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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사실상 '야간 통행금지법'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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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사실상 '야간 통행금지법' 추진 중이다" [인터뷰] 릴레이 1인 시위 진행 중인 박진 씨
21일 오후 7시. 광화문광장 주변이 어수선해졌다. 귀에는 무전기 이어폰을 꽂은 사복 경찰이 광장 일대를 돌아다녔다. 종로경찰서 경비과장도 무전기를 들고 이리저리 분주히 뛰어다녔다. 정복을 입은 경찰은 광화문광장 곳곳에 포진했다.

이날은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가 광화문광장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그는 인권단체 회원이 진행하는 집회, 시위 자유 보장을 위한 광화문 1인 시위의 첫 주자로 나섰다. 그가 1인 시위를, 그것도 광화문광장에서 진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너무나 터무니없이 표현의 자유가 무너지고 있다"

박진 활동가는 "너무나 터무니없이 표현의 자유가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광화문광장, 청계광장 등 상징적인 공간에서는 1인 시위조차도 할 수 없다"고 '굳이' 이곳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는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광화문광장에서는 1인 시위도, 삼보일배도, 기자회견도 불법 집회라며 원천 봉쇄되기 일쑤다. 근래의 예로 20일 장애인 단체에서 주최한 신문고 행사도 경찰의 저지로 무산됐다. 그나마 이날 1인 시위는 경찰이 저지하지 않았다.

▲ 광화문광장에서 1인 시위를 진행 중인 박진 활동가. ⓒ프레시안(허환주)

박진 활동가는 "프랑크 라 뤼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이 5월에 한국을 공식 방문한다"며 "한국에서의 표현 자유를 조사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는 "그의 방문에 맞춰 한국에서 표현의 자유가 어떻게 침해받고 있는지 일일이 기록하고 있다"며 "또 1인 시위를 방해할 경우 채증 등을 통해 기록한 뒤, 보고관에게 알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랑크 라 뤼 보고관은 개인 자격으로 지난 10월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식 직함을 가지고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이번 방문은 외교통상부에서 공식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진 활동가는 "내 자유와 권리와 인권과 민주주의가 정부에게 살해되고 있다"며 "법으로 보호받아야 할 우리의 권리가 막강한 정부 조직에 의해 빼앗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인권은 사라졌을 때 가공할 만한 위협을 주는 무서운 또는 소중한 존재"라며 "지금 이것이 사라질 위협에 처해 있다"고 했다.

박진 활동가는 특히 현재 법안심사소위에 상정된 한나라당 조진형 의원(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의 집시법 개정안에 큰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현재 논의 중인 집시법은 밤 10시부터 새벽 6시까지 집회를 완전 금지한다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며 "이 개정안은 현 집시법보다도 훨씬 후퇴한 안"이라고 꼬집었다.

"상정된 집시법 개정안은 제2의 통행금지법"

박진 활동가는 "이는 헌법재판소에서 내린 취지에도 어긋난다"며 "결국 제2의 통행금지법"이라고 밝혔다. 현행 집시법은 야간 집회와 관련해 경찰서장이 허락할 경우 개최할 수 있지만 개정안은 야간 집회 자체를 아예 금지시켰다.

박진 활동가는 "일부에서는 야간 집회가 합법화 될 경우 밤새도록 집회를 할 거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집회라는 게 단순히 모여서 목소리만 내는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박진 활동가는 "다양한 형태의 집회가 가능하다. 침묵 시위 등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은 다양하다"며 "하지만 현재의 개정안은 이러한 개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원천 봉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진 활동가는 "이명박 정부 들어 표현의 자유가 훼손되고 있다"며 "내 자유와 권리와 인권과 민주주의가 타인에게 불편을 끼친다는 이유로 침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진 활동가는 "표현의 자유를 누리는 게 누구에게 어떤 피해를 끼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박진 활동가는 "경찰에 의해 구금되는 게 두렵지 않다"며 "앉아만 있으면 우리의 민주주의는 후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1인 시위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인권단체 회원들은 돌아가며 매일 저녁 7시, 광화문광장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한다. 경찰이 1인 시위를 막을 시 채증 등을 통해 민사소송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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