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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곽 드러나는 청와대 '실세 3인방', 2인자는… '막강 경호실' 논란…비서실장 인선은 베일 속
차기 청와대의 '실세 3인방'에 포함되는 대통령 경호실장과 국가안보실장의 윤곽이 8일 공개됐다. 향후 3실장 체제로 운영될 청와대 실장 2명을 군과 국방부에서 핵심 보직을 맡은 '안보통'으로 기용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예상과 달리 청와대 비서실장보다 경호실장과 국가안보실장을 먼저 발표한 배경엔 최근의 안보 위기 상황이 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장관급 격상'된 경호실, 첫 실장은 박흥렬 전 육참총장

먼저 '경호실 격상'으로 논란을 빚은 청와대 경호실장엔 박흥렬 전 육군참모총장이 지명됐다. 부산 출신의 박 전 총장은 육군사관학교 28기 출신으로, 지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8대 육군참모총장을 지냈다.

박 당선인이 노무현 정부에서 참모총장을 지낸 그를 경호실장에 지명한 것은 새 정부 들어 위상이 높아진 경호실에 측근을 앉혔다는 인상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지만, 기존 경호처의 '경호실 격상' 만으로도 논란이 거센 상황이다.

앞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지난달 25일 청와대 경호처를 '경호실'로 승격, 청와대를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경호실 등 3실 체제로 운영하는 내용의 청와대 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 대통령실 산하의 차관급 부서로 강등됐던 경호처가 5년 만에 다시 장관급으로 격상된데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선 경호실장을 차관급으로 임명했기 때문에 15년 만의 이런 '경호실 위상 강화'가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막강 경호실의 부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청와대 경호실은 박근혜 당선인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인 1963년 창설돼, 지난 2008년 경호처로 강등되기 전까지 기존의 골격을 유지해 왔다. 특히 군사정권 시기엔 경호실장이 '대통령 경호'를 넘어선 막강한 권력을 행사,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의 박종규·차지철,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의 장세동 경호실장은 사실상 '정권 2인자'로 역할하기도 했다.

문민정부 이후 경호실의 '위상'은 줄어들어 김영삼 정부는 처음으로 군인이 아닌 민간인 출신의 경호실장을 임명했고,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기존의 경호실은 대통령실 내 '경호처'로 강등됐다. 경호처를 대통령실장의 직속 기구로 둬, 경호실의 '월권'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박근혜 당선인이 경호실장을 장관급으로 승격하면서, 치안 총수인 경찰청장(차관급)보다 위상이 높아지는 점도 논란이 됐다. 전체 국민의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청장보다 대통령 한 사람을 위한 경호실장이 더 고위직이 된 셈이다.

때문에 박 당선인 개인의 '트라우마'가 경호실 강화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뒤따랐다. 양친을 모두 흉탄에 잃고 자신도 유세 현장에서 '커터칼 피습'을 당했던 트라우마가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외교·안보 분야 '컨트롤 타워'에 김장수 전 장관

신설된 국가안보실장엔 노무현 정부에서 국방부 장관과 지난 18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 의원을 역임한 김장수 전 장관이 임명됐다. 김 전 장관은 박근혜 당선인의 대선 캠프에서 국방안보추진단장을 맡아 박 당선인의 국방·안보 공약을 총괄하기도 했다.

'외교·안보 분야 컨트롤 타워'인 국가안보실장에 군 출신의 김장수 전 장관을 임명한 것은 무엇보다 '안보'를 중시하겠다는 박 당선인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인수위원회는 국가안보실과 중복 우려를 낳고 있는 외교안보수석실에 관련해선 "외교안보수석실은 국방·외교·통일 등 현안 업무를 중심으로 대통령을 보좌하고, 국가안보실은 중장기적 안보 전략과 국가위기 시 위기관리 기능을 수행토록한다"고 밝혔지만, 업무의 '중복' 논란이 말끔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또 국가안보실장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간사 역할을 담당함에 따라 국가안보실이 사실상 'NSC 사무처' 역할을 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노무현 정부 당시 NSC 사무처 정책조정실 국장을 지낸 김창수 '통일맞이' 정책실장은 이번 인사에 대해 "확실한 것은 외교안보수석과 안보실장의 관계 및 업무 분장 등이 나와 봐야 하겠지만, 외교·통일·국방·정보를 통합 조정하는 게 안보실의 역할일텐데 국방 중심으로만 가겠다는 메시지가 아닌가 한다"고 우려했다.

민주통합당도 김현 대변인 논평을 통해 "안보실장은 국방 뿐 아니라 외교안보 분야 역할도 해야 하는데 아쉽다"고 같은 입장을 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국방, 안보 위주로 외교·안보·통일 분야의 모든 것을 생각하는 성향을 가지지 않을까, 화해나 협력 같은 문제가 국방에 밀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백 연구위원은 특히 전날 박 당선인과 여야 대표의 3자 회동 당시 '신뢰 프로세스' 관련 언급이 없었던 점, 박 당선인이 "잘못된 행동에 보상을 할 수 없다"며 이명박 정부 및 미국의 부시 행정부와 유사한 입장을 낸 점, 인수위에서도 신뢰 프로세스와 관련된 구체적 로드맵이 나오지 않았고 최대석 인수위원의 자리가 계속 공석인 점 등을 짚으며 "김장수 실장 내정자 개인 차원의 성향보다 이런 배경이 더 우려스럽다"고 했다. '김장수 안보실장' 인사가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이 강경모드로 돌입하는 신호탄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다.

백 위원은 "김 내정자는 (국방장관 시절) 남북회담 경력도 있기 때문에, 국방은 남북관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고 남북관계를 화해 협력으로 끌어가면 그만큼 국방도 튼튼하게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그런 방향으로 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당부했다.

'2인자' 비서실장, 누가 될까?

한편 사실상 청와대의 '2인자' 역할을 하게 될 대통령 비서실장 인선은 이날 발표되지 않았다. 차기 비서실장은 청와대 인사위원장을 겸하는 등 실질적으로 막강한 권한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박 당선인은 최종 명단을 놓고 숙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하마평에는 박 당선인의 측근인 최경환 의원과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 선대위 직능총괄본부장을 지낸 유정복 의원, 상황실장을 지낸 권영세 전 의원 등이 '정무형 실장'으로 거론된다. '비서형' 인사로는 박 당선인의 최측근인 최외출 영남대 교수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현재로서는 '정무형 친박계 인사'가 기용될 가능성이 높지만, 최 의원 등 현역 의원이 기용될 경우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점에서 권 전 의원이나 최 교수의 임명이 점쳐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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