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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준 "고등학교 무상교육은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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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준 "고등학교 무상교육은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 [인터뷰] 김석준 부산교육감 "변화, 개혁 통해 부산을 교육특별시로 만들겠다"

진보교육감들의 대거 등장과 함께 올해 정부의 교육정책은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와 동시에 갑작스러운 환경변화에 부담감을 느낀 학부모들과 학생들에게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또한 나오고 있다. 무상급식, 교복비 지원 등 다양한 혜택으로 학생과 교원들을 위한 복지와 지원 사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나 최근 자사고 무더기 폐지로 인한 비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현실이다. 또한 학교폭력과 스쿨미투 등 국민들을 분노하게 만드는 각종 사회적인 문제들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결국 정부의 교육정책이 제대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시·도 단위 교육청의 역할론은 더욱 커지고 있다. 각 지역의 특색에 맞게 정책의 방향을 정하고 현장에서 실현하는 능력은 이제 필수적이다. 급변하는 사회 현상에 따라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이고 교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도 어려울 것이다.

이에 <프레시안>은 작년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하며 "부산을 교육만은 특별시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부산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김석준 교육감을 만나 현재 전반적인 교육정책의 변화와 함께 향후 펼쳐질 부산교육의 방향과 미래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김석준 부산시교육감과의 인터뷰 내용.

프레시안 : 재선 1주년을 맞아 부산교육을 이끌어 오신 데 대한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린다.

김석준 : 교육청에 들어와 5년 동안 일을 해 보니 밖에서 볼 때 보다 교육과 관련한 일이 훨씬 복잡하고 다양하다는 것을 느꼈다. 학생, 학부모, 교직원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 여러 사람의 다양한 요구를 조정하고 만족할만한 합의점을 찾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많은 분을 직접 만나 다양한 얘기를 듣고 그렇게 수렴한 의견들을 나름대로 정책에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변화와 개혁을 위한 여러 정책이 서서히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 대표적으로는 학교 공간 혁신, 수업과 평가 방법 혁신, 교육정책사업 정비, 부산다행복학교 운영, 중·고등학교 무상급식 실시, 중학생 첫 교복비 지원, 수학여행비 지원 등을 들 수 있다.

앞으로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교육주체,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과 계속 소통하면서 부산교육을 합리적으로 점진적으로 지속적으로 바꿔 나갈 생각이다.


▲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프레시안(박호경)


프레시안 : 재선 이후 역점적으로 추진한 사업과 주요 성과는 무엇이며 남은 임기 3년 동안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

김석준 : 지난 1년간 역점적으로 추진한 사업은 아이들의 미래 핵심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미래교육의 기반 구축을 들 수 있다. 공간이 바뀌면 교육도 바뀐다 생각해 학교 도서관과 교실을 학생활동 중심의 공간으로 바꾸고 있다.

특히 미래교육의 허브 역할을 할 첨단미래 선도 시범학교를 5곳 선정해 부산형 첨단미래 학습공간도 구축, 완료했다. 또한 모든 초·중·고등학교에 무한상상실 등 다양한 메이커 스페이스를 구축하고 있으며 (가칭)부산수학문화관을 오는 2022년 개관을 목표로 설립해 추진하고 있다.

주요 성과는 부산교육청이 올해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전국 기관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약실천계획 평가에서 SA 등급인 최우수교육청에 선정된 점과 지난해 교육부가 주관한 전국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최우수 성적을 받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앞으로 3년 동안은 상상이 현실이 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우리 아이들에게 생각하는 힘 즉 창의력을 길러주고 이웃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데 필요한 배려하고 협력하는 역량을 키워주는데 힘을 쏟을 것이다.

우리 교육청은 이런 핵심역량을 키워주는 미래교육을 위해 새 비전을 미래를 함께 여는 부산교육으로 정하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해 창의성과 감성을 키우는 미래교육,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책임교육, 소통과 협력의 참여교육 등의 3대 정책방향에 맞춰 차근차근 준비해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프레시안 : 정부가 고등학교 무상교육을 올해 2학기 3학년부터 단계적으로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한 재원 확보와 현재 추진 상황은?

김석준 : 고등학교 무상교육은 헌법에서 보장된 교육기본권 실현을 위한 것이다. 정부가 국정과제로 정해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겼는데 환영할 일이다. 고교 무상교육은 올해 2학기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후 2020년 2·3학년, 2021년 1·2·3학년을 대상으로 전면 도입된다.

이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해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차원에서 정부와 협의해 왔다. 그 결과 올해 2학기 고등학교 3학년 무상교육비는 교육청에서 부담하기로 했고 부산의 경우 이에 필요한 예산 158억원을 2회 추경예산에 편성, 확보했다.

내년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정부와 교육청이 47.5%씩 부담하고 자치단체가 5%로 기존 교육급여, 공무원 학비보조수당 등을 부담하기로 결정했다. 이같이 교육청이 정부와 같은 규모로 재정 부담률을 계속해서 유지할 경우 상당한 재정 압박을 받을 우려가 높다. 그래서 2024년 이후 재원에 대해서는 시도교육감협의회 차원에서 교육청 재정 부담률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정부와 협의할 계획이다.

프레시안 : 부산지역 인구 감소로 학생 수 감소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른 교육 정책에도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준비하고 있는 정책이 있는가?

김석준 :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소규모 학교가 생겨나고 있다. 이에 따라 결국 통폐합하거나 폐교를 해야 하는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 학교를 통폐합하거나 폐교를 하려고 하면 학부모와 지역주민, 동문들의 반발이 커 사업추진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 교육청은 원활한 폐교 활용을 위해 자체적으로 폐교 활용 기준을 마련, 시행하고 있다. 폐교가 발생하면 우선적으로 학생들이 학교 교육활동과 연계해 다양한 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다음으로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주민의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해 공익적인 차원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는데 이러한 용도로 활용할 수 없을 경우에는 매각을 추진하게 된다.

앞으로 학부모와 지역주민과 충분한 대화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학교 통폐합과 폐교 사업을 원활히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다. 교육부에서도 학생 수 감소에 대비해 교원자격을 개편하는 방안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 즉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교사들이 바꿔가며 학생을 가르치거나 여러 과목을 가르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연구할 것으로 알려져 중·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프레시안 : 지난해 사립유치원 비리가 공개되고 올해도 사립유치원이 불법적으로 개학을 연기하면서 공공성 강화에 대한 요구가 많다.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를 위해 추진한 정책과 앞으로 계획은?

김석준 :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는 사립유치원을 공교육 기관으로 정상화하기 위한 과정이다. 이를 위해서 공정한 입학관리와 회계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인 만큼 공정한 입학관리를 위해 유치원 유아 모집·선발 조례를 제정해 모든 유치원이 교육부가 만든 입학관리시스템인 처음 학교로에 2020년부터 참여하도록 했다.

사립유치원의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에듀파인 회계시스템을 사용하도록 했다. 올해부터는 원아 200명 이상인 유치원과 희망하는 유치원 등의 사립유치원 45곳이 해당 시스템을 사용하고 2020년에는 모든 사립유치원에서 에듀파인을 쓰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모든 사립유치원이 입학관리시스템과 에듀파인시스템을 도입해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연수와 컨설팅 등의 맞춤형 지원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유치원 전담 감사팀을 구성하여 유치원의 비정상적인 회계 운영을 집중 감사하고 그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해 유치원 비리신고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프레시안 : 해운대고 자사고 재지정 취소 결정을 두고 찬반논란이 일고 있는데 부산교육청의 입장은 무엇인가?

김석준 : 해운대고등학교의 자사고 운영성과 평가결과 기준점수인 70점에 미달한 54.5점을 받았다. 이번 평가에서 전반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오는 23일에는 해운대고를 대상으로 재청문을 실시하고 청문결과에 따라 교육부의 동의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교육부에서 동의하면 해운대고는 2020학년도부터 일반고로 전환된다.

이로 인해 해운대고 학생과 학부모님께서 걱정을 많이 하실 것으로 생각하지만 일반고로 전환되더라도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은 졸업할 때까지 자사고 체재의 학생 지위를 유지하게 되고 대입전형에서도 자사고로 인정돼 교육과정이나 교육활동도 종전과 동일하게 유지되므로 걱정을 안 하셔도 된다.

자사고를 꼭 없애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재단이 튼튼한 곳에서 자사고를 신청하고 요건이 된다면 안 된다고 할 이유는 없다. 해운대고의 경우에는 학교 운영이나 여러가지 부분에서 자격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기에 어쩔 수 없이 지정철회한 것이다. 학부모와 재학생이 일부 반발하고 있지만 평가 자체는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이뤄졌기 때문에 불만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교육청은 해운대고가 일반고로 전환이 확정될 시 행·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먼저 교육과정, 고입, 인사, 시설, 예산 등 분야의 관련 부서장들로 일반고 전환지원 TF팀을 구성해 학교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할 생각이다. 이 TF팀을 중심으로 학교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지원 계획을 수립하고 부서별 지원 사항을 체계적으로 모니터링해 관리할 예정이다.

또한 학교에서 재학생 대상으로 졸업할 때까지 기존 자사고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신입생을 대상으로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자율성 강화, 학생 과목 선택권 확대를 통해 자사고와 일반고 교육과정을 조화롭게 운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일반계고 전환 조기 안정화를 위해 3년간 총예산 10억원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인건비, 운영비 등 재정결함보조금과 교육환경개선사업비를 지원할 방침으로 이에 따라 학교의 재정상황과 교육환경이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생각한다.

▲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프레시안(박호경)

프레시안 : 지난 임기 동안 청렴을 강조했고 전국 시도교육청 가운데 1위를 달성했다. 앞으로 청렴도 향상을 위해 어떻게 할 건지?

김석준 : 우리 교육청은 미래를 함께 여는 청렴한 부산교육이라는 청렴비전 아래 청렴도 1등급 달성 목표로 다양한 청렴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기 취임 당시 전국 시도교육청 가운데 최하위권이었던 청렴도를 2017년에 1위로 올려놓았지만 좀 더 노력해야 한다.

올해는 1등급 달성을 위해서 그동안 취약했던 외부청렴도 부문인 사학비리, 각종 계약 등에 대해 한층 강화된 정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교육가족과 일반 시민들에게 청렴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청렴 운동과 각종 행사를 시행 중이다. 이 밖에도 공무원 행동강령을 개정하여 부패행위를 차단하고 조직 내 갑질 행태를 근절하는 등 청렴한 조직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프레시안 : 학교폭력, 스쿨미투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 해결 방안이 있는가?

김석준 : 우리 교육청은 학교폭력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인성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이제 인성은 도덕적 덕목을 넘어서 미래 핵심역량으로 꼽힐 정도로 중요하다. 또한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건전한 민주시민으로 키우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하다.

우리 교육청은 학생 발달단계에 맞춘 체험 중심 인성교육을 위해 오는 2020년 9월 개관을 목표로 강서구 옛 명지초등학교 자리에 부산학생인성교육체험관을 추진 중에 있으며 특히 초등학교는 휴식과 놀이가 있는 학교, 중학교는 언어문화개선 프로그램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한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올해부터 4년간 30개 초·중·고등학교의 후미진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부산형 셉테드(CPTED)를 구축하고 있다.

스쿨미투와 관련해서는 학교 성범죄 추방 종합대책을 마련, 추진하는 등 다각적으로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나 근절되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 학교 성폭력의 대부분은 학생과 교직원들의 성인지 감수성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하는데 학생들은 감수성이 매우 높아졌는데 반해 교직원들은 감수성이 낮은 게 현실이다.

이에 우리 교육청은 올해부터 교직원들의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성폭력상담소 등 외부 전문기관을 활용한 찾아가는 교직원 성인지 감수성 향상 교육을 하고 있다. 또한 올해 7월부터 성 인권 시민조사관을 15명 정도 위촉해 스쿨미투 발생 학교에 공정한 조사와 컨설팅이 이뤄지도록 하고 있고 스쿨미투 발생학교에 대해서는 3년간 중점 관리하는 등 재발 방지에도 적극 노력할 것이다. 이를 통해 교사와 학생들이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소통하는 학교 문화 하루빨리 정착시키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다할 생각이다.

프레시안 : 시체육회와 장애인체육회에서 비리가 폭로되는 등 학교 체육의 고질적인 문제가 드러나고 있지만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은 미비하다. 게다가 내부 갈등이 길어지면서 결국 피해는 학생들이 받고 있는데 교육청에서는 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김석준 : 최근 장애인 고용장려금의 비합리적 사용 등 일부 체육단체 비리로 인해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우리 교육청은 각종 체육대회 등 지원 사업의 정확한 회계 정산과 점검을 통해 보조금 집행이 보다 투명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

기숙사 생활과 지도자, 코치와의 인간적인 관계 때문에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불미스러운 일은 분명 있고 우려된다. 운영에서 밝지 못한 부분은 대대적인 감사를 통해서 아픔이 있더라도 비판받을 것은 비판받아야 한다. 교육청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교육과 연계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들이 책임을 가지고 규명하겠다.

아울러 학교운동부 지도자를 대상으로 인권교육, 폭력 근절교육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며 각종 비위가 발생할 경우 규정과 절차에 따라 엄격히 처벌할 방침이다. 앞으로도 우리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체육 관련 여러 단체와 긴밀히 협력하는 등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나갈 계획이다.

프레시안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석준 : 우리 교육청은 아이들에게 창의성과 인성 등 미래 핵심 역량을 길러주기 위해 미래교육을 차근차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아이들이 자신의 무한한 잠재력, 가능성을 찾아 더 큰 꿈을 꾸고 키워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도 말했지만 정말 교육만은 부산이 다른 지역을 앞서가는 특별시로 만들겠다.

이런 정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교육가족 뿐만 아니라 시민의 부산교육에 대한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신뢰를 쌓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소통해 나갈 생각이다. 시민들께서도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라는 마음으로 부산교육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줄 것을 부탁한다.

취재 : 김진흥, 박호경, 홍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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