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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건 팬 박근혜, '생각보단 좋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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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장동건 팬 박근혜, '생각보단 좋은 사람'? [30대, 정치와 놀다]<11>박근혜의 장점과 단점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모두 대선 후보 경선에 돌입하면서 12월19일 18대 대통령 선거가 드디어 본궤도에 올랐다. 장외의 유력주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이하 모든 직함 생략)도 7월 19일 <안철수의 생각>을 내면서 사실상 '링'에 오른 셈이다.

이에 발맞춰 '30대, 정치와 놀다' 멤버들도 전격 후보 검증에 들어가보기로 했다. 여야 유력 후보들을 도마에 올려놓고 각각의 장, 단점을 5개씩 꼽아 비교해보는 차원에서 일차 검증을 해봤다.

첫번째 도마에 오른 이는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박근혜. 박근혜의 장점은 1) 과반 의석을 점하고 있는 새누리당 후보라는 점 2)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로 퍼스트레이디 등 오랜 정치 경험 3) '천막당사', 지난 4월 총선 등을 통해 보여준 리더십, 카리스마 4) 단답식 화법 5) 견고한 보수 지지층 등이 꼽혔다. 단점 5가지는 장점을 뒤집어 보면 나온다.

다음은 지난 23일 서울 모처에서 진행된 박근혜와 관련된
방담 내용 전문. 편집자

참석자 소개


송새벽 : 나이 서른 셋. 외국계 기업을 다니는 직장인. 오래 연애한 여자 친구와 결혼하고 싶지만 전세금 등 자금이 모자라 결혼을 미루고 있다고.


이태권 : 나이 서른 일곱. 직원이 20여 명인 중소기업 사장. 아이가 셋. 첫 애를 초등학교 보낼 때 엄청 고민했다고 할 정도로 한국의 공교육에 불신이 크다.


임재범 : 나이 마흔. 열한 살(아들), 여덟 살(딸), 두 살(딸), 자녀 셋을 둔 유부남. 현재 공공기관에 근무하고 인천에 살고 있음. 과거 극좌적 정치 성향을 가졌으나 최근 들어 점점 직장 동료들을 따라 우경화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듬.


하지원 : 나이 서른 둘. 프레시안 기자의 취재망에 걸려든 길거리 캐스팅의 주인공. 영화 연출가. 지금은 3개월 넘게 일을 쉬고 있는데 '저임금 노동착취'인 영화판으로 돌아갈지 심각하게 고민 중.


조연으로 프레시안 기자 세 명이 참석했음. 한 명은 마흔. 아들 하나를 둔 유부녀, 다른 한명은 서른 둘, 지난 6월 결혼한 유부녀, 마지막으로 스물 여덟 싱글녀가 '깍두기'로 함께 했다.


박근혜는 마침표 찍는 사람?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 ⓒ프레시안(최형락)
임재범 : 아 이번 숙제 너무 어려웠어요. 주말에도 고민했다니까.

프레시안1 : 다섯 가지씩 얘기하는 겁니다. 좀 어렵긴 하네요. 그럼 제가 먼저 얘기할게요. 첫째, 새누리당이 민주당보다 비교우위에 있다는 점. 둘째, 보수 중에선 비교적 따뜻하면서 여성적인 리더십, 셋째, 현재 한국사회 갈등 구조에서 보수 리더가 진보 리더보다 사회통합에 유리하다. 예를 들면 남북문제나 재벌문제에서. 네 번째, 포퓰리스트다.

이태권 : 그게 장점이에요?

프레시안1 : 네 장점으로. 여론에 굉장히 빨리 반응하니까. 다섯 번째가 동생을 제외한 측근들에게 엄격하다. 하하하.

임재범 : 그럼 이번엔 제가…. 장점부터 얘기하면 되죠? 비슷한 것도 있는데, 여성으로서의 부드러운 리더십, 복잡하지 않은 가족관계 때문에 개인 비리는 적을 것 같고, 사리사욕보단 대의에 복무할 것 같고. 또 결단력 있는 점. 뭔가 마침표를 찍는 사람 느낌? 퍼스트레이디 경험도 그런 거구요.

이태권 : 저는 숙제 못했는데. 생각나는 대로 얘기하면…동전의 양면 같은 건데, 리더십이 있잖아요? 근데 '20세기적인 리더십'인 것 같아요. 단점일 순 있겠지만, 지금 한국 사회도 20세기적 면모가 많아서 또 마냥 단점이라고 할 수도 없고. 결단을 내리는데 빠르고, 반란도 잘 제압하는 것 같고. 그건 21세기보다는 20세기에 가까운 것 같은데, 그게 오히려 20세기에 젖어있는 우리사회에 장점일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개인 비리는 적진 않을 것 같아요. 느낌상.

프레시안2 : 20세기 리더십이랑 비슷한 건데, 카리스마형 리더십? 안철수, 문재인 등 워낙 좌고우면하는 인간들이 많다 보니까. 누구나 카리스마형 지도에 대한 향수가 있잖아요? 그리고 보수치고는 상당히 합리적이죠. 민심이 뭔지 다른 보수층 리더보다 잘 읽을 줄 아는 능력!

송새벽 : 저는 박근혜를 보면, 어쩜 저렇게 잘 모를 것 같은데 잘 하나, 그런 생각 들어요. 구체적인 대답을 잘 안하는데도 사람들에게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능력?

프레시안2 : 그런 것 같아!

송새벽 : 맨날 뜬구름 잡듯 대답하는데, '저런 대답 나도 하겠다' 이런 생각이 들면서도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그런 능력. 그게 장점인 것 같아요.

이태권 : 빠뜨렸는데, 아버지가 제일 큰 장점 아니에요?

하지원 : 천막당사나 붕대 투혼, 그런 위기관리 능력이나 리더십을 잘 보여줘서 한국 경제가 어려워도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그런 야릇한 이미지가 있어요. 여성인 게 오히려 더 강점이 될 수 있고. 지금 옆방에 계신 분이 대선에 나온다고 해서 여성인 점이 강점이 되진 않을 것 같거든요? (방담이 열린 음식점 옆방엔 야권의 유력 여성정치인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편집자) 근데 박근혜 후보는 그런 강점이 있어요. 그건 박정희의 딸 이미지가 커서 그런 것 같은데. 또 세종시 문제 터졌을 때도 무조건 당론에 따른다기보다는 뭔가 확고한 원칙대로 하는 것 같아서. 그런 원칙 있어 보이는 이미지도 장점인 것 같아요.

프레시안3 : 신뢰감이 있는 점도 장점이죠. 또 말을 잘 안 바꾸죠. 한 번 한 말은 책임을 지고. 말 적은 것도 전략일 수 있지만 대선 후보로서 장점인 것 같고. 옷 입는 것도 세련된 것 같아요.

프레시안2 : 호불호가 엇갈리던데?

프레시안3 : 그래? 맨날 양복만 입는 남자들보단 세련돼 보이죠.

프레시안1 : 정리해보면 '여성', '리더십', '유연한 보수', '박정희 딸' 이 정도? 최근에 세 개 정당의 당 대표가 다 여성이기도 했는데, 단점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지 않나요?

박정희의 딸, 장점? 단점?

프레시안 2: 전 장점인 것 같지 않은데. 왜냐면, 박근혜가 여성이라고 찍어줄 사람은 별로 없는데, 여성이어서 안 찍을 사람들은 많은 것 같아요.

임재범 : 생물학적 여성이라기 보단 여성적 리더십 뭐 그런 거죠.

프레시안1 : 똑같은 일을 해도 이명박이 하면 '독불장군', '냉혈한' 이러는데, 박근혜가 하면 뭔가 강단 있어 보이고…새누리당 경선 룰 싸움도, 이명박이나 다른 남성 정치인이 했으면 더 욕먹었을 것 같아요.

이태권 : 동전의 양면 같아요. 남존여비 사상이 강한 보수층에게도 인기가 많은 게 어떻게 보면 아버지 후광 때문인데, 다른 야권의 여성 정치인과는 차이점이죠. 그런 면에서 보면 크로스오버적인 정체성이 굉장히 장점이 될 수 있는 거죠. 이를테면 국군통수권자가 여성이 되는 걸 반대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텐데, 근데 아버지 후광으로 상쇄가 되는 거지.

프레시안2 : 작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보수단체 사람들이 '박원순 이년 나와' 이랬대잖아요.

하지원 : 박근혜가 여성이라서 안 뽑을 정도의 보수적인 분들이, 야권 후보가 남자라고 뽑아줄까요?

이태권 : 기권은 할 수 있겠죠. 투표장에 안 가거나.

프레시안1 : 후배 중에 대구 출신 기자가 있었는데 2007년 한나라당 경선 때 대구에 갔을 때 딱 분위기가 이랬대요. "근혜야, 오빠 먼저"

프레시안2 : 딱 김문수네!

임재범 : 영남 쪽 지지층은 박근혜 개인이라기보단 박정희가 투영된 거죠 뭐.

프레시안1 : 이런 생각도 들어요. 박근혜가 과연 결혼을 했으면, 지금과 같은 박정희의 딸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어쩌면 결혼을 안했기 때문에, 누구의 부인, 누구의 엄마가 아니라 오로지 '딸'로서의 정체성만 갖고 있을 수 있는 거죠. 한명숙 같은 경우엔 계속 남편 관련한 문제 얘기가 나오잖아요? 장상이 DJ 말기에 총리됐을 때, '일인지하 만인지상'이 총리의 위치라고 하는데, 한 보수 신문에서 만평에 '일인지하'의 '일인'이 남편으로 그려져 있는 거지. 뭐 그런 감수성.

임재범 : 박근혜 결혼 안 한 거 맞죠? 확실하죠?

프레시안2 : 문재인이 특전사라는 걸 아무리 장사를 해도, 한국 남성 내지 보수층들이 안보를 책임질 적임자로 문재인보다는 박근혜를 꼽을 것 같아요. 새누리당 소속이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군인 아버지의 지울 수 없는 이미지가 있어서.

하지원 : 아버지 죽었을 때 '휴전선은요?'라고 한 것도 있고.

프레시안2 : 문재인은 오늘 철회했다곤 하지만 '대한민국 남자다' 이것도 박근혜 의식해서 한 거죠.

하지원 : 너무 구렸어요. '대한민국 남자'가 뭐야.

프레시안3 : 똑같은 경제민주화를 주장해도, 민주당은 사람들한테 신뢰를 별로 못주는 것 같아요. 재벌들이 저항하고, 보수언론이 몰아치고 하다보면 저항 좀 하다가 좌절될 것 같은데, 왠지 박근혜랑 새누리당은 본인들이 의지가 있다면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거죠. 어떤 수위의 경제민주화를 할 거냐는 논외로 치더라도, 정권을 잡았을 때 흔들림 없는 추진력은 있을 거란 거죠. 노무현 정부도 조중동이 뒤흔들고 재벌이 뒤흔드니까 개혁 시도가 와르르 무너져 내린 건데, 그런 한계를 비춰보면 김종인 박사 말대로 박근혜는 오히려 더 잘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임재범 : 성립은 되는데, 그렇게 하면 지지층에 대한 배반 아닌가요? 거꾸로 얘기하면, 노무현 정부가 무너진 결정적 이유가 지지층에 대한 배반 때문 아닌가? 한미FTA나 파병 같은 거.

프레시안3 : 현상을 유지하는 게 보수의 본능이긴 한데, 그렇게만 해서 사회가 유지가 안 되겠다는 합의나 공감대가 있으니까 보수 후보가 경제민주화 들고 나온 거겠죠.

이태권 : 제가 보기엔 보수가 아니라 중도를 먹으려는 전략인 것 같은데, 전 두 가지 이유에서 별로 효과가 없다고 봐요. 2007년에 이명박에 대해서 이런 평가가 있었어요. '노무현은 좌회전 깜빡이 켜고 우회전 했지만, 이명박은 우회전 깜빡이 켜고 좌회전 할 거다'. 실용주의 내걸은 이명박이 훨씬 경제개혁 잘 할 거란 논리가 중도층에 먹혔다는 거죠. 그 기대가 완전 착각이었다는 것에 대한 학습 효과가 이번엔 상당히 작용할 거예요. 또 하나, 기존의 야권 후보들 대 박근혜일 경우엔 박근혜의 경제민주화가 더 세련됨이 있잖아요? 더 진정성 있어 보이고. 근데 안철수가 나와서 스탠스가 꼬인 것 같아요. 특히 진정성 측면에서. 경제민주화 카드는 기본적으로 중도층 확장 카드인데, 제가 보기엔 난항을 겪고 있는 것 같아요.

프레시안1 : 총선 끝나고 IT업종에서 일하는 30대들과 총선 얘기한 적이 있는데, 진보진영에 대한 불신, 구체적으론 무능에 대한 불신이 굉장히 크더라고요. 총선에서 박근혜가 이겼던 중요한 이유가 박근혜가 잘했다기보다는 민주당이 무능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공천 등등에서 헛발질을 하고, 자기들은 이길 거라고 끝까지 자만했거든요. 반면에 박근혜는 자기 뜻대로 착착 일을 진행시켰다는 거죠. 그게 중간층 유권자들에게 영향이 큰 것 같아요. 단순히 박근혜가 누구의 딸이라는 건 중요하지 않고, 천막당사와 이번 총선에서 보여준 검증된 능력에 집중하는 거죠. 이걸 야권 후보가 뛰어넘어야 하는데, 안철수도 과연 넘을 수 있을까에 대해선 아직 물음표에요. 대중들도 아직 그 부분에 대해 평가할 준비가 돼 있는 것 같진 않고.

임재범 : 새누리당 후보라는 것 자체가 확실히 박근혜한테 상황적인 장점이잖아요?

프레시안2 : 그렇죠. 근데 개인 캐릭터도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여야 모두 경제민주화를 얘기하는데, 사람들은 박근혜한테 신뢰감을 더 느낀단 말이죠. 박근혜가 지금은 경제민주화를 주장하지만, 2008년 대선 때만해도 '줄푸세'를 얘기했단 말이에요. 말을 바꾼거죠. 근데 야당과 다른 점은, 박근혜는 말 바꾼 이유에 대해서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해요. 그 때는 그게 중요했는데, 이젠 세계경제위기 오고 양극화 심화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블라블라. 근데 민주당은 그조차도 안한다는 거예요. 한미 FTA에 대해서도, 그 때 판단 미스였다, 그 때는 그게 옳은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상황이 그렇지 않더라, 쿨하게 사과하고 해명하면 되는데, 아직도 '노무현의 FTA는 착한 FTA, 이명박의 FTA는 나쁜 FTA' 뭐 이런 소리나 하고 있다는 거죠.

프레시안3 : 총선 끝나고 집에 택시 타고 가는데, 택시 아저씨가 야당 성향이더라고요. 천호선은 됐냐, 이런 거 물어보고. 이명박 되게 싫어하고. 근데 박근혜는 좋다는 거에요. 왜요? 라고 물어보니까, 박근혜는 말을 안 바꾼다고.

프레시안 2: 전 그걸 최근에 또 느꼈는데, 대선 출마 전에 박근혜가 정수장학회 해결한다는 보도도 나오고 이상돈 교수도 그런 얘기하고 그랬잖아요. 나름 중도층한테 반응이 좋았는데, 대선 출마선언 날 또 기존의 원칙적인 입장만 되풀이 하더라고요. 굳이 그럴 필요 없을 텐데, 완전 강경하게. 굳이 저 여자가 저걸 다시 세게 말하면서 얻는 게 뭔가? 이런 생각이 들면서도 그 '아, 이 언니 정말 '원칙주의자'일 수도 있겠구나….'

하지원 : 이건 그냥 느낌인데. 사람들이 원하는데, 하면 안 되는 걸 할 것 같아요. 강력범죄자 사형집행을 하거나, 신상공개를 전면 확대하거나. 본인이 맘 먹으면 해버릴 것 같아요. 용산참사 같은 사건도 이명박보다 더 단호할 수 있고.

임재범 : 무섭다. 삼청교육대 다시 만드는 거 아니야?

박근혜는 원칙주의자? 불통령?

프레시안1 : 장단점이 동시에 있는 거죠. 카리스마 있는 리더십이자, 동시에 독재의 이미지. 왕족 정체성도 있는 것 같은데, 절대 건드려서 안 되는 성역이 있는 거죠. 대표적으로 그 성역은 아버지인거고. 또 하나는 자기의 권위에 대한 침해. 예컨대 경선 룰 사태 때 나온 비박의 비판 같은 거. 선을 넘지 않는 사람들에게 박근혜는 따뜻한 보수, 합리적인 보수인데 선을 넘은 사람에겐 무서운 사람인거죠.

프레시안3 : 박근혜 시대엔 선을 넘지 말아야 하는구나. 프레시안 큰 일 났네.

이태권 : 또 하나 연관되는 게 팀이 없어 보여요. 새도우 캐비닛이나 이런 거. 역대 대선 때는 그게 뚜렷이 보이는데, 이번엔 측근들조차도 박근혜를 되게 겁내하는 것 같고, 그것도 자기들끼리 세력 다툼하다가 바뀌는 것 같고.

임재범 : 2인자를 허용하지 않는 리더십? 김무성 내친거 보고 '아~정말 무섭다' 이런 생각 들더라니까요.

이태권 : 그게 어떤 문제가 있냐면, 팀이 잘 보이지 않으니까 자기는 돋보이는데 측근들은 속된 말로 바보처럼 보이는 거죠. 저들이랑 어떻게 국정을 운영할 거냐. 이런 의구심이 드는 거죠.

프레시안2 : 바보가 아니라 돌쇠! 주인 말에 떠는.

이태권 : MB 때만 해도 이재오도 있었고, 정두언도 있었고. 근데 이번엔 딱히 안 보이는 것 같아요

하지원 : 친박 집단에 인물이 있고, 브레인이 있다기보다는 떠받드는 집단 같은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임재범 : 아까 나왔던 '말이 적다'는 장점이요. 거꾸로 얘기하면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는 거 아닌가요? 난 그런 느낌 들던데. 껄끄러운 얘기는 대답 안 해버리고.

이태권 : 가장 큰 단점은 대통령으로서의 역량 같은데, 이명박이랑 토론회 때 완전 밑천이 드러났잖아요? '이산화가스' 이런 거. 이걸 어떻게 신뢰할 수 있나.

프레시안1: 왜 그래요~5년 동안 공부 많이 하고 나왔다는데.

박근혜는 '딸랑 책 한 권'이라도 쓸 수 있을까?

이태권 : 진짜 그게 걱정이라니까. 홍사덕이 안철수 책 갖고 '딸랑 책 한 권 갖고 나왔다'고 욕하던데, 진짜 묻고 싶어요. 박근혜는 그런 책 한 권이라도 딸랑 쓸 수 있는지.

임재범 : 말을 일부러 안하는 거예요? 진짜 몰라서 안하는 거예요, 아니면 타이밍을 보는 거예요?

하지원 : 말하면 밑천 드러나니까 신비주의 전략 쓰는 거 아닌가?

이태권 : 어쨌든 현안이나 비전 이런 걸 얘기를 잘 안하니까. 이 양반이 정치력은 검증 받았는데, 컨텐츠에 대한 불신이 생겨버리는 거죠. 화이트칼라 중도층은 그런 의구심이 많을 것 같아요.

프레시안2 : 그렇게 말을 아끼니까 어쩌다 한 마디 하면 거기에 엄청난 힘이 실리잖아요. 신문 1면에 확 깔리고. 요즘 안철수가 박근혜 신비주의 따라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박근혜가 한 마디 하면 '박심이 뭐냐'면서 친박 의원들도 해석하느라 바쁘잖아요. 정두언이 탈당을 하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뭐 그런 거. 안철수도 요즘 그런 거 아닌가? 극도의 신비주의 전략을 쓰면서, 자기 발언의 무게를 높이는.

임재범 : 박근혜가 차분하게, 뭔가 길게 얘기하는 걸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프레시안3 : 토론회 가면 길게 해요.

임재범 : 내가 못 본 건가? 맨날 복도에서만 한마디 툭툭 던지고.

프레시안1 : 그 밖에도 박근혜의 단점은, 새누리당이 아부와 눈치 보기의 결정체인데, 그걸 박근혜가 의도하든 의도치 않았든 조성했다는 점. 그리고 박정희에 대한 평가를 거부하는 굴레.

임재범 : 그게 단점이에요? 왜요?

프레시안 1: 왜냐하면 이건 70년대를 경험했던 운동권들에겐 자기 인생 자체에 대한 모욕이기 때문에.

프레시안2 : 근데 70년대에 향수를 느끼는 사람들이 더 많잖아요?

이태권 : 중도 확장성엔 장애가 될 수 있죠. 호남에서도 지지율이 대략 20%는 나오잖아요? 근데 실제 투표장에 가면 최종적으로 그 정도도 안 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목구멍에 걸리는 뭐가 있을 것 같아.

박근혜가 좋아하는 장동건이 뜨는 이유?

프레시안1 : 또 과거가 불투명하다는 점.

임재범 : 최태민?

프레시안1 : 최태민이든 누구든. 개인사가 별로 검증받지 않았고, 그게 21세기 관점으로 보면 되게 웃기잖아요. 또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이 굉장히 결여되었다는 점, 기본적으로 구시대적인 마인드라는 점. 좋아하는 연예인이 누구냐고 하면 항상 '장동건'이라 그러고. 좋아하는 노래는 맨날 '거북이'고. 5년 전이랑 똑같거든요.

하지원 : 왜요, 요즘 장동건이 얼마나 뜨고 있는데. '신품' 때문에.

임재범 : 일관적이네~뭐.

프레시안1 : 그래도 약간의 '문화지체현상'? 하하.

이태권 : 홍사덕의 '55세 이상 5미터 이내 접근 금지'가 그래서 나온거겠죠.

프레시안3 : 이건 장점이면서 단점일 수도 있는데, 왜 사람들이 흔히 그런 얘기 하잖아요. 정치인의 시대정신과 그 사회의 시대정신이 부합했을 때 대통령이 되는 거라고. 근데 놀라운 점은, 우리 사회의 시대정신은 이미 이 만큼 올라갔고, 박근혜는 그 뒤에 있는데, 어떻게 지지율이 이렇게 높은 거지?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무산되는 이 시대에!

이태권 : 저도 박근혜는 시대정신의 담지자가 아닌 것 같아요. 그게 박근혜의 가장 핵심적 과제인 중도층 확장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 같아요. 사실 MB도 시대정신을 어느 정도 담지하고 있었고, 그게 천박한 자본주의로 나타난 거죠. 그것도 어쨌든 우리나라의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었잖아요. 근데 박근혜는 시대정신의 절반도 담지하지 못했는데, 그게 나중에 가장 그녀의 발목을 잡지 않을까.

프레시안2 : 노무현이 '구시대의 막내'가 되겠다고 했는데, 만약 박근혜가 대통령이 된다면 박근혜야 말로 구시대의 막내일 것 같은.

이태권 : 그럼 대단한 거죠. 시대정신이란 파도를 타지 않고 역행해서 대통령이 된 거니까. 진짜 대단한 거죠.

하지원 : 박근혜의 시대정신은 복지 아니에요? 뭔가 시혜적인 복지인 것 같은데, 예전에 대통령을 '국부'로 모셨던 것처럼 내가 불쌍한 백성들을 살려주겠다, 그런 마인드? 근데 복지 요구가 없는 게 아니라서, 시혜적 복지라도 먹힐 것 같긴 해요.

이태권 : 안철수 카드가 있어서, 그것도 얼마나 먹힐지는 모르겠어요.

임재범 : 전 극단적인 호불호가 갈린다는 게 단점. 제가 이거 숙제하려고 직원들한테 물어봤는데, 다 첫마디가 '독재', '박정희', 이 얘기 나오더라구요. 그것 때문에 절대 안 찍는다고.

하지원 : 사실 저도 제일 걸리는 게 그 부분이에요. 사실 독재자의 딸도 정치를 할 순 있는데, 독재 피해자에 대한 사과의 진정성이 없어 보이고, 박근혜로선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표현이 '그 시대엔 어쩔 수 없었다'는 수준 아닌가요? 어떤 말로 포장하든.

이태권 : 5.16 발언 같은 게, 지지층이야 뭐 끄덕 없지만 야권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효과를 낳잖아요.

프레시안2 : 그래도 그 분이 좋아하는 장동건 표현대로, 오늘의 결론은 '생각보단 좋은 사람'인 걸로~. 그렇게 합시다. 하하. ('문재인의 장.단점'에 대한 다음 편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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