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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배-이성민 NC행…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누가 웃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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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배-이성민 NC행…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누가 웃었나? [배지헌의 그린라이트] 9개 구단 모두 마지막 지명권까지 행사
프로야구의 미래를 선택하는 2013 신인선수 지명회의(신인드래프트)가 20일 오후 2시 역삼동 호텔 르네상스서울 다이아몬드 볼룸에서 개최됐다. 프로야구의 높은 인기를 반영하듯 스포츠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 이날 드래프트 행사장에는 국내 대부분의 언론매체가 집결했고, 많은 팬과 학부모가 참석해 선수들을 응원했다.

올해의 드래프트는 소위 '월드컵 세대'가 졸업하는 해인만큼 예년에 비해 눈에 띄는 유망주가 적은 '흉작'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또한 시속 150km/h를 던지는 고교생 빅3를 포함한 고졸 상위 랭킹 투수들이 야수에 비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는 이가 많았다. 그러나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1라운드에서만 고졸 야수 세 명이 지명을 받는 등 예상과는 다른 전개 양상을 보였다. 선수 육성과 강한 2군이 강조되는 최근 흐름을 반영하듯 모든 참가팀은 매 라운드마다 최선의 선택을 위해 심혈을 기울였고, 10라운드가 모두 종료될 때까지 타임 요청이 속출했다.
▲20일 오전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 서울호텔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신인선수 지명회의에서 우선지명 윤형배(왼쪽 세번째)와 이성민(왼쪽 네번째) 등 각 구단 1라운드 지명 선수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뉴시스

이번 드래프트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대목은 신인우선지명권을 가진 신생 NC 다이노스의 선택. 예상대로 NC는 올해 고교투수 최대어로 꼽히는 윤형배(북일)를 첫 번째로 호명한 뒤, 이어 대학 최대어 투수 이성민(영남대)을 지명했다. 지난해 노성호-이민호와 마찬가지로 대졸과 고졸 투수를 하나씩 선택한 것이다. NC는 지난 17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윤형배와 이성민 우선지명을 통보했고, 이날 드래프트장에서 공식 발표했다. NC 관계자는 "지난해는 우선지명을 드래프트 전에 먼저 발표한 탓에 실질적인 전체 1번인 노성호가 하주석(한화)에 묻히는 감이 있었다"며 우선지명을 드래프트 당일 발표한 이유를 설명했다.

NC의 뒤를 이어 1라운드 1번 지명권을 행사한 팀은 넥센 히어로즈. 넥센 역시 예상대로 광속구 투수 조상우(대전고)를 지명해 미래 에이스감을 확보했다. 이후 차례에서도 넥센은 즉시전력감 좌완으로 평가받는 하해웅(동국대)과 발빠른 내야수 김민준(북일고), 잠재력 있는 투수인 김성진(선린인터넷)등을 선택했다. "한 가지라도 확실한 재능을 갖춘 선수를 뽑았다"는 주성노 넥센 이사의 설명이다.

1라운드 2번 지명권을 행사한 한화 이글스는 우완투수 조지훈(장충고)을 먼저 호명했다. 조지훈은 제구력과 슬라이더 구사가 뛰어난 유망주로 신체조건과 성장 가능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는 이후에도 고교 좌완 넘버원 김강래(강릉고)를 선택했고 3라운드에서 고졸 포수 한승택(덕수고), 7라운드에서는 권시훈(대구고)을 선택해 포수 보강에도 만전을 기울였다. 10명의 지명자 중 9명이 고졸 출신인 것이 눈에 띄는 부분이다. 올해 안에 2군 전용 훈련장 개장이 예정된 만큼 장기적인 선수 육성 계획을 갖고 선발한 것으로 보인다.

1라운드 세 번째 지명권은 LG 트윈스의 차례. LG는 고교 유격수 최대어 강승호(북일고)를 선택해 팀의 약점인 내야 보강을 우선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2라운드에서는 배재준(상원고), 3라운드는 이윤학(덕수고) 등 장신의 우완투수를 선택했다. LG 스카우트 관계자는 "조상우 이후로는 1라운드에서 뽑을 만한 투수는 마땅치 않다고 봤다"며 강승호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여기에 군제대 선수 중에 투수 유망주가 많다는 것도 야수를 1순위로 뽑은 이유라고 말했다.

두산 베어스는 1라운드 4번 지명권을 행사했다. 투수를 선택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두산은 외야수인 김인태(북일고)를 선택했고 2라운드에서도 이우성(대전고)의 이름을 불렀다. 두산 이복근 스카우트 부장은 "투수는 즉시 전력이 많지 않다고 봤고 2014년 드래프트에 나오는 투수가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 외에도 포수 확충 차원에서 장승현(제물포고)을 4라운드에서 선발했고 3라운드와 5라운드에서는 좌완 정혁진(북일고), 함덕주(원주고) 등을 선택했다. 10명 전원을 고졸로 지명하며 즉시전력감보다는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는 지명 전략이 돋보였다. 장광호 LG 코치의 아들인 장승현, 두산 소속 천상웅의 동생인 천영웅을 지명하는 등 야구인 가족을 배려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반면 두산과는 정반대로 KIA 타이거즈는 10명의 신인 중 9명을 대졸자로 선발하는 전략을 취했다. 1라운드 5번으로 강속구 좌완투수 손동욱(단국대)을 뽑은 KIA는 2라운드에서는 같은 학교 포수인 이홍구를 선택했고 3라운드에서도 우완 강속구 투수 이효상(경희대)을 뽑았다. 지난해 뽑은 대졸 우완 박지훈(단국대)이 대성공을 거둔 KIA는 주전들의 부상으로 가용자원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 이에 올해 역시 즉시 1군에서 기용 가능한 대졸 선수를 확보하는데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1라운드 6순위는 롯데 자이언츠. 롯데는 지역 출신 강속구 투수 송주은(부산고)을 지명한 뒤 2라운드에서는 박진형(강릉고)을 예상보다 빠른 순위에서 선택했다. 이어 3라운드에서는 빠른 볼을 구사하는 대졸 좌완 송창현(제주국제대)을 선발하는 등 투수를 우선적으로 확보했다. 투수 유망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팀 사정을 고려한 선택이다. 부산고 선수를 두 명, 동의대 선수를 하나 선발하는 등 지역 안배에도 신경을 쓴 점이 눈에 띈다.

1라운드 6순위에 이어 7순위 SK 와이번스 역시 부산고 우완투수 이경재를 선택했다. 포수에서 전향한 이경재는 올해 급성장하며 최고구속 147km/h를 기록한 성장 가능성이 풍부한 선수. SK는 2라운드에서는 경남대 에이스 이석재를, 3라운드에서는 화순고 좌완투수 김정빈을, 8라운드에서 세계사이버대 좌완 성양민을 선택해 지난해에 이어 투수력 강화에 주력했다. SK는 7라운드부터 9라운드까지는 2년제 대학 선수들을 선발해 아마야구 구석구석을 살피는 스카우트 실력을 과시했고, 9개 구단 중 유일하게 상무 소속 선수(김경근)를 호명해 '패자부활전'의 기회도 제공했다.

지난해 우승팀 삼성은 1라운드 8순위 지명권을 행사했다. 여기서 삼성은 강승호와 함께 유격수 최대어로 꼽히는 정현(부산고)을 선택했다. 2라운드 역시 3루수-유격수-2루수가 모두 가능한 발빠른 타자 김영환(신일고)을 선택. 이는 삼성 1, 2군에 내야 센터라인 유망주가 거의 없는 팀 상황을 감안한 선택이다. 그 외에도 강속구의 사이드암 박재근(부산공고), 외야수 송준석(장충고), 포수 이흥련(홍익대) 등 필요한 포지션을 고루 선발했다. 퓨처스팀 선수 자원이 두터운 팀의 특성상 즉시전력감보다는 장기 육성 가능한 유망주를 중점적으로 뽑은 것이 눈에 띈다.

한편 NC는 1라운드 9번째와 2라운드 1번 지명권 역시 투수에 할애하며 투수력 보강을 우선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1라운드 9번으로는 완투능력이 좋은 우완 장현식(서울고)을, 2라운드 1번으로는 대졸 좌완 손정욱(경희대)을 선택했고 2라운드 뒤 특별지명권 첫 번째도 사이드암 투수 윤강민(인하대)를 선택했다. 처음 다섯 장의 지명권을 전부 투수에게 쏟아부은 것이다. 이후 NC는 특별지명에서 발빠른 야수 김정수(원광대)와 박으뜸(경남대)를 선택했고, 좌완 상위권으로 거론되던 임정호(성균관대)를 3라운드에 뽑는 의외의 소득도 거뒀다. 2라운드까지는 투수를 투구 유형별로 선발한 뒤, 3라운드부터는 다양한 포지션을 고루 발탁한 것이 눈에 띈다. 또 경남대 선수를 두 명 지명하는 등 지역적인 배려도 빼놓지 않았다.

NC 스카우트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신인지명도 매우 만족스럽다"며 "뽑고 싶었던 선수들을 차례대로 고루 지명할 수 있었고 우리 차례까지 오지 않을 줄 알았던 선수들도 선발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NC는 이날도 지명된 선수들에게 경기용 유니폼이 아닌 드래프트용으로 따로 제작된 유니폼을 입힌 뒤 기념 촬영을 하는 등 신생팀다운 톡톡 튀는 모습을 보여줬다. "앞으로 매년 드래프트 때마다 별도의 유니폼을 제작해 선보일 예정"이라는 NC 홍보 관계자의 귀띔이다.

한편 올해 드래프트에서는 예년과는 달리 9개 구단이 모두 10라운드 마지막까지 지명권을 빠짐없이 행사했다. 이에 따라 드래프트 대상자 총 675명 중 95명이 프로의 선택을 받아 14%의 높은 취업률을 기록했다. 세계청소년대회에 참가하는 대표팀 3학년 중에서는 최윤혁(중앙고)을 제외한 전원이 프로의 부름을 받았고, 드래프트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받던 2년제 대학과 상무에서도 다수의 지명자를 배출했다. '흉작'으로 예상했던 이번 드래프트가 그 어느 때보다도 성공적이고 모범적이었다고 할 수 있는 이유다.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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