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은 7.30 재보선에 대해 "야권이 빈틈없이 졌다"고 평가했다. 11대 4라는 성적표뿐 아니라, 선거 전략과 인적 혁신 등 모든 면에서 새누리당에 완패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철희 소장은 2003년 열린우리당 창당 주도 세력, 또는 구(舊) 민주당 지도부의 정치적 역할은 끝났으며 인적 혁신을 위해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와 최고위원 전원은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 녹음이 있던 지난달 31일 오전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다. 이날 오후에는 야당 대권 주자로 꼽히는 손학규 상임고문이 "새정치민주연합은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한다"며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
"열린우리당 창당 주역, 정치적 역할 끝났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남경필 현 경기도지사의 지역구였던 수원병(팔달)에 손학규 상임고문을 전략공천했다. 그의 정치적 역할은 정치 신인 박광온·백혜련 후보를 견인해 '수원 벨트(수원을/병/정)'를 승리로 이끄는 것이었다. 그러나 손학규 상임고문은 경쟁 상대인 새누리당 김용남 당선인에게 7.8%포인트 차로 석패, 2011년 4.27 재보선 당시 성남 분당을에서와 같은 영광을 재현하지 못했다.
이철희 소장은 수원병 선거 결과에 대해 "할 말 없는 패배"라며 거물 정치인을 내세운 단순 선거 전략을 비판했다. 지역을 꾸준히 다지는 방식이 아닌, 인물에 기대 순간을 모면하려는 얕은 수이기 때문이다. 그는 또 김용남 당선인의 나이에 주목했다. 지역 일꾼이 40대 젊은 기수로 자연 교체된 것이다. 경기 평택시을에서 뽑힌 새누리당 유의동 당선인도 40대다.
이어 이철희 소장은 "야권이 2003년 체제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보다 냉정한 인적 혁신을 주문했다. 2002년 대선 승리를 경험하며 이듬해 열린우리당 창당으로 국회 과반까지 이룬 정동영, 정세균, 천정배, 신기남, 김한길 등 전·현직 의원들의 "정치적 역할은 2012년 대선 패배로 끝났"으며 다음 세대를 위해 헌신해 달라는 요청이다. 그러면서 "보수 정당의 장점은 자발적으로 은퇴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쑤시개> 공동 진행자인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도 정치 혁신의 동력은 인적 쇄신이라며 진보 정당 역시 민주노동당이 원내에 진출하던 2004년을 전후한 시기에 머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40대 젊은 활동가들이 그 시대 모형에 사로잡혀 있다"며 "진보도 새로운 생각을 하는 사람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윤철 교수는 "7.30 재보선 이후 선거가 없는 2년이 야권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한 기회"라며 2016년 총선 준비를 위해 좋은 정치인들의 네트워크, 또는 좋은 정치를 위한 원탁 등 시민 모임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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