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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족 "박근혜 퇴진 외치고 싶지도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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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족 "박근혜 퇴진 외치고 싶지도 않아"

"세월호, 한낱 정권의 안위 문제 아냐…실종자 부모, 담화 듣고 통곡"

유경근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은 22일 "우리는 단 한 번도 대통령 퇴진, 정권 퇴진이라는 표현을 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세월호 대참사와 재난 안전 문제에 대한 토론회' 참여해 "세월호 참사는 그렇게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국가의 명운이 달렸지, 한낱 정권의 안위가 달린 게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유 대변인은 "나도 정권이 바뀌면 진상 규명과 대책이 다 세워져서 좋은 나라가 될지 생각해 봤는데, 우리 가족들의 결론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침몰하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를 끄집어서 소생시키느냐, 아니면 그대로 빠뜨려 죽이느냐 하는 기로에 있지, 한낱 정권의 안위가 달린 게 아니"라며 "그래서 정권 퇴진, 대통령 퇴진 구호를 외치고 싶지도 않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아이들이 헛된 희생, 막말로 개죽음당한 게 안 되도록 가족들은 단합해야 하고, 그래야 국민도 도와주신다"며 "그런(정권 퇴진) 주장하시는 분들을 애써서 배격할 생각은 없지만, 그런 분들도 우리 목소리에 동참해주시면 고맙겠다"고 부탁했다.
그는 "우든 좌든 중도든 모두 대한민국 국민이고, 이 땅에서 (안전하게) 살 권리가 있다"며 "이 모든 사람이 함께 힘을 합치고 한목소리를 내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 유가족들의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지난 16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마친 유경근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가운데)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추상적인 면담 내용이 아쉽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진도 계신 부모, 대통령 담화 듣고 통곡"

유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이 발표한 '대국민담화'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섭섭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대국민담화의 문제점으로 실종자 언급 부재, 진상 규명 없는 대책, 국정 철학 부재 등을 꼽았다.

그는 "(대통령이) 실종자 구조와 수습에 대해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고, 해경 해체라는 상상도 하지 못한 조치를 주시는 바람에 진도에 계신 부모들은 그 담화를 들으면서 통곡했다"며 "이제 진짜로 버려졌구나 싶었고, 심지어 '우리가 다 같이 죽어 없어져야만 이 문제가 해결되겠다'고 말씀한 분도 계셨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지금 이 시점에서 이 나라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고, 부처를 없애거나 새로 만들고, 소관 업무를 조정하는 건 가족들은 솔직히 관심이 없다"며 "진상 규명이 철저하게 이뤄졌을 때, 대책은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라고 진상 규명을 두 번째로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을 '아픈 환자에게 낯빛도 살피지 않고 말 한마디 안 건넨 채 약만 한주먹 꺼내서 주는 의사'에 비유하면서 "아무리 효과 좋은 비싼 약을 쥐여줘도 환자가 그 상황에서 고마워할까? 그게 진정한 처방일까? 대통령 담화는 그런 성격이 강하다"고 했다.

"대국민담화, 이윤보다 생명이라는 국정 철학 부재"

마지막으로 그는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면 대국민담화에 어떤 철학으로 이 나라를 5년 책임지겠다는 기조를 담을 줄 알았다"며 "이미 다 드러난 현상에 대한 개선책만 화려하게 나열했을 뿐,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처방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세월호 참사가 난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유 대변인은 "생명, 사람을 첫째로 여기기보다는 돈과 이윤을 우선시하는 천박한 대한민국 자본주의가 이 사회를 지배했기 때문"이라며 "이런 근본 진단에 대한 처방 없으면 이 사고는 5년, 10년이든 또 필연적으로 날 수밖에 없다. 그런 부분이 담화에 담기지 않은 게 아쉽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비록 사망이 거의 확실하더라도 단 한 명의 실종자까지 소중하게 여겨서 책임질 줄 아는 그런 나라에 살고 싶다"며 "가장 중요한 건 실종자를 가족 품에 돌려받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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