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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울산시장 측근에 대한 경찰 수사를 놓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경찰과 드잡이질을 벌이고 있다. 김 시장 주변에 대한 경찰이 비리 수사가 '선거용'이라며 당 대변인이 "미친개", "사냥개" 등 격한 언사로 경찰을 비난하자, 수사 책임자인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이 SNS에 이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자 한국당은 황 청장에 대한 재반박을 하면서 홍준표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 등 지도부까지 나섰다.

황 청장이 SNS에 "심한 모욕감으로 분노를 억제하기 힘들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것은 25일 새벽 1시께. 지난 23일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이 문제의 "미친개" 논평을 내고 이에 대해 경찰공무원들의 반감이 거세게 번져나간 지 만 하루가 지난 뒤의 일이었다. (☞관련 기사 : '미친개' 막말 장제원에 분노한 경찰들, 항의 인증 빗발)

황 청장은 글에서 "법과 원칙에 따른 지극히 정상적인 울산경찰의 수사에 대해 과도한 정치적 논란이 일고 있어 몹시 안타깝다"며 "더구나 그 표현 방식이 지나치게 거칠어 심한 모욕감으로 분노감을 억제하기 힘들다"고 한국당에 한껏 날을 세웠다.

황 청장은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서 자당 소속 후보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라면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건 당연할 것"이라면서도 "그간 공식 대응을 자제하며 참아 왔고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항의방문 오신 국회의원들과 언론을 상대로 납득할 수 있을 만큼 공개적으로 충분히 소명해 왔음에도 울산경찰의 수사, 나아가 경찰조직 전체에 대한 참기 힘든 모욕적 언사가 계속되고 있다"고 불편한 심경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황 청장은 김기현 시장 주변인에 대한 수사에 대해 "경찰에 대한 야당의 모욕적 비판은 경찰이 공작수사, 기획수사, 편파수사를 한다는 주장에 기초하고 있다"며 "과연 합리적 근거가 있는 주장인가? 아니면 합리적 근거 없이 야당인사를 상대로 한 수사이니 무조건 편파수사라고 주장하는 것인가?"라고 공박했다.

황 청장은 압수수색 시점이 하필 한국당 울산시장 공천 발표일이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를 1월 초부터 시작해 수사 계획 수립, 관련자 조사, 통화내역 조사 등에 두 달 정도가 소요됐고 3월 들어 증거물 확보가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한 것"이라며 "공천 발표일에 일부러 맞추려야 맞출 수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여당 유력 인사인 송철호 변호사를 수 차례 만난 것이 '선거용 기획 수사'의 증거라는 한국당의 주장에 대해서는 "야당 국회의원들도 1~2차례씩 만났고, 그 즈음에 (김기현) 울산시장은 한 달에 한 번 꼴로 만났다"며 "야당 국회의원과 시장을 만나는 건 괜찮고, 여당 인사를 만나는건 부적절한 처신인가?"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황 청장이 이처럼 조목조목 한국당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자, 한국당에서는 대변인 차원의 대응은 건너뛰고 당 지도부에서 성난 소리가 터져나왔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도랑을 흙탕물로 만든다"며 "14만 경찰의 명예를 손상시키고 주는 떡도 마다하는 울산 경찰청장의 행태를 보니 경찰 수사권 독립은 아직 요원하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청부 수사를 계속하면 할수록 우리는 지방선거에서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을 것"이라며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치안본부장 발표, 이기붕의 자유당 말기 백골단을 연상시키는 일부 경찰 간부들의 행태는 결과적으로 우리를 도와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기자 간담회에서 "'대통령의 친구'라고 일컬어지는 후보(송 변호사)의 당선을 위해, 김기현 시장을 떨어뜨리기 위한 추악한 정치공작 음모의 중심에 황운하 청장이 있다"고 역으로 음모론을 제기하며 "경찰 스스로가 구태의 우를 범하지 않기 바란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