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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동형 비례제' 당론 아니라는 민주, 과거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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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연동형 비례제' 당론 아니라는 민주, 과거엔… "한국당도 선거개혁 약속 번복하려…양당, 기득권 내려놓고 결단해야"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혁 관련,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원내 소수정당 3당이 이를 규탄하는 공동 결의대회를 열었다.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28일 오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연 결의대회에서 "촛불 혁명이 명령한 제1의 정치개혁 과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 장벽에 부딪혔다"며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양당의 기득권이 개혁의 열망을 막아서고 있다"고 거대 양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야3당은 특히 여당을 향해 "그토록 개혁과 적폐 청산을 외치던 민주당은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회피하고 있다"고 꼬집으며 "국민께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수 차례 약속했던 스스로의 신념을 부인하는 민주당을 보며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한국당을 향해서도 "정부·여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회피하니 제1야당 한국당도 여야정 상설협의체에서 합의한 '선거제 개혁' 약속을 번복하려 한다"며 "양당의 기득권 때문에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좌초시킬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지도부 및 의원단이 28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촉구 공동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결의문의 내용은 민주·한국 양당을 동등하게 비판하고 있지만, 실상은 여당 쪽에 좀더 초점이 맞춰졌다. 야3당 입장에서는, 민주당을 연동형 비례제의 우군으로 끌어들여 선거제도 개혁에 미온적인 한국당을 압박하려던 수순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기독교방송(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어제도 제가 공항에 나갔는데 대통령부터 이것은 의지가 강하다. 어제 제가 (순방) 출발할 때 나갔을 때 '이 선거구제 개편 이번에 꼭 해야 된다'(고 했다)"고 대통령 의지를 강조하면서도 "저희 당은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그러나) 의원 정수 늘리는 문제, 정수를 늘릴 거냐 안 늘릴 거냐, 다음에 정당과 비례 이 비율을 어떻게 반영할 거냐, 이런 것들을 전체적으로 논의하는 과정에서 우리(실정)에 맞는 연동형 비례 대표제는 어떻게 할 건가 이렇게 이야기가 전개가 돼야 되는 것"이라고 협상 과정의 변수가 많음을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의원 정수와 정당 의석과 비례 의석 이런 것을 어떤 비율로 반영하느냐에 따라서 또 다르다. 한편으로는 석패율 문제도 있다. 그래서 사실 이게 복잡하다. 단순하게 '왜 연동형 비례 대표제 안 해?' 이렇게 얘기할 수 없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민주당의 입장에 대해 "제가 지금 어떤 이야기를 단정적으로 하게 되면 협상이…(어렵다)"며 "저는 협상을 성공시키기 위해, 비례성을 강화하는 선거구제 개편을 하자고 일관되게 이야기해 왔다"고 말했다.

민주당 사무총장으로서 선거제도 개혁 관련 논의를 총괄하고 있는 윤호중 의원도 전날 교통방송(tbs) 라디오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 인터뷰에서 "저희는 2012년 대선·총선,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에 이르기까지 단 한 번도 연동형 비례대표제라고 하는 것을 명문화해서 공약으로 발표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윤 사무총장은 "명확한 것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한다는 것(이었다)"라며 "지난 대선 때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등 국회의 대표성과 비례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혁한다'고 공약했다"고 했다. 윤 총장은 또 독일식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에 대해 "국민들께서 수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하려면 초과 의석이 발생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국회의원 수가) 350~370명 정도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국민들의 수용이 쉽지 않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윤 총장은 민주당의 입장은 '의원정수 300명 유지'라며 다만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같은, 배분 방식에 있어서 비례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지난 23일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민주당이 공약한 것은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다. 연동형이라는 것은 연계한다는 것이지 독자적인 법칙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100% 비례대표로 몰아준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한 바 있다. 야3당의 반발이 민주당을 향하는 배경이다.

민주당 지도부 인사들의 최근 말과 달리, 민주당이 과거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직접 언급하거나 최소한 '정당득표율 연동' 원칙을 권역별 비례대표제의 전제로 했다는 정황은 많다. 2017년 9월 민주당 행정안전수석전문위원이 작성한 '정치개혁과제 검토' 문건을 보면, 국회의원 선거에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소병훈·김상희·박주민 의원 법안이 대선공약이자 정부 국정과제이면서 민주당 당론이라고 표시돼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2016년 2월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과의 선거제도 개편 협상에서 민주당은 "비례대표 7석이 줄어들게 되어 발생하는 빈 공간, 사표가 늘어나고 비례성의 원칙이 훼손되는 것에 대한 보정으로서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반드시 해야 한다"(이종걸 당시 원내대표)라는 입장이었다.

이 원내대표는 그해 2월 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새누리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받아들이지 않아서, 새누리당 이병석 의원이 조장안으로 낸 균형의석제, 즉 권역별 연동형에서 그냥 연동형으로 약간 완화한 내용으로, 19대 총선 때와 비교했을 때 득표에 따른 의석 수 변동이 없는 제도(를 수정 제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제도도 새누리당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공개 발언했다.

현재 민주당 정책위의장인 김태년 의원도 같은해 2월 11일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비례대표를 (7석) 축소하게 된다면 그만큼 비례성이 약화되기 때문에 연동형 권역별 비례와 선거연령 인하 등 여러 정치개혁이 돼야 한다는 주장을 했는데 새누리당은 전혀 수용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2017년 대선 당시 당 대표를 지낸 추미애 의원은 문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2015년 12월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세계 모든 나라들이 민심을 거울처럼 반영하기 위해서 비례대표를 늘려가는 추세"라며 "그런데 우리는 거꾸로 가고 있다. 그것을 보완하고자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주장했는데 잘 안 되고 거꾸로 압박을 당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2015년 8월 이종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취임 100일 간담회에서 "제 소신이기도 한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연동형) 도입이 필요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김상곤 전 교육부총리를 위원장으로 구성한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 위원이었던 최인호 의원은 같은달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지금 지역구 대 비례의석의 수를(비율을) 유지하면서 연동형 권역별 비례제를 도입하면, 득표와 의석간의 비례성 제고와 지역주의 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고 각종 시뮬레이션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국회에도 그런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월 "저는 비례성·대표성을 강화하는 선거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일찍 주장해왔고 2012년과 지난 대선 때 이미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공약했었다"며 "19대 국회 때는 중앙선관위가 중립적인 입장에서 의석수까지 제시하면서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국회에 제시를 한 바 있어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정의당과 민주당이 함께 노력했었는데 정당 간에 의견이 맞지 않아 끝내 실현되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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