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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파 수장 밀실 합의' 비판에…정진석 "할일 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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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파 수장 밀실 합의' 비판에…정진석 "할일 한 것" "의총서 토론… 내 어깨에만 짐, 어떻게 돌파하나"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각 계파의 대주주 격인 최경환·김무성 의원과 비공개로 회동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관련한 밀실 합의를 한 것을 두고 당 안팎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계파 갈등 문제 해결책을 계파 수장 간 '빅딜'에서 찾으려 한 데다가, 그 결과물 또한 당내 주류 계파이자 총선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을 지고 있는 친박계의 '2선 후퇴'를 보장할 수 없는 수준에서 도출됐기 때문이다.

3자 회동은 24일 오전 비밀리에 진행됐다. 현 원내대표와 친박계 수장 최경환 의원, 비박계 맏형 김무성 전 대표는 이날 현재의 집단 지도 체제를 '단일성 지도 체제'로 바꾸는 데 합의했다.

전당대회에서 1위로 뽑힌 후보가 당 대표를 맡고 후순위 후보들이 최고위원이 되어 집단으로 당을 지도하는 현행 체제를 폐기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통해 당 대표의 리더십을 강화하고 계파 간 '전장'으로 기능했던 최고위원회의를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또 전당대회 이전까지 당의 혁신을 시도할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기로 하고, 그 위원장을 외부에서 영입하는 데도 의견을 모았다. 세 사람은 이날 회동에서 5~6명의 혁신비대위원장 후보감을 놓고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당내 반발은 계파를 가리지 않고 곧바로 터져 나왔다. 김무성 대표나 최경환 의원은 지난 4.13 총선 참패의 책임자들인데, 이들과 당의 수습 방향을 그것도 밀실에서 합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이 일단 제기됐다.

또 이들이 합의한 '혁신형 비대위'라는 것이 간판에만 '혁신'이란 말을 담고 있을 뿐, 주어진 기간이나 조건 속에서는 사실상 전당대회까지 당을 관리하는 임시 지도부 성격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친박계의 정우택 의원은 이날 오전 한국방송(KBS) 라디오와 한 인터뷰에서 세 사람이 "밀실 합의를 한 것처럼 보인다"면서 "3김 시대에나 있을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정 원내대표를 겨냥해 "이분들은 이번 선거 후 가장 자숙해야 할 분들인데, 이 분들을 만나서 자기의 거취를 결정하는 합의를 보는 듯한 행동을 보였다"면서 "선거 후 도망가고 숨어있는 사람들, 이렇게 떳떳하지 못하게 숨어 있던 사람하고 앞으로의 문제를 협의했다"고 강력 비판했다.

비박계의 하태경 의원은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새누리당의 진로가 계파 보스 간 타협으로 결정되는 것처럼 비추어져 유감"이라면서 "계파 절충식 비대위원장 인선은 혁신의 깃발을 퇴색시킨다"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도 "비록 당의 양 계파 보스가 합의했지만 의총은 반드시 열어야 한다"면서 "의총 추인도 없이 전국위원회로 직행한다면 우리 당은 반(反) 민주적 정당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 안팎의 비판이 계속되자 김무성 전 대표는 진화에 나섰다. 김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현안에 대한 입장'이라는 메시지를 보내어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걱정하는 마음으로 의견 교환을 하였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님을 밝힌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 또한 향후 당내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날 오후 기자들을 만나 "오는 30~31일 의원총회를 열어 당 쇄신 방안과 당헌·당규 개정 방향을 논의하겠다. 치열하게 토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 원내대표는 '밀실 합의'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서운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전날 회동에 대한 반론(밀실 합의)가 있을 수는 있지만 그 논리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 갈등 해소, 대야 협상, 전당 대회 일정 등 문제에 대해 아무도 짐을 지지 않고 내 양 어깨에만 짐을 지우고 있는데 어떤 해법으로 돌파를 하겠나"라면서 "입장을 바꿔 생각해달라"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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