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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법 국회 통과…한국당 '표대결'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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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법 국회 통과…한국당 '표대결' 포기 '4+1' 공조 '헤트트릭'…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은 새해로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검찰개혁의 핵심으로 추진해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예산안 통과, 연동형비례제 선거법 통과에 이어 민주당 등 '4+1 협의체'의 범진보 연대가 세 번째로 힘을 발휘했다.

국회는 30일 본회의에서 4+1 협의체가 마련한 공수처 설치 법안을 재석 177인에 찬성 160인으로 가결했다. 반대는 14표, 기권은 3표였다. 반대표를 던진 의원은 주로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의원들이었고, 기권 3인은 민주당 금태섭 의원과 바른미래당 김동철·이상돈 의원이었다.

가결된 법안은 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발의한 원안에 대해 4+1 협의체 차원의 합의를 거쳐 정의당 윤소하 의원 등 156인이 연서한 수정안이었다.

4+1 수정안은 공수처에 기소권을 주고, 기소심의위는 두지 않으며, 타 수사기관에 고위공직자 범죄를 인지한 경우 공수처에 통보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관련 기사 : 공수처법 본회의 상정…한국당 필리버스터에 일시정지)

전날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이 같은 당 비당권파 의원 15인과 한국당 의원 11인, 호남 무소속 의원 4인의 동의를 얻어 발의한 별도 수정안은 이에 앞서 표결에 부쳐졌으나 재석 173인에 찬성 12인, 반대 152인으로 부결됐다.

권 의원의 수정안은 공수처에 기소권을 주지 않고 검찰이 기소를 맡되 기소심의위를 두고, 공수처장 추천위원회를 전원 국회에서 추천하도록 하는 내용이었다.

한국당의 새 전술…표 대결서 '129 대 155'로 패배

한국당은 이날은 물리적 저지 대신 다른 전술을 들고 나왔다. 한국당은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를 열고 본회의 전술을 논의했으나, 기자들에게 의총 결과를 알리지 않으며 보안을 유지했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의총 결과 브리핑을 요청하는 기자들에게 "두고 보자"고만 했다.

결국 본회의에서 밝혀진 한국당의 작전은 '권은희 안'을 무기명 투표로 표결해 4+1 내부의 반란 표를 유도한다는 것이었다. 한국당은 공수처 설치 자체를 반대하는 입장이었으나, '4+1 수정안'보다는 '권은희 안'이 그나마 낫다는 취지에서 이같은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일종의 비판적 지지 전술이었던 셈이다.

한국당은 지난 27일 공직선거법 개정안 표결 때와 마찬가지로, 이날도 본회의 개의 전부터 국회의장석 주변에서 "문희상 사퇴하라" 등 구호를 외쳤으나 문희상 국회의장의 의장석 진입을 결사적으로 막지는 않았다.

오히려 개의 직후 한국당 김정재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위해 발언대에 오르자 지난 2차례 본회의 때와는 달리 의원석으로 이동해 표 대결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에서 '문 의장이 세습 공천을 위해 일방 처리를 주도하고 있다'는 등 의혹을 제기하고, 공수처법을 전자식 기명투표 대신 무기명 투표로 표결하자고 공식 제안했다.

그러나 심재철·권은희 의원 등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비당권파의 무기명 투표 요구가 본회의 의사진행 표결에서 재석 287인에 찬성 129인, 반대 155인, 기권 3인으로 부결되자 한국당 의원들은 표 대결을 포기하고 본회의장을 떠났다.

공수처법 관련 여야의 승부는 법안 표결에 들어가기 전, 이 단계에서 사실상 결정지어졌다.

무기명 투표 찬성표 129표는 한국당 의원들 전원(108인)에 바른미래당 비당권파(유승민계 및 안철수계, 15명), 보수 성향 무소속 의원들에 박주선·김동철 의원 등 일부 호남 출신 바른미래당 의원들까지 가세한 숫자였다. 그러나 과반 의석을 안정적으로 확보한 4+1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4+1은 이날 원내대표급 회동을 갖고 선거법 및 검찰개혁 법안 처리 이후의 후속 조치에 대해서도 합의하며 전열을 정비했다. 여기에는 한국당과 새보수당 등의 '이간책'에 대해 굳건한 연대를 과시하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관련 기사 : "4+1 공수처 공조 재확인"…'독소조항' 보완)

이날 본회의는 당초 공고된 시각이었던 오후 6시를 30분여 넘긴 시점에서 개의됐다. 문 의장이 의장석에 올라 회의를 주재한 지 약 30분 만에 공수처법의 '권은희 수정안' 표결이 이뤄졌고, '4+1 수정안'이 가결된 것은 오후 7시 3분이었다.

다만 민주당 등 4+1은 공수처법을 처리한 이후 검경 수사권 조정법(형사소송법 및 검찰청법 일부개정안)은 상정하지 않고, 기금 관련 동의안 등만 처리한 상태에서 본회의를 마쳤다. 연말연초를 또다시 필리버스터 속에서 맞게 되는 상황에 대한 여론 부담감을 고려한 조치였다.

이에 따라 검경 수사권 조정법 등 나머지 검찰개혁 법안과 유치원 3법 등은 새해에 다시 임시국회를 소집해 처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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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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