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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근혜' 국정원, 박정희 때로 회귀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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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이명박근혜' 국정원, 박정희 때로 회귀한 까닭은…" [긴급 인터뷰] 안병욱 전 국정원 과거사위 민간위원 <1>
국정원이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댓글을 활용한 정치 개입의 실체가 드러나며 궁지에 몰린 국정원은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을 기습 공개하며 한국 사회를 격랑 속으로 몰아넣었다.

국가를 대표하는 정보 기관으로서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근래 국정원의 모습을 보며 그 전신인 중앙정보부(중정)와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를 떠올리는 이들도 늘고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중정과 안기부는 '국가 위의 국가'로 군림하며 음습한 정치 공작을 일삼은 한국 현대사의 대표적인 '악령'들이다. 국정원 제자리 찾기를 위한 공론화가 필요한 이유다.

<프레시안>이 안병욱 가톨릭대 교수를 찾은 것도 이 때문이다. 안 교수는 과거사 진상 규명 전문가로서 '국가정보원 과거 사건 진실 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국정원 과거사위, 2004-2007년) 민간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안 교수는 국정원이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박정희·전두환 때 모습으로 돌아갔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퇴행을 막기 위한 "안전판"이 과거사 진상 규명 작업을 통해 만들어지길 바랐지만, 국정원은 환골탈태하지 못하고 다시 "정치 도구"로 전락했다는 말이다.

안 교수는 "과거사 정리를 통해 국정원의 위상을 바로잡겠다는 것은 미봉책에 지나지 않았다는 회한이 든다"며, 근본적인 조직 개편을 비롯해 국정원을 바로잡을 방안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는 6월 27일 안 교수 연구실에서 이뤄졌다. <프레시안>은 안 교수 인터뷰를 2차례로 나눠 게재한다. 다음은 인터뷰 앞부분이다. <편집자>

국정원이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프레시안 : 국정원이 연이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국정원 과거사위 활동을 한 당사자로서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안병욱 : 지금 생각하면, 과거사 정리를 통해 국정원의 위상을 바로잡겠다는 것은 미봉책에 지나지 않았다는 회한이 든다.

프레시안 : 국정원 과거사위는 어떤 계기로 만들어졌나.

안병욱 : 노무현 정부 시절, 지난날 불법적이고 자의적이고 정권 안보적인 측면에서 활동했던 권력 기관들이 더 이상 '미래의 과거사'를 만들지 않도록 하는 일에 역점을 뒀다. 대표적으로 국정원, 경찰, 군대 등에서 인권을 침해하거나 정치에 개입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했다.

제도 개혁을 해야 하는 문제인데, 사실상 당시 정치 지형상 집권 여당의 힘으로 그걸 할 수 있는 힘이 없었다. 탄핵 사태를 겪은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이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이 어느 정도일까에 대해 감안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나온 것 중 하나가 과거사 정리라는 측면으로 예방책을 강구하는 것이었다.

국정원 과거사위 활동의 배경도 그것이다. 지난날의 잘못을 스스로 조사해서 반성하라는 것이었다. 1961년 (국정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중정)가 만들어진 후 사회로부터 지적을 당하고 비판받은 것들의 진실을 스스로, 철저히 규명해 국민에게 밝히고, 두 번 다시 그런 일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라는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반성하고 잘못했다고 하게 되면, 그다음 번에 똑같은 일을 또 하기는 쉽지 않지 않나.

프레시안 :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안병욱 : 2004년, 국정원으로부터 제안을 받았다. 이 제안에 시민사회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놓고 여러 차례 논의했다. 국정원이 자신들의 잘못을 털겠다고 했을 때, 액면 그대로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 이전까지 정보부, 국정원에 대한 불신이 워낙 심했기 때문이다. 국정원에서 무슨 얘기를 해도, '또 술수를 부리는 것 아닌가' 하는 반응을 보이는 게 일반적이었다.

논의 결과, 일단은 진정성이 있다고 봤다. 당시 국정원장이 다른 사람도 아닌 재야 민주화 운동을 꾸준히 했던 고영구 변호사였다. 원장의 인품, 대통령의 의지 등을 볼 때 (제안을)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위원회의 형식적인 틀은 국정원이 제시했다. 하지만 내용에 대해서는 거의 전적으로 시민사회의 요청을 국정원이 수용했다. 위원회의 인원이 15명이었는데, 국정원의 기조실장과 주요 국장 등 5명이 위원으로 참석했다. 국정원의 주요 간부가 사실상 다 들어온 셈이었다.

나머지 10명이 시민사회 인사였다. (시민사회 측) 민간위원 선임에 대해 국정원 측이 누구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개중엔 평상시 같으면 국정원에서 동의하기 어려운 사람이 있었음에도 그랬다. 그만큼 당시 국정원 측의 상황은 절박했다.

▲ 안병욱 교수. ⓒ프레시안(최형락)

"안전판 만들길 바랐는데…회한이 든다"

프레시안 : 국정원의 상황이 절박했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안병욱 : (국정원의) 업보가 너무나 컸다. 최소한의 민주 개혁을 한다면, 국정원을 전면 재편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국정원으로선) 조직의 위상 자체를 크게 바꾸지 않는 상태에서 존속하려면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타협적으로 나온 것이 과거에 대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반성하고, 그 결과를 가지고 신뢰를 얻어보자는 것이었다. (이런 점에서) 방법은 국정원 과거사(규명)이지만, 그 사람들에겐 조직의 존폐 문제가 걸려 있던 셈이다.

따라서 국정원의 과거사 청산에 대한 의지는, 지금 생각해도, 추호도 의심할 바 없이 명확했다. 그런 신뢰나 의지가 확인됐기 때문에 우리가 들어가서 일했던 것이다. 일하는 동안 국정원 측의 협조가 100퍼센트 만족스러웠다고 할 수는 없지만, 국정원 간부들은 나름대로 최선의 협조를 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과거에 인권 침해 수사를 했던 수사 최고 책임자나 그에 관계했던 사람들이 허심탄회하게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그것과 관련해 남아 있는 자료 열람을 그쪽에서 허가했다.

시민사회 쪽 위원들의 생각은 안전판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국정원 자체를 개편하기 위한 작업을 할 수 있는 권한은 우리에게 없었다. (그런데) 조직을 개편하지 않는 한 훗날 국정원이 어떤 유혹이나 압력, 정치권의 부당한 지시를 받았을 때 다시 옛날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은가. 그에 대한 안전판을 고민했다. 제도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일 빼고 과거사 정리라는 틀 내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그 시점에서 최대 효과를 낼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우리가 생각해낸 건, 현재 국정원에 관계하고 있는 직원들이 과거의 잘못을 부끄럽게 생각하게 하자는 것이었다. 직원들이 상식에 입각해 국정원의 왜곡을 막는 것이 적절한 방법이라고 봤다. 훗날 또 다른 비민주적 정권이 들어와서 국정원을 정치 도구로 활용하려 했을 때, 그것에 쉽게 응낙하지 못하도록 내부에서 막는 것을 기대했다.

그래서 (대체로) 국정원의 현재 직원과 상관이 없을 과거의 모든 것을 백일하에 드러낼 필요가 있었다. 그렇게 조사하고 그 각도에서 보고서를 작성했다. 물론 일부 고위 간부들이 과거에 관여했던 사건도 있었다.

프레시안 : 독재를 거친 국가는 많지만, 한국처럼 국가 정보 기관이 자신들과 관련된 과거 사건의 진상을 시민사회와 함께 규명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 점에서도 국정원 과거사위 작업은 의미가 크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안전판이 제대로 만들어진 것 같진 않다. 과거사위 활동이 마무리된 지 10년도 되지 않았는데, 국정원은 그때의 다짐을 잊은 모습이다.

안병욱 : 10년은 고사하고, 이명박 정권 들어오고 나서 몇 달 사이에 휴지 조각이 돼 버렸다.

역사학자 안병욱의 조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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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과거사위의 기억

프레시안 : 국정원이 전신인 중정·안기부 때 모습으로 돌아갔다는 말도 나온다. 과거사위를 만들 때 국정원 측의 청산 의지가 명확했다고 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된 것일까.

안병욱 : 당시 조사 과정에서도 선배들로부터 어떤 직접적인 압력을 받아서 우리에게 반발하거나, 과거의 인습에 완전히 젖은 (일부)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반발하는 경우가 있었다. 조사 활동에 대해 여러 가지 문제를 제기하며 직접적으로 저항하는 일도 있었다. 이 때문에 내가 몇 차례, 관련 직원들과 격론을 벌이기도 했다. 그 당시 고영구 국정원장, (그 후임인) 김만복 국정원장을 비롯한 몇몇 사람의 적극적인 (과거 청산) 의지에 국정원 측이 모두 순응했던 건 결코 아니다. 내부적으로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들의 비율이 더 높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정원의 퇴행을 보며 든 생각은) 국정원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두 가지 전제만 있으면 된다(는 것이다). 하나는 정치 개입이나 왜곡된 정보 활동을 차단하기 위해 국정원 조직을 근본적으로 개편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국민들의 의식이다. 국민들이 선진적인 의식을 가지고 있으면, 일각에서 부정한 생각을 하더라도 사회 전체적으로 통제하고 정화할 수 있다. 이 두 가지가 다 되거나, (적어도) 둘 중 하나만 되더라도 국정원이 부당하게 정치에 개입할 수 없을 것이다. 현재는 이 두 가지가 다 부정적으로 국정원을 오도하고 있다.

프레시안 : 두 번째 전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줬으면 한다.

안병욱 : 지금 국정원에서 엄청난, 용납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도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여론의 일부 층은 보수 언론을 내세워 여전히 왜곡된 정보, 주장, 평가를 통해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 또 (일부) 국민은 거기에 편승하고 있다. 이런 속에서는, 노무현 정부 때 (과거사를 정리하는 대신) 국정원 제도를 개편했더라도 다시 옛날로 돌아갈 수 있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국민의 성숙한 민주 의식 혹은 인권 의식 문제가 기본적으로는 우리 사회에서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이런 것의 전반적인 배경 중 하나다.

이것과 맞물리는 사항이 있다. 진보적이고 민주적인 정권은 사회가 민주화될수록 기반이 튼튼해진다. 진보적이고 민주적인 국민 의식에 바탕을 두고 자신들의 기반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 정권을 살펴보면, 사회가 민주화될수록 기반이 취약해지는 구조다. 기득권 자체가 훼손된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때에 따라 검찰로, 또는 국정원 같은 과거 회귀적인 기관을 통해 자신들의 정치 기반을 유지하려 하는 것이다. 국정원을 활용하는 걸 배제하고 검찰을 완전히 독립시킨다면, 새누리당 정권이 얼마나 유지될 수 있겠나. 그게 오늘날 일어나고 있는 파행의 기본적인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정원 권력이 어디서 나오나. 적어도 법적으로는 정치 개입을 할 수 없게 돼 있다. 그런데 예전엔 관행처럼 중요한 일이 있을 때 (청와대에서) 국정원장을 불러다 보고받으면서 힘을 실어주고, 그러면 (국정원장이) 대통령에게 잘 보이고 그 입맛에 맞추기 위해 (국정원) 안에 들어가서 부당한 지시를 하고, 그 안에 있는 권력 지향적이거나 기회주의적인 사람들이 그것에 맞춰 정치에 개입하거나 사찰했다.

(그와 달리) 노무현 정부는 국정원의 대통령 주례 대면 보고를 폐지했다. '그렇게 하면 국정원이 달라지지 않겠는가' 했던 건데, 지금 생각해보면 노 대통령이 그걸 통해 정당한 권력 행사를 했을지는 모르지만 차기에 비민주적 정권이 들어섰을 때까지를 예방하지는 못했다. 아쉬움이 남는다.

그런 식으로 해서 노무현 정부 때 국정원 개혁을 못 했다. 검찰 개혁도 제대로 안됐다. (보수) 언론은 살아남기 위해 더 단말마적인 행동을 하게 됐다. 그것들이 새누리당 정부로 이어지면서 데자뷔 즉 옛날 유신 때, 전두환 때의 정치 행태들이 스멀스멀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은 이미 10년 동안 '민주 정부'를 경험했다. 따라서 국정원을 비롯한 권력 기관이 권력을 마음대로 행사하던 과거로 (사회를) 되돌리기는 어려울 거라고 본다.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로 벌써 후폭풍을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지 않았나.


"국정원, 박정희·전두환 때로 회귀했다"

프레시안 : 국정원이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박정희·전두환 때 모습으로 회귀했지만, 우리 사회와 국민의 전체적인 수준이 그와 마찬가지로 회귀한 건 아니라는 뜻인가?

안병욱 : 그렇다. 모든 국민의 전체적인 중심이 성숙한 의식을 가지는 데까지는 아직 기대한 만큼 이루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유신이나 5공 때의 탄압받고 시달려 체념하는 듯했던 그런 국민은 현재 절대 아니다.

프레시안 : 앞에서 국정원을 바로잡기 위한 두 가지 전제를 이야기했다. 그와 함께, 권력자의 의지도 매우 중요해 보인다.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파문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이 보인 태도, 어떻게 평가하나.

안병욱 : 일부 언론에서 '권영세 주중 대사나 김무성 의원이 대화록을 봤다면 박근혜 캠프의 의사 결정 구조상 박근혜 당시 대통령 후보도 대화록 내용을 공유했을 것'이라는 내용으로 보도한 것을 봤다. 그 판단이 맞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국정원의 이번 문서 공개가 국기를 문란하게 하는 대단히 위험한 일이라고 많은 이들이 주장하는 것과 달리, 대부분의 새누리당 당직자들이나 청와대의 고위층은 그렇게 생각하는 윤리적 기준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사람들에게는 심각한 문제가 아닌 것 같다. 대화록을 공개해 그것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자신들이 직면한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한다면, 그들의 가치 기준으로는 거리낌 없이 그렇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화록을) 갑자기, 돌출적으로 공개한 것이라면 '우리가 손을 쓸 수 없었다'고 변명이라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작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정문헌 의원이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한 후 벌써 반년 넘게 흘렀다. 정상적 사고를 한다면, 이것(대화록 공개)이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파장을 일으킬 것인지를 충분히 판단할 수 있다. 그런데 저들의 행태를 보면, 멧돼지처럼 저돌적으로 달려가는 것 이외에 이성적인 분별력은 찾아볼 수 없다. 저들의 속마음을 우리 식으로 생각해서 저돌적이라고 했지만, 사실 저 사람들은 수미일관하게 정치적 선택을 한 것이다.

이 시대를 역사적으로 검토하면, (그러니까) 한국 사회를 어떤 부류의 인간들에게 맡겨놓고 우리가 일상생활을 했는가를 생각해보면 한심하다 못해 창피하다는 생각이 든다.

▲ 국정원의 정치 개입을 규탄하는 시민들. ⓒ프레시안(최형락)

쓴웃음 부르는 국정원의 '다짐'…"이명박·박근혜 뜻에 따라 하수 기관으로"

프레시안 : 2007년 국정원 과거사위가 활동을 마무리하며 발간한 보고서 <과거와 대화, 미래의 성찰>에 이런 문구가 있다. "이제 국정원이 과거의 권력 기관으로 회귀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1권 321쪽) 요즘 국정원의 행태도 행태려니와, 이 문구를 '국민과 함께 미래를 열어가는 국정원 측의 다짐'이란 장에서 보니 쓴웃음이 나왔다.

자신들이 공개적으로 한 '다짐'을 무색하게 하며 국정원이 정쟁의 한가운데로 뛰어들었다. 이를 두고, 국정원의 돌발적인 단독 행동이라기보다는 국정원과 새누리당, 청와대의 합작품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안병욱 : 국정원을 움직이는 건 원장과 고위 간부들이다. 국정원이 한국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대통령의) 통치 철학이 있다면, 그 일을 적절히 해낼 수 있는 사람을 국정원장 및 국정원의 주요 간부로 임명해야 한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부터 지금까지 대통령의 심복 혹은 그 의중을 받들어 대통령 자신에게 필요한 일을 가장 잘해줄 수 있는 사람을 뽑아 국정원 책임자로 보냈다. 한 나라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국정원의 역할이나, 국제화한 속에서 다른 나라들의 동향이나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등에 대해 인식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오직 1960-1970년대(의 중정) 혹은 (1980년대) 안기부의 모습을 회상해, 국정원을 어떻게 재판(再版) 정보부, 재판 안기부로 만들 것인가만 생각하는 사람들을 골라 (국정원으로) 보냈다.

(그러면) 그 사람들은 그것을 위해 사력을 다했다. 그러니까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의 뜻에 따라 국정원을 하수 기관으로, 정치 도구로 끌어낸 것이다. 이명박 정부 때 국정원장이 했던 행태나, (임명된 지) 아직 얼마 되지도 않았음에도 (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하는 과정에서 현 국정원장이 보인 모습에서 (그런 점이) 드러났다.

과거사위 활동을 한 우리의 생각은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 정치권과 상관없는 국정원의 내부 직원들이 그렇게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사람들에게 제동을 걸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그게 아직은 기대한 만큼 되지 않고 있다.

*인터뷰 2편이 곧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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