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를 위한 동화
강아지 78마리를 돌보는 동물병원 원장이 있었다. 그는 얼마 전에 애인이 생겼다. 여자 친구가 자기 전에 꼭 '잘 자!'라는 말을 문자로 보내야 한다는 규칙을 정했다. 3일 째 '잘 자!' 라는 문자를 보내니 사랑을 표현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때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강아지들이 자거나 조는 사진을 같이 보내면 여자 친구를 즐겁게 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예상한 대로 반응이 좋았다. 일주일을 보내니 이제는 '잘 자!'라는 말이 문제가 되었다.
다른 말이 없을까? 그 때부터 '잘 자!'라는 말을 대신하기 위한 그의 검색이 시작되었다. 명언 카페에 가입해서 잠에 관련한 말을 찾았으나 일주일 동안 사용할 분량 밖에 없었다. 블로그 탐사에서 나중에는 뉴스까지 뒤졌다. 100일이 넘어가고 그는 서점에서 책 수십 권을 사야 했다.
'잘 자!'의 다른 표현과 자고 있는 강아지들 사진으로 된 문자가 200통이 넘고 있을 때였다. 여자 친구가 별 이유 없이 떠나버렸다. 연락도 되지 않고 볼 수도 없었다. 그녀가 떠난 지 한 달이 넘지 않아 그는 우울증에 걸렸다. 곧 병원에서 돌보는 강아지들도 우울증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병원 문을 닫았다. 그에게 남은 것은 우울증과 200여 장의 강아지 사진과 '잘 자!'라는 말을 대신 할 수 있는 200여 개의 발췌문뿐이었다. 그녀의 사진보다 강아지 사진이 더 많았다.
어느날 멍하게 컴퓨터를 바라보던 그가 검색창에 한 단어를 썼다.
'우울'.
검색 결과로 너무 많은 정보가 나왔다. 그 중에 유독 눈길을 끄는 책이 있었다. '블루데이북-누구에게나 우울한 날은 있다'. 책은 거울을 보는 것 같았다. 표지에는 침팬지가 있었다. 바로 책을 주문했고 다음날 책을 받자마자 30분 만에 다 읽어버렸다. 이후로 그 30분은 100번 정도 더 있었다. 하마가 표지로 되어 있는 책도 샀고 개구리가 출연한 책도 샀다.
시간은 흘렀다.
언제부터인가 그는 웃으면서 강아지를 돌볼 수 있게 되었다. 웃는 시간이 늘수록 돌보는 강아지도 늘어났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그녀의 사진을 지우기로 했다. 그녀 이름의 폴더를 열었을 때 강아지 사진과 이미 시가 되어버린 '잘 자!'가 그를 반겼다.
그는 폴더를 지우지 않고 압축했다. 압축 폴더를 푼 것은 그녀가 아니었다. 행운은 출판사 사장인 친구 녀석에게 돌아갔다. 그 폴더는 원고가 되었고 책으로 출간했다. 책 제목은 '잘 자!' . '블루데이북'만큼은 아니지만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병원 간판도 바꿨다.
'good night! puppy'
- THE END -
우연을 잡는 것이 글쓰기의 시작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우발적인 계기로 시작된다. 연애일 수도 있고 죽음일 수도 있다. 사람이 죽지 않는다면 일본 소설의 출간량은 지금의 1/10도 안될 것이다. 혹은 억울한 일로 소송을 당한 사람이 글을 쓸 수도 있다.
'이 정도 책은 나도 쓴다' 때문에 글을 쓰는 경우도 있다. 아쉽지만 이 정도 책도 못 쓰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생활을 하면서 경험을 하면서 글을 보면서 당신은 글을 쓰는 기회를 갖는다. 모두에게 이 우연이 생기지는 않는다. 이 우연을 기회로 만드는 것은 당신의 선택이다. 그냥 흘려보낸다면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글로 옮긴다면 그것이 기회이다. 우연은 선택이고 잡는 것이다.
우연한 계기를 잡을 때 유의사항이 있다. 감정적으로 과장하고 흥분해야 한다. 까칠하게 대하면 그 모든 것은 범상하다. 친구 중에 이런 사람 꼭 있다. '그거 원래 그래. 아직도 몰랐어?' '뭐 별거 아니네' 이런 태도는 글쓰기의 우연한 계기를 잡는 데 전형적인 훼방꾼이다.(당신이 아니길 빈다) 그 사람만 여러분의 이야기가 재미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당신이 그런 사람이면 어떤 계기도 활용할 수 없을 것이다. '필이 꽂히지 않는다면' 무슨 수로 글을 쓰겠는가. 그리고 세상에 새로운 이야기와 사실이 얼마나 있겠는가. 이 개명한 시대에 구글 검색을 하면 튀어나오는 수많은 자료들이 있는 데 당신이 글을 써야 하는 이유는 없다. 뻔히 아는 이야기라고 치부해버리면 이 계기는 아무 것도 아니다. 잡아채라. 당신의 가슴을 울렸다면 모두를 흥분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다.
친구 중에 시인이 있다. 이 녀석은 대학 때부터 습작을 했다. 1000통이 넘는 연애편지. 편지 당 평균 2페이지를 썼다고 했을 때 2000페이지의 글을 손으로 쓴 것이다. 싸웠거나 여자 친구가 우울할 때를 따져보면 최대 3000페이지 정도 될 것이다. 문학상으로 등단했을 때 그 녀석은 편지에 고마워했을까 아니면 '엑스걸프렌드'에 고마워했을까. 덕분으로 치자면 둘 다였을 것이다.
연애편지를 썼던 이유는 사랑이다. 훗날 언젠가 그 친구가 시인으로 문학상 수상을 할 것이라는 예측은 할 수 없었다.
글은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으로부터 시작하지 않는다. 우연한 계기가 동기가 되고 그 동기가 열정을 만든다. 그러면 편지지 3000장을 사게 된다.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평소 스타일을 봤을 때 여고생들이 쓰는 꽃 편지지일 가능성이 높다.
남자가 꽃 편지지를 사러 문구점에 방문하는 경우는 굉장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다른 말로 사랑이다. 모든 소설과 시에 사랑이 끼어드는 것은 사랑이라는 계기가 열정을 만들기 때문이다.
이런 계기가 결과를 글로만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그림이나 음악 등 모든 창작물의 원인이 된다. 그리스 신화 중에 이런 예술 창작의 계기가 되는 신을 뮤즈(muse)라고 한다. 음악과 미술, 문학을 관장하는 신이며 모든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신이다. 사람들에게는 전 애인이 뮤즈이다. 실연은 작품의 산실이다. 이별이 없었으면 노래도 없었을지 모른다.
글을 써야한다는 동기가 사라졌을 때 열정도 사그라진다. 그렇다면 이제는 고통의 연속이다. 소설가 이외수는 책을 다 쓸 때까지 집안에 철창 감옥을 만들고 그 안에 들어가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이 유명한 기행은 글쓰기의 혹독함을 말해준다. 열정이 없다는 것은 동기가 없다는 것이고 결국 계기가 없다는 것이다. 이 상태에서 작가는 글감옥에 갇히고 만다. 이외수에게 이때 필요했던 것은 감옥이 아니라 불륜이 아니었을까?
'교보문고가 '교보이리더'라는 새로운 전자책 단말기를 선보였습니다. 그런데 5.7인치의 화면에 제한된 기능(주로 전자책 구독 용도), 적지 않은 가격(34만 원)을 갖고 아이패드, 갤럭시탭과 같은 '화려한' 태블릿PC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교보문고는 삼성전자와 e-ink 형태의 전자책 단말기를 내놨었지만 외면을 당한 아픈 기억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자책 시장' 자체는 앞으로 더디지만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전자책 독서에 강점을 가진 태블릿PC의 보급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콘텐츠입니다. 미국의 아마존이 '킨들'이라는 제품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엄청난 양의 전자책 콘텐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마존은 향후 콘텐츠 수익이 커질 것임을 예상해 싼 값에 킨들을 보급했습니다. 결국 전자책 시장의 성패는 얼마나 좋은 콘텐츠를 얼마나 싸고 편리하게 제공하느냐에 걸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제2의 킨들'을 기대하며 인터넷서점과 통신사(태블릿PC 서비스)들이 전자책에 내놓을 콘텐츠들을 끌어 모으고 있습니다. 이제 누구나 양질의 콘텐츠를 갖고 있다면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도 쉽게 전자책을 낼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프레시안>이 이 기회를 잡고자 하는 독자들을 위해 길잡이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 12월 7일 전자책 저자(작가) 되기 강의에 대해 더 많은 내용을 보시려면 아래 링크된 웹페이지를 참조하세요. //www.ershouche688.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111118142928§ion_code=04 ☞1편, <'나꼼수', 무료 전자책 버전이 나왔다고?…전자책, 기계가 아닌 사람이 관건> ☞2편, <전자책 시대…"나도 해볼까?"의 현실. 꿈을 먹고 살면 굶어 죽는다> ☞3편, <까뮈도 공무원이었다…전업작가가 될 수 없다면? 불어로 책을 쓰든가> ☞4편, <에코는 '왼쪽에서 오른쪽' 글을 썼고, 난 '태블릿PC'로 글을 쓴다…'메모장' 글쓰기의 효용> ☞5편, <카카오톡으로 책을 쓴다고?…책상 서랍의 만년필과 원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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