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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 공개석상에서 '공산주의자로 확신'한다고 말했던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문 전 대표에게 3000만 원을 물게 됐다. 방송문화진흥회는 MBC의 대주주다. 공영방송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인사가 비록 이사장 직을 맡기 전이긴 하지만, 야당 정치인을 향해 인신공격을 했다는 사실이 인정된 셈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3단독 김진환 판사는 28일 문 전 대표가 고영주 이사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고 이사장은 문 전 대표에게 3000만 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고 이사장은 불법 행위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할 상황에 처했다.

김 판사는 "고 이사장이 당시 발언한 강연의 전체 내용과 흐름, 사용 어휘 등을 고려하면 다소 과장된 정치적 수사를 넘어 명예훼손적 의견을 단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문 전 대표의 명예를 훼손하고 인격권을 침해한 불법행위"라고 판단했다. 김 판사는 이어 "공안 전문가로서 고 이사장의 오랜 경륜과 여러 증거자료를 모두 살펴보더라도 고 이사장의 발언이 진실이라거나 이를 진실이라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존재한다 볼 수 없다"고 했다.

고 이사장은 지난 18대 대선 직후인 2013년 1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애국시민사회진영 신년하례회'에서 "문재인 후보도 공산주의자이고,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이 적화되는 것이 시간문제라고 확신했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관련기사 : "문재인=공산주의자" MBC 방문진 이사장 동영상 파문) 그는 이 외에도 각종 '극우적 발언'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었다. (☞관련기사 : MBC 고영주 이사장, "노무현=이적" 발언도)

고 이사장은 영화 <변호인>에서 다뤄졌던 '부림사건'의 수사 검사였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 사건의 변호인이었다. 부림사건은 전두환 정권 시절인 1981년 부산 지역에서 독서모임을 하던 학생, 교사 등을 영장 없이 체포하고 불법 구금한 상태에서 수사가 이뤄진 대표적인 '용공 조작 사건'으로 꼽힌다. 지난 2014년 9월 25일 대법원은 재심에서 관련 피해자에게 전원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33년 만에 해당 사건이 '무죄'로 결론난 것이다. (☞관련기사 : <조선일보> 부림사건 보도가 불편한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