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천국'을 만든다는데…늦기 전에 외치자"

1년에 채 2000만 원도 안 되는 연봉을 받아 한 가정이 의식주를 해결함은 물론이요, 자녀들의 교육까지 책임져야 하는 현실에 놓여 있는 이들이 바로 이 땅의 노동자 민중이며 학부모이다.

그러나 저들은 경제위기이니, 공황이니 하면서 우리에게 더욱 더 물러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랑봉투 한 장 때문에 젊은 청춘을 다 받쳐 일을 했던 회사에서 길거리로 내 몰리고 있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 5개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한 맺힌 원혼 그대로 차디찬 영안실에 누워 계신 용산의 다섯 분의 우리네 이웃들….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러한 노동자 민중의 뻔한 삶의 조건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권은 경쟁과 대립으로, '가진 자'만을 위한 교육 정책을 통해 사회와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공교육을 피폐하게 하고 있다. 노동자 민중의 삶을 더욱 더 나락으로 내모는 것이다.

대학이 서열화 되고 있는 한국 교육 현실에서 대학 당국에 입시전형에 대한 권한을 부여하고, 이도 모자라 입학전형관 제도를 도입하여 대학 당국의 입맛에 맞는 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합법적 권한까지 부여한다고 한다.

미래형 교육과정을 통해 그나마 사회와 국가가 고등학교 1학년까지 책임지던 10년의 교육과정을 9년으로 줄여 고교 3년을 '자율화'라는 이름으로 포기를 선언하고 있으며, 100개의 사학재단에 자율형 사립고라는 이름의 대학 입시기관을 만들어 주고 있다.

국가 지원 대신 사학재단 출현금과 학생들의 등록금만으로 자율형 사립고를 운영한다고 하는데 최소 현재의 일반고 수준에서 자율형 사립고를 운영한다고 하면 학생들이 부담해야 하는 등록금의 액수가 1년에 1100만 원이 훌쩍 넘어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경제 공황에 대한 책임을 노동자 민중에게 전가하고 있는 이명박 정권은 결국 자율형 사립고 신설을 통해 자녀들을 교육시켜야겠다는 소박한 이땅 모든 학부모들의 바람조차 저버리고 있는 상황이다.

자율형 사립고 신설은 고교 평준화 해체, 고교 입시제도 부활로 이어져 초중등 입시 경쟁이 부활할 것이다. 또 자사고 학생과 학부모는 고교 3년 동안 최소 등록금만 4000만 원에 육박하는 교육비를 부담하고 4000만 원에 가까운 고등학교 등록금을 부담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이유다. 결국 자사고는 대한민국을 '가진 자들의 천국'으로 만드는 교육의 불평등만을 낳을 뿐이다.

전국의 학부모를 대신하여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는 현재 이명박식의 미친 교육 정책에 결사 반대하며 아름다운 인격체의 공동체인 사회와 국가가 책임져야 할 공적 교육을 만들어가기 위한 첫 출발로 자율형 사립고 반대를 목 터지게 외친다. 자율형 사립고 반대는 결국 '가진 자, 덜 가진 자'로 나뉘어 가진 자들만을 위한 교육을 다수의 덜 가진자를 위한 당당한 교육제도로 바꿔내는 우리의 소중한 희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