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의 모기업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과 해고자들의 만남이 14일 극적으로 성사됐지만, 해고자 복직과 관련한 진전된 해법은 나오지 않았다.
이날 오전 8시50분께 평택 칠괴동 쌍용차 공장에 도착한 마힌드라 회장은 오전 9시께부터 해고 노동자들과 대화를 시작했다.
평택공장 안 5층 접견실에서 약 20분 동안 진행된 면담엔 마힌드라 회장과 파완 코엔카 이사회 의장, 쌍용차 이유일 사장, 김규한 기업노조위원장이 참여했다. 해고자들 쪽에선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과 김정운 수석부지부장이 참석했다.
이에 앞서 해고자와 가족들은 이날 새벽부터 정문 밖에서 마힌드라 회장을 기다리며 '해고자들과 대화에 나서 달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들고 면담을 호소했다.
당초 예정에 없던 만남은 마힌드라 회장의 면담 수용으로 전격 이뤄졌지만, 해고자들의 기대와 달리 뚜렷한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구체적인 해법 얘기 못해…향후 이유일 사장과 대화할 것"
김득중 지부장은 면담이 끝난 뒤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갑작스럽게 마련된 자리인 만큼 큰 틀에서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 수준의 이야기가 오갔고,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하지 못했다"고 했다.
김 지부장은 "마힌드라 회장이 굴뚝 농성장과 해고자들의 상황을 잘 알고 있다면서, 현재 어려움은 있지만 장기적인 전망을 가지고 이 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보이겠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이에 김 지부장은 면담 자리에서 "신차 '티볼리'의 성공을 해고자들도 간절히 바라고 있으며, 회사가 장기적인 전망과 비전을 위해서라도 해고자 문제가 빠르게 해결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김 지부장은 "긴 시간을 돌아서 처음으로 마힌드라 회장을 만난 것인데, 구체적인 이야기가 없었기 때문에 첫 만남 이상의 의미를 두긴 힘들 것 같다"면서 "마힌드라 회장이 이후에 (해고자들이) 이유일 사장과 논의해 이 문제를 빠른 시간 안에 해결하자고 했고, 이후 회사와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쌍용차의 신차 '티볼리'의 출시와 맞물려 입국한 마힌드라 회장은 전날 열린 신차 설명회에서 "해고자 복직보다 회사의 수익 창출이 우선"이라며 해고자들의 즉각적인 복직에 부정적인 뜻을 피력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쌍용차, 해고자 이용해 '티볼리'만 팔겠다?)
회사 측의 강경한 입장 탓에 해고자들이 요구해온 대화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면담은 예고없이 갑작스럽게 성사됐다.
특히 트위터 애용자로 알려진 마힌드라 회장은 이날 70미터 굴뚝 위에서 농성을 진행 중인 이창근 노조 기획실장이 보낸 "대화하자(Let's talk)"라는 트위터 메시지에 "공장 안에 있다. 당신을 만나게 돼 반갑다(I am in the plant. I am happy to meet you.)"고 답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실장은 그가 입국한 지난 12일부터 해고자들과의 대화를 호소하는 수많은 트위터 메시지를 보냈지만, 답변이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로 33일째 굴뚝 농성을 진행 중인 이창근 기획실장과 김정욱 사무국장은 마힌드라 회장의 공장 방문에 맞춰 깔개 위에 청색 테이프로 'Let's Talk(대화합시다)'라고 쓴 피켓을 만들어 내걸기도 했다.
오후 1시 현재까지 마힌드라 회장과 굴뚝 농성자들과의 대화는 성사되지 않은 상태다. 마힌드라 회장은 이날 평택공장 방문 뒤 출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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