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임대주택은 만병통치약, 과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임대주택은 만병통치약, 과연? [부동산 정책, 이렇게 바꾸자·④] 차기 정부 주택공급 정책의 방향과 과제
과거 토지공개념이 실패한 이유

1980년대 말 부동산 투기로 인해 주택가격은 물론 전세가격이 폭등하면서 자살자가 속출하는 등 사회문제가 불거지게 되었다. 이에 노태우 정부는 토지사유제가 갖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1990년대 초에 토지공개념 3개법을 제정하여 추진해 왔으나 사적 재산권에 대한 과도한 침해를 이유로 위헌 소송에서 패하면서 결국 폐기되기에 이르렀다.

또한, 노무현 정부 들어서 시장 친화적 토지공개념을 근거로 추진된 종합부동산세 역시 마찬가지 운명에 처해졌음을 우리는 이미 경험하였다. 지대를 환수하려 해도 지대가 사적 재산권에 갇혀 있고 또한 사적 재산권을 강하게 보호하는 법체계가 형성되어 있었던 것이 공통의 원인이었다.

공공토지임대제 : 사용자 중심의 주택공급을 위한 대안적인 제도 기반

그런데 토지공개념에 기초한 각종 토지정책 및 종합부동산세의 명운과는 달리, 국민임대주택, 공공임대주택 등은 오랜 시간 외형을 조금씩 바꿔 가며 서민의 주거권 문제 해결을 위한 중요 수단으로 자리매김하여 왔다. 이러한 주택 유형이 재정확보, 계층별 주거공간 분리 등의 문제가 있었던 반면 가장 민감한 사적 재산권 침해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즉, 정부가 토지와 건물을 모두 소유하면서 개인에게 토지 및 건물 사용권을 임대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위헌 소송 등의 대상이 될 수 없었던 것이다. 여기서 알 수 있는 사실은 정부가 토지 등 공유재산을 토대로 정책을 추진하면 안정되고 바람직한 부동산 정책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이 확대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가능성은 바로 공공토지임대제에서 찾을 수 있다. 공공토지임대제는 토지를 공유재산으로 유지하면서 개별 사용자에게 임대함으로써 시장경제와 조화를 도모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공공토지임대제는 이미 실시되고 있는 중이다

정부가 2009년 2월 6일 공포한 '공공토지의 비축에 관한 법률'과, 같은 해 10월 19일에 공포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공급촉진을 위한 특별조치법'은 공공토지임대제 관련법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발걸음이었다. 이는 토지사유제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 공공토지임대제가 훌륭한 대안이 된다는 인식이 강화되고 있음을 법률 형식으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법 제정 이후 토지비축제도의 강화나 토지임대형 주택 공급 확대 등에 있어서 뚜렷한 진전이 보이지 않는다. 이는 '토지사유제 신화'에 빠져 있는 정부 관료와, 사적 재산권만을 중시하는 기업과 국민들의 인식수준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토지+자유 연구소

<표 1>에 따르면, 토지사유제를 신봉하는 한국 자본주의 시스템 내에서도 토지를 국공유로 하면서 임대하는 방식인 공공토지임대제가 주택용지, 산업용지, 농업용지 및 상업용지를 대상으로 상당히 폭넓게 적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토지사유제를 황금률로 여기는 한국도 지가 상승, 개발이익 사유화, 부동산의 주기적인 거품 형성 및 붕괴,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금융 및 경제 위기라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그 대안으로 이자공제형 지대세 실시와 더불어 공공토지임대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확대 적용할 필요가 있다.

이명박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 평가

공공토지임대제 관점에서 이명박 정부의 주택공급정책을 평가하면, 우선 이명박 정부가 펼친 부동산 정책의 전체 기조는 거품 의존형 '주택소유자 사회' 전략이었다. 이는 미국의 부시 정부가 추진했던 오너십 소사이어티(Ownership Society) 전략과 같은 것으로, 주택공급을 확대하면서 가계부채를 통해 주택수요를 확대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즉, 주택 자가소유를 확대함으로써 주택 소유자들로부터 정치적인 지지를 이끌어냄과 동시에 부동산을 통한 경기부양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최근의 '2012.07.21. 내수 활성화 대책'을 포함하여 21번의 부동산 정책을 쏟아놓았지만 의도한 정책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사람들은 오히려 주택 매입을 기피하고 있으며, 주택 가격 역시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주택공급정책을 평가하여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거품 의존형' 주택 오너십 소사이어티 전략으로 인해 공공임대주택이 크게 감소하면서 전세대란이 발생하였다. 둘째, 가격하락 대신 전세자금 지원 확대를 핵심으로 하는 전세 대책을 구사하였다. 셋째, 주택담보를 통한 주택매입을 유도하면서 가계부채가 급증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금융위기 가능성이 높아지고 하우스 푸어 문제를 초래하였다. 넷째, 종합부동산세가 무력화되는 등 각종 부동산 투기 억제책이 무력화되었다.

이렇게 평가하고 보면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낙제점에 해당한다. 그런데 노무현 정부가 소극적으로 접근한 토지임대형 주택에 대해서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였다. (구) 한나라당의 황우여 원내대표가 2011년 9월 7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주택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토지임대 방식을 도입해야 합니다."라고 선언하였다.

정부 여당의 이러한 분위기에 기반해 2011년 하반기에 서초보금자리 지구 내에 토지임대형 주택을 공급했으며 2012년 7월에 강남 세곡동 보금자리지구에서 402가구를 추가로 분양한다고 발표하였다. 분양가와 토지임대료는 서초 보금자리지구와 비슷한 평당 600만 원 및 37만~45만 원 선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들어서 공급된 토지임대형 주택 총수는 1000호가 못되어 아직 의미 있는 공급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차기 정부의 정책 방향: '거품 탈피형 주택소유 정책과 임대주택 공급정책의 균형'

이명박 정부 기간 부동산 경기가 지속적으로 하향하면서 매매주택수요보다 전월세주택 수요가 급증하였고 그 결과 전세대란이 일어났다. 또한 주택가격 하락으로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급기야 하우스 푸어 문제 및 금융권의 위기상황까지 염려해야 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차기 정부는 이러한 인과관계를 염두에 두고 일부 문제 해결에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보다 포괄적인 관점에서 처방을 해야 한다. 처방의 핵심 기조는 '거품 탈피형 주택소유 정책과 임대주택 공급정책의 균형'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 정부가 폐기한 토지 불로소득 환수장치를 다시 복귀시키고, 주택담보대출을 잘 관리해야 한다.

특히 강력한 토지 불로소득 환수장치인 이자 공제형 지대세를 새롭게 실시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하면 주택가격이 하향 안정화 하여 실수요 '대기자'들은 주택을 구입하려고 나설 것이다. 전세수요가 흡수되는 것이다.

부동산투기 억제책들이 제대로 작동하여 주택가격이 안정되면 정부는 보다 적극적으로 토지임대형 주택과 공공임대주택은 물론 기타 다양한 서민용 주택을 확대 공급할 필요가 있다. 즉, 무분별하게 서민용 주택을 확대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주택 총량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면서 민간 분양주택 공급과 공공주택(토지임대형 주택, 공공임대주택) 공급이 새로운 균형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다.

사용자를 위한 주택공급을 위해 먼저 국공유지 확대 필요

공공토지임대제에 기초하여 토지임대형 주택이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이 바로 국공유지를 확보하는 일이다. 사회보장에서 '公'의 역할이 큰 북구 등에서는 '공유지'의 비율과 공공주택 비중도 높다는 점은 국공유지를 충분히 확보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2011년 기준, 전체 국토에서 민유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52.9%였으며, 국공유지 비율은 32.0%였다. 그리고 국공유지에서 국유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24.3% 포인트로, 국유지가 국공유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시민 밀착형 공공토지임대제를 실시하기에 더 적합한 공유지(도유지, 군유지) 비율이 전체 국토의 2.7%와 5.0%에 불과해 공유지의 비율을 확대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 가지 부연하면, 이자공제형 지대세를 실시하면 현재지가가 고정되기 때문에 국공유지를 매입 비축하기가 더 용이해진다.

경제원리에 부합하는 토지임대형 주택을 적극적으로 공급해야

토지를 임대하면서 건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형 주택'이 경제원리에 부합한다. 토지임대료를 받기 때문에 사회 전체가 창출한 지대를 환수할 수 있고, 건물은 감가상각이 되기 때문에 주택 가치가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된다. 이 외에도 토지임대형 주택은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토지에서 발생하는 불로소득을 차단하여 투기를 막을 수 있으며, 둘째, 토지용도나 개발밀도의 변경으로 생기는 개발이익을 완전히 환수할 수 있고, 셋째, 소유권이 공공에게 있기 때문에 사유지에서 발생하는 도시계획 추진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으며, 넷째, 임대료 수입을 도시개발 재원으로 활용하여 투자하면 토지가치가 상승하고, 그것은 다시 임대료 수입의 증가로 이어져 재정의 자기 조달 시스템(Self-Financing System)이 가능하게 되며, 다섯째, 건물은 개인소유이기 때문에 공공임대주택과는 달리 건물주는 자신의 재산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잘 관리하게 되며, 여섯째, 주택건설회사가 토지 불로소득보다는 양질의 주택 건설에 매진하게 되어 주택건설 산업의 부패를 없애고 건전한 육성과 발전에 도움이 되며, 일곱째, 민간 전세시장보다 훨씬 안정적이며 세금도 미미하여 건설시장도 살고 부동산 중개 시장의 활력을 떨어뜨리지 않는다.

ⓒ연합뉴스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공공임대주택을 지속적으로 공급해야

토지임대형 주택은 공공임대주택 입주수요를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저소득층은 건물 구입부담 및 매월 토지임대료 부담으로 인해 이러한 주택에 입주하기가 쉽지가 않다. 따라서 토지임대형 주택을 공급하면서도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임대주택을 계속해서 일정 수준까지 공급할 필요가 있다.

다만 공공임대주택은 지방정부 및 토지주택공사에 큰 재정부담을 준다는 측면에서, 토지임대형 주택이 흡수하고 남은 주거복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공급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 공공임대주택의 공급대상 및 공급량을 결정하는 일이 중요해진다. 이와 관련하여 어느 정도 학계, 정치계 및 사회의 합의가 이루어진 주택 총 재고의 10%를 공급 목표로 하면서 공급대상은 소득분위 1, 2 분위 계층에게 우선권을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공임대주택 공급과 관련하여 제도개선이 필요한 사항이 있다. 우선 해당 기간이 지나면 분양으로 전환하게 되어 있는 공공임대주택(10년)과 국민임대주택(30년)의 분양 전환을 실시하지 않아야 한다. 공공임대주택을 10%까지 확대 공급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공공임대주택도 공급해야 하겠지만, 기존 공공임대주택이 분양 전환되는 것을 금지할 필요가 있다. 만약 특별한 사유가 있어서 불가피하게 분양 전환해야 한다면 일반 주택유형 보다는 토지임대형 주택으로 전환하여 공공임대주택 거주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면서 계속 거주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토지임대형 주택이 공공임대주택보다 더 바람직하다

공공임대주택은 주택 전체의 소유권이 공공에 있다. 이 특징은 장점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단점이 되기도 한다. 장점은 공공기관의 재량이 크다는 것이다. 한편 단점으로, 공급자의 입장에서는 초기의 재정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입주자는 자기 집이 아니므로 아무래도 건물을 알뜰하게 사용할 유인이 적다. 공공기관이 주택 임대업무까지 떠맡아야 한다. 사업주체가 공공기관이므로 민간업자에 비해 수요자의 요구에 덜 민감하게 된다는 점도 염려된다. 다만 이 문제는, 공공성 외에 기업성도 추구하는 공사가 사업주체일 경우에는 그다지 크지 않을 수 있다.

토지임대형 주택은 위에서 지적한 공공임대주택의 문제가 안 생기거나 덜 생긴다. 건물을 매각하므로 초기에 상당한 건설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 입주자는 건물 소유권을 가지므로 집 관리에 신경을 더 쓰게 된다. 공공기관은 주택 거래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공공기관은 대지만 조성하여 임대하고 건물의 시공과 분양은 민간업자에게 맡겨도 좋은데 대체로 민간업자는 수요자의 요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런 이유로 공공기관이 주택 공급에 관여할 경우에는, 공공임대주택보다는 토지임대형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낫다.

토지 불로소득을 환수하고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이자공제형 지대세제를 실시하면 기존 주택매매시장과 민간 임대차시장이 사용자 중심 주택시장으로 강화된다. 이와 더불어 공공토지임대제를 기반으로 하는 공공임대주택과 토지임대형 주택을 적극적으로 공급하게 되면 소득계층별, 주택유형 선호별 주택공급체계가 기본적으로 완성될 수 있다.

헨리조지스쿨 안내

<토지+자유 연구소>는 토지를 중심으로 경제학 체계를 다시 세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헨리조지스쿨을 개최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헨리조지스쿨 공개강좌
강사: 이정우 교수(경북대 경제학과, 전 청와대 정책실장)
ㅇ 주제: 토지정의와 경제민주화
ㅇ 일시: 10월 5일 저녁 7시
ㅇ 장소: 명동 청어람 지하 1층 소강당
신청:

□ 헨리조지스쿨 강좌안내
강사: 조성찬 박사, 김윤상 교수
교재: 김윤상. 2009. 『지공주의: 새로운 토지패러다임』. 경북대출판부.
ㅇ 일시: 10월 8일 월요일 7시 30분. 6주간 진행.
ㅇ 장소: 숙명여대 순헌관 304호
신청: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원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