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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극과 극…'사과'한 美 주지사 vs '규제'기관 만드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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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극과 극…'사과'한 美 주지사 vs '규제'기관 만드는 한국 [최진봉의 뷰파인더] 표현의 자유 억압하다 망신 산 미국 캔자스 주지사, 우리는?

최근 샘 브라운백 미국 캔자스 주지사가 공개적으로 망신을 톡톡히 당했다. 장난 트윗을 올린 여고생에게 사과를 요청했다가 여론의 비난 역풍을 맞고 오히려 브라운백 주지사가 여고생에게 정중히 사과하는 성명을 발표한 것이 CNN 등 미국 주요 뉴스 프로그램을 통해 미 전역에 방송됐기 때문이다. 미 연방 상원의원 출신의 거물인 브라운백 주지사가 지역의 여고생에게 공개 사과를 하게 된 배경은 바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해서다.

미국 캔자스주 쇼니 미션 이스트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올해 18살의 엠마 설리번 양은 지난 11월 21일 캔자스주 수도인 토피카에서 열린 샘 브라운백 주지사의 강연에 참석했다. 이날 설리번 양은 주지사의 강연 도중 "브라운백 주지사의 강연이 형편 없다"는 내용의 트윗을 자신의 트위터에 장난 삼아 올렸다. 팔로워가 60여 명에 불과한 지역 고등학생인 설리번 양이 올린 트윗은 다음날 브라운백 주지사의 소셜미디어 담당 비서인 셰린 존 손택이 발견해 관할 교육청에 알리면서 일이 커졌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관할 교육청은 학교에 통보를 했고, 학교 측은 설리번 양에게 주지사에 대한 무례한 행동으로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주지사에게 사과편지를 쓸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설리번양은 자신이 트위터에 어떤 글을 올리든 그것은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의 권리 중 하나라며 사과편지를 거부했다.

이 사건이 지역사회에 알려지자 캔자스주 주민들은 설리번 양이 브라운백 주지사의 강연에 대해 형편없다고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은 누구나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억압받지 않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는 미국 수정헌법 제1조의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학교를 통해 설리번 양에게 압력을 가한 교육당국과 주지사 측을 비난하고 나섰다. 며칠 후 오히려 자신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브라운백 캔자스 주지사는 결국 공개성명을 통해 "직원이 트윗에 과잉반응을 보인 점을 사과한다"고 말하고 "표현의 자유는 우리가 가진 가장 소중한 자유 중 하나"라며 설리번 양에게 사과했다.

이번 사건은 미국 사회가 개인의 표현의 자유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는 사례이다. 표현의 자유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포함한 다양한 미디어와 방법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으로 그 어떤 가치보다 더 중요한 가치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주지사를 조롱하고 비방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린 여고생의 행위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인정해 오히려 이 학생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려던 주지사가 공식 사과를 하도록 만든 미국 사회와 달리 우리나라는 G20 홍보 포스터에 쥐 그림을 그려 넣었다는 이유로 대학강사를 기소해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해 빈축을 샀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서울 도심 버스 정류소 안내판 등에 이명박 대통령을 풍자한 그림을 그려서 붙인 재미 미술작가 이모 씨에 대해 경찰이 "풍자 내용이 모욕죄와 명예훼손죄에 해당하는지 수사하겠다"며 검거에 나섰다.

미국과 한국의 이 사례들을 비교해 보면 과연 지금 대한민국에 표현의 자유가 존재하기는 하는 것인가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대통령에 대한 풍자나 비판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정부는 민주적인 정부라 말할 수 없다.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어떤 형태의 비판이든 표현의 자유로 보장되어야 한다. 정부는 국민 위에 군림해 국민들을 통제하고 지배하는 기관이 아니라 국가의 주인인 국민들로부터 끊임없이 비판과 감시, 그리고 견제를 받는 기관이다.

그러나 현 정부는 국민들의 비판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오히려 통제하고 억압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최근 국가 기관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SNS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심의하는 전담팀을 신설해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 검열을 시도하려는 것도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요 억압행위이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앞서 소개한 샘 브라운백 캔자스 주지사의 사례와 같이 일반인이 대통령이나 정부를 상대로 비난과 조롱을 했다면 당장 검찰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을 것이고, 당사자는 처벌을 면치 못하는 사태에 이르지 않았을까. 우리나라 국민들은 언제나 처벌의 공포와 정부 눈치 안보고 하고 싶은말 쓰고 싶은 말 마음껏 하면서 살 수 있을까? 표현의 자유가 다른 어떤 권리보다 우선하다는 생각을 가진 지도자가 그립다.

▲ 샘 브라운백 주지사(ⓒ뉴시스) 와 엠마 설리번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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