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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의 불씨, 지역에서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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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경제민주화의 불씨, 지역에서 찾자 [경제 민주화 워치] 경제민주화, 지방정부가 할 일도 많다
경제 민주화는 지난 대선을 관통한 화두였습니다. 이 화두를 잘 풀어가는 것이 박근혜 정부의 주요 과제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경제 민주화에 관한 논의는 무성하지만 이뤄진 것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갈 길은 멀지만 포기할 수 없는 과제인 경제 민주화를 위해 다시 한 걸음씩 내디뎌야 할 때입니다.

이에 <프레시안>은 '경제 민주화와 재벌 개혁을 위한 국민운동본부' 자문위원회와 공동으로 경제 민주화의 오늘을 짚고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기획 '경제 민주화 워치'를 진행합니다. '경제 민주화 워치' 칼럼은 매주 게재됩니다. <편집자>

경제 민주화 워치
<1> 박근혜 대통령, 재벌 개혁 결단할까
<2> 박 대통령, 당선 일등 공신 팽시키나
<3> 박근혜 '경제 민주화'는 앙꼬 없는 찐빵?
<4> '제2 남양유업 사태' 예방하고 싶다면…
<5> 박 대통령, 취임사에 스스로 사망 선고?
<6> 박근혜, 입으론 '경제 민주화' 실제론 'MB 계승'?
<7> 박근혜, 국민 버리고 재벌 택하나 
<8> 복지국가 시대, 공공의 적은 누구인가 
<9> 박근혜가 '경제 민주화 거의 끝' 선언한 진짜 이유
<10> 가면 벗은 성장론자 박근혜, 국민 우롱하나
<11> 경제 민주화? 박근혜 정부에 대한 기대 접어야
<12> 아베노믹스 성패, 경제 민주화에 달렸다
<13> 기로에 선 박근혜, 경제 민주화가 살길이다
<14> 위기에 믿을 건 재벌뿐? 박근혜의 착각
<15> '노조 파괴 문건' 삼성이 사회책임경영? 한겨레, 왜?
<16> 박근혜 대통령이 알아야 할 '아테네의 교훈'
<17> 중풍 걸린 한국 경제, 창조 경제만으론 못 푼다
<18> 소득 유출되는 지방 경제, 되살리고 싶다면…
<19> 박근혜 국민행복기금이 '국민불행기금'인 이유
<20> 며느리도 모른다는 창조 경제, 그 실체를 다시 묻는다
<21> 민주주의, 경제에 적용 안 된다? 모르는 소리
<22> 80대 할머니의 안타까운 죽음…'강도 논리'를 버릴 때다
<23> 여승무원 비키니 달력 파는 항공사 사장, 포르노까지?

<24> 박근혜 대통령은 모르는 스머프 마을의 진실

<25> 그들의 경제민주화 반대 이유 살펴보니…

<26> "경제민주화는 곧 경제정상화다"

<27> "박근혜, 본인 약속만이라도 지키길"

<28> "가계부채 해결 위한 가장 경제적인 해법, 그건 바로…"

<29> 너도 나도 공무원 탓…"진짜 책임자는 따로 있다"

<30> 그들의 신무기 '손배폭탄', 가정 깨고 생목숨 앗아간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 공약은 이제 그 불씨 마저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대선 당시의 수많았던 경제민주화 공약은 헌신짝처럼 내팽겨쳐지고 말았다. 대선 후 1년이 지난 지금, 우리 경제의 비정상을 정상화로 돌리려는 정부의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남아있는 정상마저 비정상화로 가는 추세로 보인다. 대선 당시 몰아치던 경제민주화 바람에 대한 미련을 간직하며 시민사회의 토론회나 시위현장을 기웃거리며 시간을 보내기엔 아직 할 일이 남아있다. 어디에서 희망을 찾아야 할까? 제3지대에서 만들어졌다는 통합신당이 그 대안일수 있을까? 통합신당이 지향하는 가치나 구성의 스펙트럼 상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지만 남아있는 지방선거는 경제민주화의 불씨를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것이다. 

경제민주화는 중앙에서 경제민주화 법제 개정이나 중앙정부의 행정력을 통해서만 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불균형의 균형경제화, 불평등의 평등화, 양극화의 분산화, 중앙집중의 지역화가 바로 비정상의 정상화이자 경제민주화의 핵심일 것이다. 중앙정부가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지가 약화되어도 경제민주화는 결국 지역사회를 통해 완성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일수록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경제민주화의 기본은 바로 풀뿌리 민주주의에서 시작하여야 하고 경제민주화를 통해서 지역공동체를 살리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세계경제의 흐름과 우리의 경제현실은 지금 이 시점이 경제민주화의 적기로 파악하고 있다. 결국 상황의 요구가 정치와 정책에 반영되는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고 다만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의 문제로 보인다. 예컨대 지난 3월 13일의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는 “불평등이 경제성장을 방해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총재는 소득격차가 배제의 경제(economy of exclusion)를 만들어내어 버려짐의 황무지를 만들고 사회통합시스템을 파괴할 위험이 있다고 발언하며, 빈부격차 축소를 IMF의 최우선 과제라고 기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예컨대 재벌 집중도는 더욱 더 확대되고 있다. 2013년에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5%이며, 총 법인세 중 20.6%를 차지하며, 증권시장 시가총액 비중도 36.5%에 달하고 있다. 두 그룹이 차지하는 비정규직의 비중이나 산재건수, 불공정거래 건수 등의 비중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상당부분 될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양대 그룹 매출 비중 35%는 2008년 23.1%에 비해서도 11.9%포인트나 높아진 수준이다. 삼성이 15.9%에서 23.0%로, 현대차가 7.2%에서 12.0%로 각각 7.1%, 4.8% 상승했다. 이러한 불평등 양극화 구조가 우리의 사회통합을 해치며 나아가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것이 국제통화기금의 우려인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과 정세의 변화와 역방향으로 우리의 정부와 기업은 나아가고 있으며 경제민주화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다. IMF의 해법은 조세제도와 공공지출 방식으로 요약된다. 조세제도 개편은 지방세가 있긴 하지만 결국은 중앙에서 처리할 주요한 법제개편이다. 중앙이 움직이지 않으면 경제민주화는 불가능한가? 그렇지 않다. 지방정부가 제대로만 하면 많은 것이 바뀔수 있다. 다시 경제민주화의 불씨를 살릴 수 있다. 그렇다면 지방정부는 나름대로의 효과적 경제민주화 정책을 어떻게 펴나갈 수 있는가? 사실상 쉽지는 않다. 우리나라 지방자치제는 중앙에서 내려오는 자금을 집행하는 수준에 머물러있기도 하며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도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지자체가 경제민주화를 위하여 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경제민주화의 방식은 민관협력 거버넌스의 구축, 조례 개편, 지자체장의 정치력 등이 있다. 첫째, 지방정부는 중앙정부의 여러 부처에서 내려오는 돈과 정책에 대하여 깔때기같은 역할을 하여 지역 사회의 적재적소에 뿌리는 역할을 수행하며 취약계층 및 불평등 구도를 해소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주민의 참여와 소통이 필요하며 민관협력이 활성화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민관협력의 참여형 거버넌스 체제의 구축을 통하여 지역사회가 원하는 방향으로 다양한 재원을 혼합하여 지원하고 활용이 가능하다. 

둘째, 조례를 통한 방법이 있다. 부천에서 얼마 전 생활임금 조례가 만들어진 것 처럼 다양한 경제민주화 조례를 통해서 할 수 있는 여지는 많이 있으며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할 것이다. 지역상권 보호, 사회적 경제의 활성화, 자율적 지역산업 진흥 등 지역경제 선순환과 경제민주화를 위한 다양한 방식이 있다. 이러한 조례를 개발하여 이번 지자체장 선거에서 공약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지자체장의 정치력이다. 지자체장은 그 지자체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에 대하여 책임이 있다는 말도 있지만 반대로 그 지자체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말도 있다. 광역은 기초가 다 한다고 하고, 기초는 정부부처가 다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야 말로 지자체장의 정치력 차이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즉, 지자체장의 인물론이다. 지역내 여러 이해관계자의 갈등을 모아내고 통합하여 경제민주화를 실현하는 역량이 바로 정치일 것이다. 지역사회의 경제민주화 정책에서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지자체장과 의원을 잘 뽑아야 한다. 경제민주화 관점에서 지자체장의 역량과 정치력을 평가하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 어떨까 한다.   

경제민주화가 실현되는 지역은 어떤 지역 사회일까? 또는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고자 하는 지자체를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면 좋을까? 

첫째, 단순한 경제민주화의 공약만이 아닌 경제민주화와 연계된 대안적 가치를 만들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친환경 소비, 근로복지, 일과 삶의 양립 및 문화적 여가, 협동조합 및 사회적 경제, 나아가 베이비부머의 퇴직, 노동자의 자기개발 등 일상적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과정에서 대안적 질서와 가치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지역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다양한 가치 속에서 찾아나가는 지자체가 그 해답일 것이다. 이를 통하여 지역사회 주민들의 일상적 실천으로부터 경제민주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역은 그러한 대안적 가치와 질서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둘째, 경제민주화를 위한 참여와 소통이 가능한 민관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할 수 있어야 한다. 지역에는 이념이나 명분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업이나 내용을 가지고 직접 얼굴을 맞대는 현장이 있다. 이러한 만남의 대부분은 지역 주체들의 연대와 네트워크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지역에서 지역 주민의 삶을 위하여 무언가를 하려고 움직이면, 지역사회 내에서 끊임없이 네트워크가 형성된다. 이러한 네트워크에 기초하여 지역 공동체나 일상적 삶의 조직화가 가능하며 이러한 기조 위에 경제민주화를 진행하고자 하는 지자체가 되어야 한다. 

셋째, 위의 두 가지가 사실상 경제민주화를 지역사회의 인프라라고 한다면, 구체적으로 지역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약속의 내용과 지역을 변화시킬 수 있는 역량과 변화의지가 중요하다. 이것이 지자체장과 지자체 의원에 대한 구체적 평가기준이 되어야 한다. 경제민주화 의제를 실현하기 위한 지방선거의 공약이나 내용은 많지 않다. 경제민주화 관점에서 공약을 개발하고 이것이 여러 정치권에서 수용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여그이 경제민주화 공약은 지난 대선때 쓰던 공약과는 많이 달라야 한다. 이번에는 지방정부의 경제민주화 공약 이행점검반을 민관협력으로 만들어서 철저히 검증했으면 좋겠다. 또 다시 지난 1년의 배신과 아픔을 생각하지 않고 싶기 때문이다.      
지금 지역에서는 다양한 움직임이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지역의 경제민주화 지평을 확대할 조건이 성숙되고 있다고 본다. 과거 중앙정부 종속적인 경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서, 경제민주화의 이슈를 보다 더 적극적으로 떠안아 이를 공약으로 만들고, 향후 지방정부의 아젠다로 만들고 활성화할 필요성이 있다. 경제 민주화의 위기와 사회경제적 퇴행의 시기에 지역사회에서 제대로 된 지방정부가 형성되면, 경제민주화를 한 걸음 진전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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