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의 정치·경제적 부상은 그야말로 눈이 부실 정도다. 중국은 더 이상 '죽의 장막'이 아니라 세계 체계의 주요한 구성물이자 변화의 주요 요인(China Factor)이 되고 있다. 중국산 제품뿐만 아니라 1억 명에 육박하는 중국인 해외여행객이 세계의 곳곳을 휩쓸고, 중국은 '세계의 시장'으로서 세계의 자본과 인력을 끌어들이고 있다. 중국은 그 자체로 가장 핫한 키워드 중 하나가 되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중국은 세계 경제를 회복시킬 '구원투수'로 비치기까지 한다.
현 중국 체제의 지속 가능성이 주요한 이슈가 되는 가운데 조금은 일반적인 질문을 던져볼 수 있겠다. 국가와 전체 경제가 이만큼이나 성장하는 와중에 과연 국민들과 사회는 얼마나 발전했는가? 그 성장의 과실은 국민에게 어떻게 분배되고 있는가? 중국 사회 내에서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임과 동시에, 우리 사회와도 충분히 유비될 수 있는 질문이다.
논란의 핵심에는 '농민공'(農民工)이라 불리는 집단이 있다. 이미 많은 사람이 중국 농민공이란 용어를 적어도 한두 번 이상 들어봤을 게다. 대중 매체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종종 언론에서 농민공을 주제로 한 특집을 내보내기도 한다.
사실 엄청난 수의 인구를 먹여 살리고 관리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중국 통치의 핵심이었고, 기근과 전란 등으로 고향과 토지로부터 분리되어 떠도는 유민(流民)들의 증가는 곧 혼란의 징표였다. 사회주의 시기 또한 마찬가지였다. 도시-농촌의 이원 구조 하에서 농촌에서 도시로 자유롭게 이동하는 것은 엄격히 제한되었다. 이주를 통제해온 역사는 곧 자유로운 인구 이동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시선으로 남았다. 개혁 개방 초기 대량의 농민공들이 도시로 진입하는 모습은 '맹류'(盲流)로 표현되었는데, 합리적인 판단 없이 자신의 이익만을 따라 맹목적으로 몰려든다는 부정적 시선을 반영하는 것이었다. 개혁 개방 이래 수많은 농민공들이 자신의 노동력을 염가로 제공하면서 각종 위험을 무릅쓰고 경제 성장과 도시 개발에 매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에 대한 제도적·사회적 차별과 배제는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도시 주민들에게 농민공들은 여전히 낯선 자들이며 이방인이고, 마치 '2등 국민'처럼 보이기도 한다. 결국 농민공은 개혁 개방 이후 발전의 원동력이자 핵심 주체이지만, 성장의 과실을 온전히 향유하지 못하는 주변적 존재일 따름이다.
그간 이러한 농민공 문제를 종합적으로, 대중에게나 학계에나 모두 통용 가능한 수준에서 소개한 서적은 찾기 어려웠다. 물론 <중국 농민공과 국가-사회관계>(이민자, 나남출판, 2001), <중국 호구 제도와 인구 이동>(이민자, 폴리테이아, 2007)이 농민공 문제를 경제 발전 전략 및 호구 제도와 연관 하에서 다룬 바 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이후 농민공 문제는 중국 정부와 중국 사회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으면서 빠르게 변화하고 있었기에, 농민공 문제를 종합적이고 대중적으로 풀어 설명할 책이 필요했다. 이번에 소개할 얀샨핑의 <중국의 도시화와 농민공 : 1억3000만 인구의 대이동>(한울아카데미, 2014년 7월 펴냄)은 바로 이러한 기갈 속에서 나왔기에 더욱 반갑다.
본 책은 중국 농민의 이동과 농민공 문제에 대해 실증적 데이터를 통해서 소개하고 탐구하고 있다는 커다란 장점을 갖는다. 더구나 20세기 전반기의 중화민국 시기 이래의 역사적 관점에서 다루기 시작하여 현재적 문제점까지를 일목요연하게 소개한다는 점에서, 일본 내 중국학 연구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중국 경제 성장 이끈 핵심 동력 농민공, 현실은 '2등 국민'
가장 큰 문제는 도시로 인구 이동을 제한하고 도시(단위, 單位)와 농촌(인민공사, 人民公社)을 분리하는 이원 체제의 유산과 그 핵심 제도로서 호구(戶口) 제도이다. 개혁 개방 이전 사회주의 중공업 발전 전략에 따라 도시와 농촌의 이원 체제가 확립되었고, 집체화된 농촌은 식량 생산, 과잉 잉여 노동력의 흡수, 자립·자조적인 운영과 발전 등의 사회경제적 기능을 수행해 왔다. 물론 이를 중국 정부의 정책과 자원 분배가 '도시 편향적'이며, '농촌 잉여의 수탈'과 '도시 지역으로 인구 집중 없는 산업화'라고 평가할 수도 있다.
더 주목할 만한 점은, 상이한 내적 논리와 사회경제적 결과 속에서 도농 간 이동을 엄격히 금지한 도시-농촌의 이원 분리 체제가 1950년대 중·후반부터 현재까지도 상당 부분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즉 "도시와 농촌의 분할, 한 국가 두 정책"의 불균형 발전이 체계화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농촌에서 농업을 주로 하는 농민과 도시에서 비농업(非農業)에 종사하는 노동자는 곧 종사하는 산업, 신분, 거주지가 엄격히 분리되고 이는 호구 제도를 통해서 관리되어 왔다. 개혁 개방 이후 도시-농촌 간 격차의 확대와 농촌 인구의 대규모 도시 이동이 있어 왔지만 호구 제도는 근본적으로 변화하지 않았기에, 도시에서 거주하며 일하는 농촌 호적의 노동자(농민공)들은 도시 공공재와 사회 서비스에 대한 접근에서 상당한 차별을 받게 되었다.
우선 농민공 수에 대해서 살펴보자. 농민공 수에 대해서 책에는 1억3000만 명으로 나오지만, 중국 국가통계국의 자료에 따르면 2013년 현재 전체 농민공 수는 2억6894만 명에 이른다. 여기에는 농민공 개념에 대한 다소간의 혼란이 반영되어 있다. 농민공이란 말 그대로 '호적상 농민 신분이면서 주로 농업이 아닌 일에 종사하는 자'를 일컫는 말이다. 1958년 '호구 등기 조례'(책에는 '호적 등기 조례'로 되어 있지만 정확하게는 '호구 등기 조례'이다)로 도시-농촌을 격리하는 이원 구조가 형성되어 기본적으로 농촌에서 도시로 인구 이동은 엄격하게 제한되어 왔다. 개혁 개방 이후 이러한 제한이 완화되면서 많은 수의 농촌 잉여 노동력이 도시 등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였다.
좁은 의미의 농민공(외출농민공, 外出農民工)은 자신의 본 향·진(鄕鎭) 지역 이외의 도시 지역에서 비농업 활동에 6개월 이상 종사한 인원('이토우이향', 離土又離鄕)을 지칭하며, 넓은 의미의 농민공은 본 향·진(鄕鎭) 지역 내에서 비농업 활동에 6개월 이상 종사한 농촌 노동력('이토불이향', 離土不離鄕 : 즉 본지농민공, 本地農民工)까지 포괄한다. 즉 책에 나온 1억3000만 명은 2007년 현재 좁은 의미의 농민공을 의미하며, 2013년 현재 그 수는 1억6610만 명에 이른다.
다음으로 농민공들은 어떻게 이동하고 있는가? 개혁 개방 초기 같은 지역 내에서 이농(離農)이 이루어졌다면, 이후 점차 다른 지역의 도시로 이주하는 것이 더 증가하고 있다. 또한 중국 중·서부가 농민공의 유출지, 동부가 농민공의 유입지라는 구도는 변함이 없다. 본 책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인구 이동의 측면은 더욱 복잡하다. 중국 정부가 종합적·대대적인 조사를 통해 2006년 발간한 <중국농민공조사연구보고>(中國農民工調硏報告)에 따르면, 핵심적인 유입지는 베이징, 상하이, 광둥 등 빠르게 발전해온 동남 연해 지역이었고 임금 및 복지 혜택, 작업 환경 등에 따라서 지역 간, 직장 간 인구 이동 또한 매우 빈번하게 이루어졌다. 농민공들의 평균 근속 연수는 약 4년이며 특히 음력 설(春節)을 전후로 많은 수의 농민공들은 고향으로 돌아갔다가 원 직장으로 복귀하지 않은 채 다른 직장으로 이동하곤 한다. 아울러 농민공들은 가공 제조업, 건설업, 서비스업 등 3D 업종의 과반수를 차지하며, 이미 도시 취업 인원의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
도시 경제 발전에 필요한 염가의 노동력을 제공해온 농민공들은 저임금과 임금 체불, 취업 기회의 차별 등 취업 시장 문제뿐만 아니라, 거주 및 생활의 낙후성, 사회보험 및 자녀 교육에서 겪는 차별, 노조, 의회 등 정치적 대변의 미비 등 도시에서 수많은 문제들을 안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도시-농촌 이원 체제 하에서 농민공의 도시 거주가 일시적이란 가정 하에 양산되었다. '이농 - 도시에서 취업과 소득(그리고 고향 집으로 송금) - 귀향과 창업'이란 논리적 도식 하에서 농민공들은 도시-농촌 간 소득 격차를 보전하고 도시화의 문물을 농촌으로 이전하는 전달 벨트로서 도시와 농촌 발전에 모두 이바지한 주요한 주체였다.
그러나 문제는 최근 이러한 논리적 도식이 해체되고 도시 장기 거주를 희망하는 수가 점점 늘어간다는 점이다. 책에서는 다루어지지 않았지만 도시 거주를 희망하는 '신세대 농민공'(新生代農民工)의 등장은 가장 중요한 현상이다. 부모 세대와 달리 이들은 농촌보다는 도시 생활이 익숙하며, 호적만 농촌일 뿐 실제 태어나고 자란 곳은 도시인 경우 또한 상당수다. 더구나 이들은 부모 세대보다 물질적 소비 생활에 익숙하며 권리 의식 또한 강한 편이다. 최근 노동 현장에서 일어나는 파업 등 사회적 소요뿐만 아니라 농민공 부족 현상, 치안 및 사회 관리 등 농민공 문제의 핵심에는 바로 이러한 신세대 농민공들이 있다.
신세대 농민공의 등장과 시진핑의 '신형도시화' 정책
농민공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2000년대 들어 크게 증가하였다. 본 책에서는 이를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근년에 농민공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배경에는 두 가지 사실이 있다. 하나는 농민공이 계속 늘어나고 있고 그들이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오늘의 중국을 떠받치고 있다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취직, 실업, 의료, 연금 등 사회보장 면에서 농민공에 대한 제도적 차별이 개선되지 않고 있고 그것에 기인하여 연해 지역에서 노동력의 공급 부족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89쪽)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생각해보면, 농민공 문제는 도시화, 산업화, 현대화의 모순이 응집되어 있는 문제로 개혁 개방 이후 포스트 사회주의 체제 전환의 핵심 문제들이 다 여기에 걸리게 된다. 동남 연해 지역이 먼저 발전하게 되면서 동남 연해 지역의 도시 주민들은 발전의 성과를 먼저(또는 독점적으로) 향유한 '1등 국민'이 되었고, 농민과 농민공들은 각종 위험을 무릅쓰고 고된 노동을 통해서야 그 성과를 조금이나마 공유할 수 있는 '2등 국민'이 되었다. 중국 전체적인 면에서는 똑같은 '공민'(公民)이지만, 농민공은 도시에서는 마치 우리 사회의 이주노동자처럼 각종 차별과 위험을 도맡은 '2등 국민'으로서 존재한다.
중국 정부는 2000년대 중반 이후 농촌과 농민공 문제를 핵심적인 문제로 간주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중·서부 내륙 지방에 대한 대규모 정부 투자와 노동 및 사회보장 제도의 개편, 지방 정부의 일부 유인책 및 잠정적인 정책적 조정을 통해 농민공 문제는 과거에 비해 상당히 개선되어 왔다. 이는 곧 '농민공의 시민화'로 일컬어지고 있는데, 큰 틀에서 보면 이중적 의미를 갖는다. 하나는 도시 주민으로서 '시민화'이며, 다른 하나는 도시-농촌 주민을 넘어 일원적인 '시민' 만들기로서 '시민화'이다. 특히 시진핑 정부 들어 추진하고 있는 '신형도시화'(新型城鎭化) 정책은 '농민공의 시민화'를 정책의 핵심으로 삼아서 더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는 내수 안정 및 소비 진작 정책과 더불어 '농민공'의 상당수를 체제 안정에 중요한 중소 도시의 중산층으로 만들려는 기획 또한 깔려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이 실제 효과를 거두려면 여러 장벽을 넘어서야 한다. 도시 주민으로 제도적 편입을 하려면 기존 주민들의 반발, 실질적인 차별의 개선, 도시민으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재정상의 부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문제는 농민에서 도시민으로 전환하는 것을 농민공들이 꼭 원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일부 조사에 따르면, 20.4퍼센트의 절강 지역 농민공이 도시 호적을 취득하기를 희망하지만, 40.3퍼센트의 농민공은 비농 호구로 전환하는 것을 고려치 않았다. 그 최대 이유는 농촌에 보류된 토지 문제였다. 토지 유전(流轉) 제도가 필요함에도 항상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은 이 때문이다(중국에서 농촌 토지의 소유권은 집체가 가지며 개인은 그 경영권과 사용권을 가지는데, 개인의 토지에 대한 권리를 양도하는 제도를 토지 유전 제도라 지칭한다).
아울러 시민화에 필요한 도시 정부의 재정 문제는 장기적으로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문제이다. 2013년 <도시청서>(城市藍皮書)의 조사 연구에 따르면, 농민을 시민으로 만드는 데 필요한 비용은 1인당 평균 13.1만 위안이었다 3억9000만 명의 농민이 시민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계산할 경우, 총금액은 51조 위안으로 상당한 금액이 된다. 사회보장(1인당 4만1536위안), 교육(1인당 1만4180위안), 주택 보장(1인당 1만2011위안) 등을 합친 금액이 절반을 넘는다는 점에서 지방 정부의 재정적 능력 또한 관건이 될 것이다.
농민공과 노동 정치 : 신분적 차별에서 시장적 차별로
한편, 농민공이 중국 노동자의 과반수를 차지하면서 '노동 정치' 내에서 역할 또한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농민공의 상당수는 파견 노동 및 임시직에 종사하며 구조조정에 가장 취약한 노동자 집단이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상당수의 노동 문제에서 핵심 주체는 농민공이며, 작업 중단과 파업 등의 적극적 행동뿐만 아니라 더 좋은 조건을 찾아 회사를 떠나는 소극적 행동 또한 중요하다. 더구나 스마트폰 등을 통한 자체 조직화와 정보의 실시간 공유가 확장되는 가운데, 농민공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민간 조직 및 비정부기구(NGO) 등의 발전과 일부 지역 노조의 활동들은 농민공들이 노동자로서 주체화하는 데 일정 정도 기여하고 있다.
다른 한편, 지방 정부 차원에서도 지역의 경제 발전을 위해 노동력을 제공하며 일정 정도의 소비 능력을 지닌 농민공들의 존재가 주요하게 고려되어 가고 있다. 비록 '지속 가능한 경제 발전'을 위해 정치·사회적 안정이 필수적이라는 지방 발전주의(developmentalism) 측면에서 고려되기는 하지만, 이를 통해 농민공들은 지방 정부의 경제 발전 및 도시 발전 계획에서 하나의 범주로 고려되기 시작하였다.
농민공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도시의 낯선 자(stranger)이자 잠시 머물렀다 가는 존재에서, 도시의 건설과 발전에 필요한 상주인구(常住人口)로 점차 변화하고 있다. 과거 아무런 혜택 없이 임시 거주만을 허용했던 잠주증(暫住證)으로부터 일정 정도의 혜택을 부여하는 거주증(居住證)으로 변화하는 것은, 비록 호구 제도가 유지되고는 있지만 이를 보완할 만한 제도적 장치로서 기능한다. 다만 이미 시장화·상품화의 과정을 통해 농민공이 파견 및 계약직, 임시직 노동 시장으로 편입되어 간다는 점에서 볼 때, 이는 과거 신분적인 차별이 시장적인 차별로 연결되어가는 것으로도 파악될 수 있다.
확실히 중국 농민공 문제는 복잡다단하며, 그 문제의 해결 또한 쉽지 않다. 다만, 중국 사회 내에서 이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여러 움직임을 통해 중국 사회의 체제 전환과 그 변화를 읽어내기에 주요한 지표가 됨은 분명하다. 아울러 경제 발전과 사회 발전, 국가와 시민의 관계라는 차원에서 볼 때 중국 농민공 문제는 단지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를 다시 한 번 투영해볼 만한 사안이다.
나가며 : 본 책의 의의와 아쉬움
이 책은 이와나미 서점(岩波書店)이 '중국의 문제들'(中国的問題群) 시리즈로 2009년 기획·출판한 12권 중 하나이다. 중국의 역사와 현실을 통해 여러 문제를 짚어보고, 대중적인 수준에서 평이하게 해설하고, '기본서 안내'를 통해 관심 있는 독자들을 배려한 것은 참으로 본받을 만한 일이다. 더욱이 각종 통계 자료를 통해서 변화 양상을 추적하고 변화 요인들에 대한 설명을 덧붙임으로써, 더 정확하고 세밀하게 이해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는 점은 커다란 장점이다. 더구나 일본학계란 창을 통해서 본 중국 사회는 우리가 직접 볼 때와는 또 다른 시사점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다만 그만큼의 아쉬움 또한 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대중적이자 준학술적인 수준의 책인 만큼 각 용어에 대해 좀 더 상세한 부연 설명을 해주었다면 독자들이 이해하는 데 더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책의 역자는 중국과 관련해 여러 책을 번역하면서 주로 일본 내 중국 연구 성과들을 소개해오고 있는데, 그 경험을 살려 역자 해설을 덧붙였다면 더할 나위가 없었을 것이다. 아울러 일본어를 직접 번역하다 보니 몇 가지 중국어 표현에 대한 오류 및 일본식 표현의 차용 등이 조금 눈에 띈다. 중국에서 잘 쓰이지 않는 표현('출관노동', '솔가', '호적 등기 조례' 등)은 차라리 우리말로 번역하고, 중국어 발음도 현지어에 가깝게 표기(얀샨핑->옌샨핑, 귀저우->구이저우, 다공짜이->다공쯔)했다면, 주 독자층으로 예상되는 일반 독자나 중국 연구자들이 조금 더 편하게 읽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다.
이러한 사소한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농민공 문제에 관한 한 좋은 개괄서이다. 농민공 문제의 경우 시시각각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이슈인 만큼 최신 이슈까지 업데이트가 계속 이루어진다면 이 책의 의의는 더욱 오래 남을 것이다. 이는 한국의 관련 학계가 노력할 일이기도 하다. 중국 농민공 문제에 관심 있는 독자들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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