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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로 간다"...'공천 반란' 깃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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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로 간다"...'공천 반란' 깃발 들었다 미래통합당 내홍 격화...황교안-김형오 힘겨루기도
미래통합당 소속인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사실상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출마지는 고향인 경남 창원도, 최근 출마 의사를 밝힌 양산도 아닌 대구다.

홍 전 대표는 12일 경남 양산시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로 양산을 지역구 출마를 포기하고 예비후보에서 사퇴하기로 결정했다"며 "대구로 간다"고 했다.

홍 전 대표는 '대구 어디냐'는 질문에 "대구는 12개 지역구가 정서가 똑같다. 그래서 대구 12개 지역구에서 정치적 부담이 없고, 얼굴 부딪히지 않는 곳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 우리 당 현역의원이 있는 지역은 제가 출마하기 곤란하다"고만 했다. 대구에서 통합당 현역이 재공천을 받은 곳은 서구(김상훈), 달성(추경호) 등 2곳뿐이다.

홍 전 대표는 이와 관련, 지난 11일 대구 지역지 <영남일보> 인터뷰에서 "갈 곳은 수성을밖에 없다"며 "사람을 보고 가는 것이 아니고, 수성구가 대구 정치 1번지니까 간다. 상징적인 곳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수성을은 이 지역구 4선 의원인 주호영 의원이 옆 지역구인 수성갑으로 이동배치된 후 원외 예비후보들 간 경선 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홍 전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수성을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이 나오자 "그건 좀 있다 보겠다"고 말했다. 수성갑 출마 가능성에는 "거기는 김부겸·주호영 둘하고 호형호제한 지가 30년이다. 거기는 갈 수가 없다"고 부인했다.

다만 홍 전 대표가 이날 회견에서 출마지를 정확히 밝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대구 내 다른 지역구 출마 가능성도 있다. 홍 전 대표는 자신이 당 대표였던 지난 2018년 대구 북구을(더불어민주당 홍의락 의원 지역구) 당협위원장을 맡았던 적이 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오전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당 공천관리위에 '일부 재논의'를 요구한 데 대해 "황 대표가 공천을 바로잡는다는 것은 탈락한 자기 측근 몇몇 구하기일 뿐"이라고 일축하며 "그걸로는 답이 안 되기 때문에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어 나는 내 길로 간다"는 글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그는 "결단을 내려야 할 때 주저하게 되면 더 큰 혼란이 온다"며 "두 달 동안 협잡에 속고도 머뭇거린다면 홍준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황 대표는 이날 통합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관위 결정의 일부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발언했고,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최고위에서 공관위 결정 중 일부에 대해서 재의 요구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대상 지역이 어디냐'는 질문에 "영남권도 있다"고만 했을 뿐 "그것을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으나, 통합당 최고위가 재심의를 요구한 지역은 서울 강남을, 인천 연수을, 대구 달서갑, 부산 북·강서을과 부산진갑, 경남 겨제 등 6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서울 강남을은 최홍 전 맥쿼리투자자산운용 사장이 우선추천된 지역이고, 인천 연수을은 지역구 현역 민경욱 의원이 컷오프되고 민현주 전 의원이 단수 추천을 받은 곳이다.

대구 달서갑은 역시 현역인 곽대훈 의원이 탈락하고 이두아 전 의원이 단수 추천을 받은 곳이다. 경남 거제 또한 현역 김한표 의원이 공천배제되고 서일준 후보가 단수 추천을 받은 곳이다.

부산 북강서을은 현역인 김도읍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공관위가 김원성 전 전진당 최고위원을 단수추천했었고, 부산진갑은 서병수 전 부산시장이 우선추천된 곳이다.

앞서 황 대표 등 통합당 지도부가 선대위원장으로 영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언론 인터뷰에서 '사천(私薦) 논란 등 일부 공천이 바로잡혀야 통합당에 갈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최고위의 재의 요구가 '김종인 모시기' 차원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김한표·곽대훈·민경욱 의원 등 해당 지역구에서 배제된 현역의원들이나, 이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했던 예비후보들 가운데 김 전 대표와 접점이 있는 인사는 찾기 어렵다. 오히려 곽·민 의원이나 원영섭 전 사무부총장(부산진갑 예비후보) 등은 친황·친박 성향으로 평가된다.

이들 지역이 대체로 통합당 강세 지역인 점으로 미뤄보면, 김 전 대표를 선대위원장으로 데려오면서 그가 일부 우세 지역에 대한 공천 재량권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 주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다만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는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부산 한 곳은 재의를 요구했고, 나머지 5곳은 경선을 다시 실시하라는 것이 최고위 의결"이라고 말했다. 현역의원을 포함한 경선을 하면 현역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온다는 게 정치권의 정설이다. 이에 따라 경선이 최종 확정될 경우, 김한표·곽대훈·민경욱 의원이 구제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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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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