안 : 그렇다면 이번에는 어떤 사람을 원할까요, 사람들이? 주변의 표본을 보면?

지성 : 저는 다소 편향됐다고 생각하는데 제 아내가 딱 좋은 표본 같아요. 신문 안 보고, TV 가끔 보고. 아내 얘기가 가끔 와 닿아요. 아내와 얘기를 종합해서 생각해 보면, 진짜 한 번 화끈하게 다른 얘기 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프레시안 : 안철수?

지성 : 아니, 그렇다기 보다는….예를 들면 이번에 선거구제도 한 번 바꿔보겠다, 뭐 이런 얘기 하는 사람?

프레시안 : 아, 현재 나오는 인물 중에는 그럼 없는 건가요?

지성 : 제 아내는 안철수 굉장히 좋아하죠. 새누리당 지지자들도 그래요. 저희 어머니가 새누리당 지지자인데 안철수 나오면 뽑겠다 그러시거든요.

프레시안 : 안철수가 민주당으로 나와도?

지성 : 야권연합 후보로 나와도요. 안철수는 충분한 파급력이 있다고 봐요. 그런데 이번에 김용민 사건을 보고 나서, 안철수 같은 사람이 나왔다가 자기는 룸살롱도 안 가보고 했다지만, 뒷조사를 통해 무엇인가 폭로가 나오고 이미지 망가지고 그렇게 될까봐 두려워요. 세금 문제 나오고 그럴까봐.

임재범 : 이명박은 그런 것도 다 돌파했잖아요.

지성 : 이명박한테는 그런 기대를 안 했잖아요, 사람들이.

프레시안 : 송새벽 씨는 안철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송새벽 : 안철수, 저는 안 나왔으면 좋겠어요. 시대의 멘토로 남았으면 해요. 박원순 시장 때처럼 그냥 누군가를 지지해주는 방식으로 했으면 좋겠어요.

이태권 : 안철수를 정말 사랑하는 것 같아요. (일동 웃음) 안철수가 문재인을 밀어주면요?

송새벽 : 안철수가 문재인을 밀어준다? 저는 안철수가 문성근을 밀어줬으면 좋겠어요. 문성근이 사실 '백만민란' 하면서 열심히 했잖아요. 저 사람이 왜 저런 걸 저렇게 열심히 할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홍대 앞에서 동네 아저씨처럼 하고 다니면서 인사하는 거 보니까 짠하더라고요.

지성 : 너무 친노 성향이 강해요, 문재인은.

"문재인의 '낙동강 전투', 부산 사람 눈엔 얍실해 보였어요"

프레시안 : 이번 총선 결과로 문재인은 좀 어려워진 것 아닌가요? 여전히 민주당 분위기는 문재인으로 가는 것 같기도 한데요.

이태권 : 부산 의석수가 그래서 그렇지 득표율을 보면 문재인이 절반의 실패 정도라고 볼 수 있지 않나요.

임재범 :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에 패배라고 하는 거죠.

프레시안 : 부산은 그래도 이번에 이변이 예상됐었고 그렇게 나름 최강의 라인업을 짰는데 결과는 문재인 하나 당선된 거잖아요. 조경태는 사실 자력으로 된 거고요.

이태권 : 박근혜가 6번을 부산에 가고 1박2일 유세를 할 정도로 해서 지켜낸 거잖아요.

임재범 : 제가 부산 출신이어서 잘 아는데요. 친노 진영이 나온 낙동강 북쪽 지역, 강서구 이런 지역이 서울로 치면 영등포·구로·은평 이런 데예요. 왜 거기에 진지를 차렸을까. 좀 얍실해보였어요. 부산을 정면으로 치고 들어가려면 동래·연제·해운대를 치고 들어갔어야 했어요. 그런데 그쪽은 다 비워뒀잖아요. 부산은 20-30대 투표율이 굉장히 낮아요. 새누리당에 비견할만큼 급이 되는 후보가 그동안 나오질 않았기 때문에 그런 거거든요. 어디 무슨 통장 출신, 당원협의회 회장 이런 듣도 보도 못한 사람들만 후보로 나와요. 솔직히 투표장 가면 찍을 마음이 들겠어요? 누군지도 모르는데. 그런데 이번에는 서쪽으로 약간 유명세 있는 사람들이 나왔지만, 그쪽에 진지를 틀면 안 됐어요. 부산은 만덕터널을 중심으로 딱 두 개로 갈라져요. 동쪽 사람들은 서쪽 너머를 부산으로 안 봐요.

이태권 : 문재인이 우리가 보기엔 대선 주자 중 유력한 사람이지만 자기나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는 정치 신인이잖아요. 연설도 제대로 못 하는. 그러니까 아마 '안전 빵'으로 간 것 같은데요. 말씀하신대로 사실 준비 잘 해서 그렇게 갔으면 파급력이 더 컸겠죠. 김영춘은 부산진이니까 가운데죠.

임재범 : 거기에 화력을 집중했으면 훨씬 더 파급력이 컸을 거예요.

이태권 : 그런데 뭐, 그렇게 전략적으로 할 정도로 이 '친노'라는 사람들이 실체가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문재인은 비서실장처럼 임명직만 하던 정치 초년병이고 친노도 다 제각각이잖아요.

지성 : 저는 조경태에 사실 너무 놀랬어요.

박하선 : 조경태는 부산 가면 민주당인 줄 모른다던데요?

지성 : 친노도 그런 식으로 해야돼요. 그 사람이 좋은 사례를 남긴 것 같아요. 인터뷰한 거 보니까 자기는 부산대 나와서 (노무현 의원의) 비서관도 했지만 친노 사람들하고 거의 안 어울리고 지역에서만 활동했다고 하더라고요. 그 사람에게서 저는 희망을 봤어요. 그리고 새누리당 이정현도 40% 가까이 나왔잖아요. 광주에서 그 정도면 대단하잖아요. 거기 뿌리 내리고 그렇게 진정성 보이면 될 것 같아요. 괜히 '낙동강 전투' 운운하면 국민 입장에서는 '나는 전투 같은 거에 참여하고 싶지 않은데?' 이런 느낌도 있을 것 같아요. 조경태를 보면서 이게 답일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 4월 총선에서 부산 사상에 출마한 문재인 상임고문의 이번 '성적표'에 대한 해석은 엇갈렸다. ⓒ뉴시스
문재인, 친노 이미지 굳어졌나? 옅어졌나?

프레시안 : 문재인의 이미지는 어때요?

지성 : 전형적인 친노죠. <문재인의 운명>을 읽어보니 특전사 출신에 사법고시 에피소드 이런 것도 많긴 하지만 저나 제 아내의 눈에는 딱 '친노' 이지미죠. 그런데 비전 없어 보이는 친노예요. 안철수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이미지만 보면 반대로 비전 있어 보이죠. 지리멸렬한 민주당을 구해낼 것 같은, 구원자 같은 느낌이 있어요. 안철수가 이 시대를 구원하겠지. (웃음)

프레시안 : 총선 전에 만났던 지난 번에도 문재인은 친노 이미지를 벗어나야 한다는 얘기를 하셨던 걸로 기억하는데, 총선 과정을 거치면서 문재인이 좀 달라졌다는 느낌은 안 들었나보네요?

지성 : 순전한 제 느낌으로만 보면, 여전히 친노 이상의 이미지는 안 보여요. 경제정책에 대한 그 사람의 비전 같은 걸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프레시안 : 그런데 이번 총선 과정에서 문재인이 몇몇 국면에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잖아요. 예를 들어 이정희의 관악을 문자 메시지 파동 때도 그렇고요.

지성 : 맞다. 문재인이 정치적인 협상 능력은 있다, 그런 생각은 했던 것 같아요.

임재범 : 이미지만 묻는다면 거꾸로 저는 총선 전까지는 문재인이 골수 친노라기 보다는, 노무현과는 다소 결이 다른 사람, 더 차분한 이미지였어요. 그런데 오히려 총선을 거치면서 더 친노 이미지가 확고해진 것 같아요.

프레시안 : 반대로? 왜요?

임재범 : 이번 선거를 문성근과 세트로 치르면서 친노 이미지가 굳어져버렸어요. 문재인에 대한 사람들의 호감이 확 높아진 게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신 후에 장례식장에서 차분하게 상주 노릇을 할 때였던 것 같거든요. 다른 사람들은 울고 불고 할 때, 눈물 한 방울 안 흘리고 기자들 앞에서 얘기를 하는 그 모습이요. 그 믿음직한 이미지가 강했는데, 총선을 거치면서 사람들이 보기에 친노를 앞세워 선거를 치른 거죠. 문재인은 이번 선거로 당선됐는데 마이너스가 된 것 같아요.

프레시안 : 장례식 때 문재인은 '개인'이었고 이번에는 조직적 기반을 가질 수밖에 없었는데 그게 친노였죠. 사실은 대중 정치인 문재인의 가장 큰 위험요소가 친노인 것 같아요. 그 그룹, 집단이요.

박하선 : 문재인이 대선에 뛰어드는 순간, 보수세력에게 가장 공격을 많이 받을 지점이 바로 거기죠. 노무현이 잘못한 것들이 다 문재인과 동일시되고, 덧씌워지고 결국 오히려 위험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럴 바에는 안철수처럼 공격할 게 별로 없는 사람이 전면에 나서는 게 낫지 않나. 노무현의 잘못을 비판하면 문재인이 변명하는 구도니까요. 총선 때 문재인이 그 맥을 끊었으면 새로운 사람이 됐겠지만, 이번에 문재인은 노무현을 오히려 돌돌 말아서 선거를 했죠.

이태권 : 저는 생각이 좀 다른데요. 비서실장 출신이고 민정수석 출신인데 정치인으로 저는 훌륭하게 데뷔했다고 생각해요. 사람은 잘 안 바뀌는데 짧은 시간에 굉장히 바뀌었어요. 근데 앞으로가 더 문제죠. 앞의 두 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친노 외의 이미지가 없는 건 경제 정책에 없어서 그런 건데요. 그걸 어떻게 채워서 비전을 줄 것인가라는, 이제까지보다 더 많이 문재인이 변해야 하는 과제가 있는 거죠. 문재인을 벌써 버리는 건 아닌 것 같고, 안철수든 문재인이든 둘 다 끝까지 가야한다고 봐요. 중간에 둘 중 하나가 하차하는 건 서로에게 마이너스일 것 같아요.

프레시안 : 끝까지라면 언제까지?

이태권 : 대선 직전까지요. 두 사람이 건전하게 경쟁하면서요. 방법은 잘 모르겠지만요.

프레시안 : 사실 이번 대선에서 야권이 한 명의 후보로 갈 것이라는 건 모두가 다 아는 거잖아요. 2002년의 노무현-정몽준 단일화가 시너지가 있었던 것은 사람들이 끝까지 그 두 사람의 단일화를 믿지 못해서였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아니란 말이죠. 얼마나 시너지가 있을까 회의적이예요.

박하선 : 둘 다 지지세력이 있잖아요. 그런데 자꾸 안철수한테 들어오라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봐요. 그러지 말고 같이 무엇인가를 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그게 아니고 밖에 있는 사람을 안으로 끌어들이려고만 해요. 민주당이 아니면 대선 후보가 안 된다는 식이죠. 그거 말고 언론이든 뭐든 판을 이쪽으로 끌고 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으면 좋겠어요. 머리가 새누리당보다 좋아야겠죠.

이태권 : 새누리당도 전략은 별로 없는 것 같은데요.

박하선 : 물타기는 잘하잖아요. 그런데 민주당은 그런 것도 잘 못해요. 사찰이든 뭐든 기회를 다 줬는데 새누리당의 물타기를 이기지 못했죠.

지성 : 우리 같이 절대 새누리당은 지지하지 않는 30%, 저희 어머니 같이 새누리당만 지지하는 30%는 사실 의미가 없어요. 문제는 제 아내 같은 사람에게 이미지를 주고, 스토리를 줘야죠. 제 아내가 느끼는 민주당은 비전이 없고, 우왕좌왕이라는 거예요. 새누리당도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색깔이라도 빨간색으로 바꿨고, 하버드대 나온 20대 애가 나와서 좌지우지하고 있거든요. 진짜 이미지 정치지만, 제 아내가 대표하는 40%한테는 먹히는 거죠.

프레시안 : 아내가 왜 안철수를 좋아하는데요?

지성 : 비전이 있다는 거죠. 결국 이미지가 좋은 거죠. 실체와 관계없이 비전이 있어 보인다는 거죠. 한 번 물어봤어요. 안철수의 비전이 뭐냐고. 그런데 아내도 '글쎄' 그렇게 얘기는 해요.

박하선 : 기존 정치인과는 어쨌든 다른 얘기를 하니까요.

지성 : 잘 모르는 40%의 특징이 잘 모른다는 거거든요. 저처럼 조금이라도 알면 '차악'이라도 민주당 찍어요. 답답해도 찍죠. 그런데 그 40%를 어떻게 얻을까 고민해야 하는 거죠. 문재인은 특히 그 40%에게 친노 이미지가 너무 강해요.

친노, 실체가 있나요? 이미지만 있는 거 아닌가요?

이태권 : 친노가 왜 그렇게 나쁜 이미지가 됐지?

지성 : 좀 편향된 이미지예요. 나쁘다기 보다는.

이태권 : 친노의 대표적인 인물이 누구죠?

지성 : 문재인, 유시민, 이광재, 김두관 그런 사람들이죠. 그런데 제 아내는 이광재, 안희정, 김두관이 친노인지 잘 몰라요. 아내한테는 아마 문재인, 유시민 두 사람 정도겠죠.

임재범 : 친노는 '싸가지 없다'는 이미지도 있죠. (일동 웃음)

이태권 : 친노와 노빠는 좀 다르지 않나요?

박하선 : 국민들 눈에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이태권 : 얘기를 듣다 보니 친노 이미지를 (문재인이) 좀 걷어내야하긴 하겠네요. 그런데 적들이 친노로 묶으니까.

임재범 : 자기들이 먼저 '폐족'이라고 했잖아요. 그러면 당분간이라도 좀 '찌그러져' 있지. 금방 다시 나왔잖아요.

이태권 : 근데 저는 친노라는 집단이 엄청 스펙트럼이 넓은 것 아닌가요. 한명숙도 친노라고 하는데…또 친노와 486은 다르지 않나요?

프레시안 : 다른 데 국민의 눈에는 비슷하게 보인다는 거죠.

이태권 : 정세균은 친노인가요?

프레시안 : 노무현 정부에서 장관은 했죠. 정세균계라고 불리는 사람들 중에 친노가 꽤 있고요.

임재범 : 그럼 정동영은 친노인가요?

지성 : 친노 아니죠.

이태권 : 아니 그러니까 친노가 실체가 없는 것 아니냐는 얘기죠.

지성 : 없는데 이미지는 있는 거죠.

박하선 : 문재인도 노무현의 정치적 과오를 덮고 감싸려고 하잖아요. 그런 것이 친노의 잔재라고 보는 거죠. 그 사람이 다시 나오는 건 상관 없는데 좀 새로운 얘기, 국민이 원하는 얘기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예요.

이태권 : 지금 말씀하시는 것들이 안철수가 높은 지지율이 나오는 이유인 것 같네요. 이명박과 새누리당에 맞서는 친노, 민주당의 리더십과 이미지의 한계요.

프레시안 : 사실 친노가 과연 뭐냐고 하면 애매하지만, 정치인을 놓고 보면 실체가 있어요. 마치 이정희가 경기동부의 실체가 없다고 얘기하는 것처럼. (일동 웃음)

지성 : 진짜 이정희는 좀 너무한 것 아닌가요.

프레시안 : 그리고 그 친노 인사들이 일종의 '계파 정치'를 하는 것도 맞죠. 그런데 사람들이 부정적으로 가지는 친노에 대한 이미지는 열성적 '노빠'에 대한 이미지와 중첩되는 것 같아요.

임재범 : 김두관은 친노로 볼 수 있어요?

지성 : 복잡하네. 어쨌든 범친노 아니예요?

임재범 : 영남쪽 사람들은 김두관은 친노로 안 보던데요. 동네 아저씨로 보던데요. (웃음)

"통합진보당, 솔직히 미래가 암울해 보여요"

▲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사람들이 가진 친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에 실체가 없는 건 맞아요. 보수 언론이 부풀린 것도 크고요. 그러나 민주당 내 정치적 계파로서의 친노는 존재하죠. 아까 경기동부 얘기가 잠깐 나왔는데 통합진보당 얘기 해볼까요?

박하선 : 일반인들은 사실 경기동부에 별로 관심 없는 것 같아요.

지성 : 몰라요, 사람들은 NL이 뭔지, PD가 뭔지 알겠어요? 전혀 몰라요.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똑같이 봐요.

프레시안 : 관악을 부정경선 사건은 충격적이지 않나요?

임재범 : 그런 건 사람들이 알죠.

박하선 : 그런데 이명박 정권을 거치면서 사람들이 웬만한 것은 별로 '부정'이라 보지도 않는 것 같아요. 정치권이 다 그렇지, 문자 정도가 뭐? 이렇게 받아들이는 거죠. 큰 사건이라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지지자들 입장에서는 황당하죠. 통합진보당이든 진보신당이든 당적이 있다고 맹목적으로 당을 지지하는 것은 또 아니잖아요. 그 사람들에게는 영향이 있겠죠.

지성 : 저처럼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진보세력에 대체로 우호적 마음을 가졌었거든요. 그런데 통합진보당의 주류 세력이 이기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을 보고 굉장한 실망감이 생겼죠. 그러면서 이번에 많은 것을 새롭게 알게 됐어요. 민주노동당이 왜 진보신당으로 쪼개졌는지도 알게 됐고요. 궁금하더라고요. 그래서 다 찾아봤어요. 저는 98학번이니 저도 NL, PD가 뭔지 몰랐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알아봤죠. NL에 대한 환멸감이 들게 된 계기도 됐고요. 진짜 이 사람들이 주사파인가,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알아보면서 '아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박하선 : 저는 2008년 총선 날 너무 화가 나서 진보신당에 가입했거든요. 99학번인데 학생운동을 하지는 않았거든요. 그런데 진보신당에 들어가니 너무 당황스럽더라고요. 술자리에서 NL인지, PD인지 족보를 따지더라고요. 너무 화가 나서 술자리에서 제가 언성이 높아졌던 기억이 있어요. 나 같은 사람은 그래서 이런 곳에 못 오는 거라는 얘기까지 했어요. 그런데 그들은 그게 잘못이라 생각하지 않더라고요. 자기들만의 존엄한 무엇인가가 있다, '나는 많이 아는 지식인이고 네가 어느 날 갑자기 진보신당에 왔는데 우리는 네 정체가 궁금해. 네가 NL인지 PD인지가 우리에게는 중요해', 이런 식인 거죠. 그런데 저는 그런 게 중요하지 않았거든요.

이태권 : (경기동부 기사는) 조선일보 독자들용이잖아요. 지지하는 사람들이 지지를 철회하진 않았을 거예요. 오히려 경기동부 논쟁을 통해 야권연대 내부에서 균열이 일어나기를 (조선일보는) 바랬던 것 같은데, 일반인들에게는 그보다 오히려 형식적 민주주의 문제, 즉 (이정희 대표의) 문자 메시지 사태가 더 영향이 컸던 것 같아요.

프레시안 : 그렇다면 최근에 더 커지고 있는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선거 부정 문제는 어떤가요?

이태권 : 저는 통합진보당의 미래가 굉장히 암울하다고 봐요. 통합으로 합쳐진 뒤 무슨 얘기를 하는지 들여다보면, 진보도 아니고 '자유주의자(리버럴)'인데 호남 사람들이 없는 '리버럴'이라는 판단이 들었어요. 다만 계급 문제에 대해 조금 더 전향적이고, 다소 친북적인 것 같은데 또 유시민이나, 노회찬, 심상정은 친북도 아니고요. 어쨌든 이 당이 앞으로 상당한 위기를 겪겠다 싶더라고요.

임재범 : 저는 이번에 비례대표 문제에서, 2번 누구죠? 이석기?

이태권 : 그 사람이 왜 2번이예요?

프레시안 : (남성 후보) 전체에서 1등 했어요.

이태권 : 그 사람들이 공당으로 대중정당을 하겠다, 수권을 하겠다는 의지가 없는 거죠. (이석기) 그 사람은 이력서에 무슨 연구소 소장? 그게 다더라고요. 지하활동 한 사람일텐데…. (일동 웃음)

박하선 : 경기동부에서는 그 사람이 '짱'이라잖아요.

이태권 : 저는 그런 게 이해가 안 되요.

임재범 : 친노의 핵심은 참여당 사람들 아닌가요, 사실? 그 세력들이 참여당으로 지금 통합진보당에 있는데 굉장히 순진한 사람들인 것 같아요. 노련한 노회찬, 심상정은 뒤에 서 있는 거죠. (당권파가) 그런 줄 모르고 왔어? 그 당은 아마 갈라질 거예요.

"김형태·문대성, 박근혜가 조금만 더 끌었어도"

프레시안 : 이번 선거에서 새누리당 김형태와 문대성 파문도 있었죠.

임재범 : 박근혜가 조금만 더 끌었어도 아예 (의원직이) 날라갔을텐데요.

박하선 : 문대성은 사실 자기 입으로 박근혜를 거론하지만 않았으면 오히려 더 버틸 수 있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문대성이 박근혜를 입에 담는 순간, 박근혜의 이미지도 함께 엮이면서 내쳐진 거죠.

임재범 : 박근혜가 조금만 더 처리를 늦췄으면 일주일에 5%씩 떨어트릴 수 있었는데요. 그때부터 박근혜의 결단력, 원칙, 신뢰에 흠이 됐겠죠. 2주만 끌었으면 됐을텐데. (웃음) 문대성이 (논문표절 파문에도 불구하고) 당선된 건 사실 박근혜 힘이죠. 박근혜가 부산에서 시장 한 번 지나가면 할머니들이 막 울어요. 그 정서가 뭔지 아세요? 연민이예요. 엄마 아빠 총 맞아 죽고, 어린 나이에 혼자 되고, 시집도 못 가고, 형제들은 맨날 싸우고. 그런데 여기까지 올라온 박근혜를 안 도와주면 누굴 해주냐 이런 거예요.

프레시안 : 당 대표들이 현장을 방문하면 풀 취재가 자료로 오는데, 확실히 박근혜한테는 팬심이 있구나 싶어요.

이태권 : 다 팬클럽 정치네요. 새누리당은 어르신 팬클럽 정치, 야권은 '빠' 팬클럽 정치고요.

지성 : 우울하다, 진짜.

이태권 : 야권이 시들시들 하더라도 좀 싹이 보이는 행태를 보여주면 안 우울할텐데, 통합진보당이든 민주통합당이든 잘 하는 게 없으니까 더 그러겠죠. 지성 씨는 곧 저쪽(박근혜)으로 넘어가실 것 같고. (일동 웃음) 결국 실력의 문제인 것 같아요. 앞으로 누가 나온들 더 잘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어요. 제도적으로 좀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닌가. 새누리당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박근혜 다음이 안 보이잖아요.

임재범 : 선거 끝나고 이겨도 그날만 기분 좋고, 또 몇 년 동안 사는 게 힘들고, 선거 날 하루 기대했다 실망하고. 그런 정치가 된다면 박근혜가 된들, 누가 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어요. 너무 많이 나갔나요?

지성 : 아뇨. 맞는 말이예요.

"박원순, 김상곤처럼만 한다면야"

임재범 : 박원순처럼 시민들에게 체감되는 일을 한다고 하면 저도 열성적으로 도와주고 싶어요. 저는 집이 인천인데 박원순이 서울시장 또 나온다고 하면 주소 옮겨서라도 투표하고 싶어요. 김상곤 교육감이 다시 나왔을 때 진짜 경기도로 이사가고 싶었어요.

프레시안 : 예전에 부시가 대통령 재선에 성공했을 때, 뉴욕 사람들이 충격을 받아서 '나는 아메리칸이 아니라 뉴요커'라고 했다는 얘기가 생각나네요. (웃음) 야당은 그래도 다음 리더가 있긴 있네요, 박원순요.

박하선 : 글쎄요. 행정가로서는 모르겠는데 정치인으로는…. 서울시장으로는 제격이죠. 9호선 문제 터졌을 때도 신뢰감을 줬어요.

이태권 : 이때까지 민주당이 호남에서 (박원순) 반만큼만 잘했어도…. 박원순도 사실 한계를 보이고 있거든요. 뉴타운 같은 건 손도 못 대고 있고요. 그런데 이 정도만 해도 시민들이 감동해 줄 준비가 돼 있는데, 민주당이 호남에서 그렇게 장기집권하면서 (박원순의) 반만 했었어도…. 박원순 보면서 새누리당이 아니라 민주당도 진짜 많이 느껴야 해요.

지성 : 에효, 그만 합시다. 차악이라도 뽑아야죠. 절대악이 있으니까요. (일동 웃음)

이태권 : 네, 그렇죠. 사실 송영길이 특별히 잘 하는 건 없어도 안상수처럼 거덜은 안 내고 있고, 이재명도 이대엽처럼 거덜은 안 내고 있으니까요.

임재범 : 안상수는 한 번 더 했으면 구속됐을 거예요.

지성 : 그런데 우리나라 의원 내각제 하면 안 되나요? 그게 나을 것 같아요.

프레시안 : 정치학자들은 그런 얘기 많이 하죠. 지금만 해도 별로 대통령 준비된 사람이 없고, 오랫동안 정치에서 단련된 이전의 '3김'과는 다르니까요. 그런 상황에서 의원내각제가 훨씬 더 안정적인 통치가 가능하다는 거죠.

이태권 : 대통령제의 장점이 인재를 잘 발탁해서 요소 요소에 배치하는 건데, 이명박 정부에서 제대로 발탁해 잘 된 경우가 없죠.

박하선 : 어느 정권이던 행정가는 제대로 쓰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이 정권은 그조차 없었던 것 같아요.

프레시안 :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사람 가운데 기대주는 누구 있나요? 아니면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들 해주세요.

송새벽 : 먹고 살기 좋게 좀 해줬으면 좋겠어요. 집값 좀 해결해줬으면 해요, 집값. 항상 12월이 만기인데요 힘들어요. 전세값 내려주는 사람이 나온다, 확실하다 그러면 지금 기분으로는 누구라도 뽑아줄 것 같아요.

이태권 : 기대주 생각해 보면, 정책적인 역량 면에서 김성식만한 사람이 19대에는 안 보이는 것 같아요. 송호창은 사실 율사 출신이고, 은수미 박사 정도? 비정규직 법안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할만하는데, 정치적 퍼포먼스는 또 공부랑은 다르니까요. 그런 걸 종합적으로 보면 진짜 이번에 인물이 없어요. 문제예요.

박하선 : 새누리당이 두려워할만한 사람이 (야권에) 없어서 19대 때도 밥그릇 챙기는데 문제 없을 것 같아요.

프레시안 : 계속 우울한 얘기만 나오네요.

지성 : 준비합시다, 박근혜 대통령 될 거 준비하고. 이민갈 사람은 이민가고…. (일동 웃음)

프레시안 :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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