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와 환경파괴로 인한 대위기가 임박한지 오래됐어요. 그럼에도 우리는 이를 깨닫지 못하고 있어요. 이 책은 지구 인류에게 던지는 우주인의 경고와 사랑 메시지라고 할 수 있어요..”
도시의 환경운동가에서, 생태공동체마을의 연구원으로
이종민 소장(46세)은 이른바 386세대 환경운동가이자 명상수련가다. 마을에서 맡고 있는 역할과 책임이 많고 무겁다. 보은 기대리 선애빌 생태마을 고문이자 운영원장, 선애 대안학교 교사, 명상가, 그리고 생태공동체연구소 ‘뮨’의 소장까지. 서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도시에서 감당한 전직도 범상치 않다. 환경운동연합 간사, 숲해설가협회 사무국장, 풀빛문화연대 운영위원, 에코샵 홀씨 이사 등을 지냈다. 이른바 명문대 출신 대기업 월급쟁이의 길이 아니라 남이 잘 가지 않는 환경운동가의 길을 자초했다. 생태적 인류의 표본이다.
“어느 날 깊은 명상 상태에서 신비스런 존재와 조우하게 됐어요. 자신이 시리우스에서 온 우주인이라고 밝힌 그 존재는 지금 지구가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죠. 온 우주가 알고 이를 염려하고 있는데 오직 지구에 사는 사람들만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고. 이 위기 상황을 알려주기 위해 말을 걸었다고요.”
“꼭 농촌이나 산골로 생태귀농을 해야 지구환경을 지킬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지금 처해있는 자신의 생활주변에서도 얼마든지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이 많죠. 도시에서 '실내 텃밭'을 가꾸는 일,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는 일, 자건거를 타고 통근하는 일 등. 정작 중요한 건 실천방법이 아니라, 위기에 처한 지구를 위하는 생태적이고 선량한 마음가짐일 겁니다.”
이 소장은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생태적인 삶을 사는 생태공동체를 확산시켜야 한다고 역설한다. 선애빌 생태공동체마을의 목표도 에너지 자립과 친환경유기농법을 통해 자급자족을 실천하는 대안적 삶의 길을 찾는 것이다.“최근 지구온난화 등으로 급증한 자연재해의 원인은 ‘지구의 자정작용’이라고 봐요. 과도한 자원 채취와 삼림 파괴, 무분별한 소비와 쓰레기 매립 등으로 중병에 걸린 지구가 죽지 않으려고 자신을 정화시키는 것이죠. 인간으로서는 무시무시한 재앙이지만 지구의 입장에서는 자연스러운 치유 작용인 셈이죠.”
인간에게는 위험하지만, 지구의 자정작용, 치유작용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으면 자연재해 때문에 식량위기, 에너지위기가 닥친다고 그는 진단한다. 이는 결국 경기침체로, 산업 전반의 파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이런 생태적 위기를 근본적으로 극복하려면 지구 인류는 문명의 미망과 혼돈에서 깨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삶의 방식을 전환해야한다고 다그친다. 인류는 어서 반환경적인 도시문명의 문제점을 철저히 자각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생태공동체로 함께 돌아가자고 손을 내민다. 이때 이 소장에게 생태공동체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대안적인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을을 뜻한다. 곧 직접 만들고 살고 있는 선애빌 같은 마을이다. 특히 오랫동안 도시에서 환경운동에 복무한 이 소장은 오늘날의 도시문명에 대해 할 말이 많다. 그럴 자격과 권리가 있다. 일단 문제점이 심각하다는 진단부터 내린다.“앞으로의 지구는 더 이상 지금과 같은 시스템을 유지할 수 없어요. 수백만, 수천만이 좁은 도시에 몰려들어 생산자를 알 수도 없는 신원미상, 정체불명의 불안전한 먹거리를 먹고 사는 현실이니까요. 지나치게 많은 인간들과 상품들, 산더미같은 쓰레기들, 대기를 가득 채운 더러운 공기와 어지러운 소음들은 마치 도시의 종언을 예언하는 듯 보이지 않나요?”
생태적인 지구인, 귀농촌인들의 명상공동체마을 ‘선애빌’ 가는 길
그래서 이 소장은 치열하게 해법과 대안을 찾았다. 바로 ‘사랑’이다. 지구와 생명체에 대한 관심과 사랑의 마음을 일으키는 게 유일한 해법이라고 확신한다. 지구와 생명체에 대한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생태공동체가 결국 답이라는 것이다. 이게 지구 문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확신이다. 기대리 선애빌 생태공동체마을에서 앞장 서, 몸소 실천하고 있다.“생태적인 삶은 흙과 함께하는 삶입니다. 흙에는 생명을 잉태하고 키우기 위한 모든 기운이 응축되어 있습니다. 흙은 생명이고 뿌리이며 고향입니다. 인간의 비극은 땅에서 멀어지면서 생겼습니다. 흙을 만지는 순간 인간은 DNA 속에 자리하고 있는 본질적인 생명의식과 공명하게 됩니다.”
모두 농사를 짓는 농부가 되자는 말이 아니다. 공동체 안에는 아이들을 가르칠 교사도 있어야하고 , 아름다운 예술을 창조할 예술가도 있어야 한다. 다만 학교 교사라도 땅을 일구면서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어야 하고, 예술을 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선애빌 주민들은 다 그렇게 산다. 마을은 충북 보은군 마로면 기대리에 자리잡고 있다. 원주민이 사는 마을과는 강을 사이에 두고 적당히 떨어져있다. ‘선을 사랑하는 이들이 일군 마을’이라는 뜻이다. 27세대 55명의 귀농촌인들이 모여 살고 있다. 보은 말고도 충주, 전남 영암·나주·고흥 등 4곳에 선애빌 마을이 더 있다. 기대리 선애빌마을은 2010년에 조성됐다. 환경, 에너지, 인간성 회복 문제를 극복하려는 데 뜻을 모은 명상동호인들이 ‘2번째 삶(Second Life)’을 살아보려는 목적을 공유하고 있다. 약사, 교사, 만화가, 법무사, 명상가, 목수, 의사, 환경운동가 등 주민들의 경력도 다채롭다. 일부는 5도 2촌 생활을 한다. 독신 가구도 있다. 주민들 대부분은 도시에서 붙들고 있던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내려왔다.
“구성원 대부분 도시에서 생활할 때 명상동우회인 ‘명상학교 수선재’ 회원들이예요. 5년여 남짓 함께 하면서 환경, 인간성 회복 문제 등 의견을 나누다 생태마을을 함께 만들어 살자고 의기투합했어요. 이후 적당한 마을 터를 찾아다니다가 기대리에서 땅을 발견한 거죠. 배산임수의 청정하고 쾌적한 자연환경에다 수도권에서도 멀지 않은 게 장점으로 판단했죠.”
“일 때문에, 돈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않으려고 마을로 내려왔잖아요. 한마디로 ‘나누고 비우자’는 게 선애빌 주민들의 기본적인 경제철학인거죠. 선애빌에서는 ‘돈’보다 ‘사람’‘이 먼저예요. 가장 중요한 자산이죠.”
이 소장을 비롯한 선애빌 주민들은 결코 특별하지 않다. 유별나지 않다. 그저 자연과 조화롭게 하나 되고 사람들과 협동과 연대의 관계를 맺고 싶을 뿐이다. 궁극적으로 삶과 죽음이 하나임을 깨닫고 자연스러운 마무리를 하기를 바랄 뿐이다. 남은 ‘2번째 인생’ 만큼은 ‘사람 사는 마을’에서 그냥 사람답게 살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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