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 : 7종류 질병 걸린 정규직 vs. 하청 노동자 포함 더 많은 질병
먼저 보상 범위와 관련해, 가족대책위원회(이하 가대위)와 반올림은 간접 고용 노동자(파견, 협력업체)를 포함해 삼성전자 반도체와 LCD 공장에서 일한 적이 있는 중증질환자를 대상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직접 고용 노동자만 지원할 수 있다고 했다. 질병 종류에서도 세부적으로 삼자는 의견 차이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보상이 되는 질병 종류를 백혈병, 비호지킨림프종, 재생불량성빈혈, 다발성골수종, 골수이형성증후군 등 혈액 질환 5종과 삼성전자에서 산재가 승인된 바 있는 뇌종양, 유방암 2종 등 총 7종으로 제안했다. 여기에 가대위는 다른 피해 제보자들을 고려해 신경계암, 생식계암 등을 추가했고, 반올림은 모든 암과 희귀난치성질환 등 중증질환 및 생식 보건 문제를 포함해 요구했다. 보상 범위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사회 통념상 합리적인 수준'으로 보상하겠다고 했다. 반면 가대위와 반올림은 병원비 등 경제적 피해 보상, 직업병 문제를 제기한 피해자들의 산재 인정을 방해한 데 대한 보상, 심리적 보상 등을 세부 항목별로 나누어 요구했다. 퇴직 후 발병 기간으로는 삼성전자가 퇴직 후 10년 이내 발병, 20년 이내 퇴직자를 제시했다. 반면 가대위는 모든 재직자와 1년 이상 근무했던 퇴직자 중 12년 이내 발병한 사람을, 반올림은 3개월 이상 근무자이되 퇴직 이후 20년 이내 발병자를 제시했다.사과 : 포괄적인 개별 사과 vs. 구체적인 공개 사과
사과 방식이나 내용에 대해서도 세 단체는 이견을 보였다. 두 피해자 단체는 삼성전자가 직업병 발병, 직업병 문제로 싸운 피해자들에게 고통을 준 점 등에 책임이 있다는 구체적인 문구가 들어간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반면에 삼성전자는 '회사가 소홀했던 점과 안전한 근무환경을 만들겠다는 다짐' 등을 담은 사과문을 조정 마무리 시점에 피해자 개개인에게 개별 전달하는 방안을 내놨다.재발 방지 대책 : 자체 점검 강화 vs. 공정하고 투명한 외부 감사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해서 삼성전자는 △ 산업안전보건법상 각종 자료 보전 기간을 법정 기간의 2배로 늘릴 것 △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자체 감독 강화 △ 삼성 내 건강연구소 설립 △ 보건관리추진단을 통한 종합 진단 등을 제시했다.
반면 나머지 두 단체는 삼성전자가 '자체 안전 관리'를 해서는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한 신뢰를 담보할 수 없으므로, 피해 당사자들을 포함한 기구를 만들어 공정하게 외부 감사를 벌이거나,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자고 제안했다. 가대위는 삼성전자가 출연한 가칭 '근로자 건강재단'을 설립해 유해화학물질 정보 수집, 근로자 노출 평가, 방재계획 수립 등 재발 방지 활동을 벌이자고 제안했다. 이 건강재단 이사는 총 9명으로 구성하는데, 삼성전자와 가대위, 반올림이 각각 3인씩을 이사로 추천하자고 했다. 반올림은 화학물질 정보 공개, 안전보건관리 종합 진단 실시, 노사·지역주민·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화학물질 안전보건위원회 설치, 안전보건 관리에 대한 외부 감사, 노동자 단결권 보장, 구체적인 이행계획 수립 및 점검 등을 삼성전자 측에 제안했다. 삼자는 이날 조정 절차를 앞으로도 이어갈 예정이다. 단, 삼자 간의 이견이 있는 만큼, 조정 과정에서 진통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김지형 조정위원장은 "오늘 조정 기일은 일종의 소통과 공유 자리"라며 "당사자가 제안한 내용 중에 교집합과 입장 차이를 확인하고, 합리적인 권고안을 마련하는 데 제안 내용을 기초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위원은 김지형 변호사 외에도 정강자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초빙 교수,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 교수 등 3인으로 구성됐다. 1차 조정은 지난해 12월 18일 비공개로 이뤄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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