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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딘과 해경은 너무나 끈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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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딘과 해경은 너무나 끈끈했다 [뉴스클립] 검찰, 세월호 수사 결과 발표
사설 구조업체 언딘과 해양경찰청 고위 간부의 유착 관계가 사실로 드러났다. 최상환 해양경찰청 차장은 평소 언딘 대표로부터 선물을 받고 친분을 유지했으며, 세월호 참사 직후부터 인양 계획 논의 과정까지 언딘에 특혜를 줬다. 심지어 참사 직후엔 상관인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에게 허위보고를 했다. 또 언딘에 특혜를 주는 과정에는 다른 해경 간부들도 연루됐다.  

대검찰청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후 전국 지방검찰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한 관련 수사 결과를 6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최 차장은 2009년께 한 해경 간부의 소개로 김윤상 언딘 대표와 친해진 뒤 2011년부터 매년 설과 추석에 홍게, 대게, 송이버섯 등을 받아 챙겼다. 최 차장이 해경 경비안전국장으로 재직할 당시 한국해양구조협회 창설을 주도하고 협회 부총재를 겸임하면서 또다른 부총재로 활동하던 언딘 대표와 자주 모임을 가졌고, 이 과정에서 친분이 더 두터워졌다. 

이런 친분은 사적인 인연으로만 끝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부산 부근 해역에서 발생한 '마리타임 메이지호' 사고 이후, 최 차장은 언딘 대표에게 해경 내부 정보를 전달했다. 언딘이 미국 업체가 진행하는 구난 사업에 참가하는데 필요한 정보였다.

최 차장이 언딘 대표와 함께 한국해양구조협회 부회장으로 활동하던 시절에는 일선 해양경찰서에 자신의 전결로 공문을 보내 '해양구조협회 회원모집과 수익사업 개발, 재정확보를 적극 지원하라'며 각 서별로 구체적인 목표치 설정과 달성방안 계획 수립을 요구했다.

세월호 사고 당일인 4월 16일, 해경이 언딘에 제공한 특혜는 갑작스러운 게 아니었다는 말이다. 아울러 언딘과의 유착 관계에는 최 차장뿐 아니라 부하들도 연루돼 있었다. 세월호 사고 당시 언딘에 대한 특혜 제공을 주도한 건 해양경찰청 수색구조과 재난대비계 소속 나모 경감이었다. 나 경감은 평소 언딘 이사와 친하게 지내며 각종 사고에서 언딘이 우선권을 확보하도록 도왔었다. 

나 경감은 사고 소식을 듣고 이번 사고가 언딘에 이득이 될 것으로 판단, 청해진해운의 담당직원에게 전화를 했다. 이어 그는 언딘을 소개하는 척하며 사실상 압력을 넣었다. 결국 청해진해운은 언딘과 구난독점계약서를 작성했다.

최 차장은 이 같은 보고를 받고 해경 수상레저과장인 박모 총경에게 언딘에 대한 각종 '편의' 제공과 헬기 지원을 지시했다. 다른 민간 잠수업체를 사고현장에 투입하라는 등의 노력은 없었다.

세월호 사고 당시 언딘 소속 리베로호는 아직 안전검사도 받지 않은 상태로 적법한 절차를 거치려면 한 달 이상이 필요했지만 최 차장은 이를 무시했다. 상관인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에겐 "아직 사소한 승인절차가 남았지만 '준공'이 완료돼 '안전성'에 문제가 없어 잠수지원용 바지선으로 현장에 동원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허위보고의 결과는 끔찍했다. 최 차장이 김 청장에게 보고한 시점은 세월호 승객을 구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었다. 당시 즉각 동원 가능한 바지선이 22척이었다. 바지선을 신속히 투입했다면, 사고의 진행 양상은 달라질 수 있었다. 그러나 최 차장은 언딘에게 특혜를 주느라 ‘골든타임’을 날렸다. 심지어 사고 현장에 일찍 도착한 바지선도 구조작업에서 배제됐다.

최 차장 등 해경 수뇌부는 잇따른 부적절한 지시에 대한 목포해양경찰서 실무자의 반발도 무시했다. 최 차장은 세월호 선체 인양 시에도 언딘에 특혜를 줄 예정이었다. 

검찰은 이날 최 차장과 박 총경, 나 경감 등 3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업무방해, 선박안전법 위반교사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문제는 해경만이 아니었다. 이날 검찰 발표에 따르면, 진도 VTS 관제요원들은 교신일지를 허위로 작성해 비치하기 일쑤였다. 또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진도 VTS 관제요원들이 복무감시용 폐쇄회로(CC)TV 파일을 삭제한 사실도 드러났다. 

사고 직후 구조를 위해 출동한 해경 123정 역시 현장에서 승객 퇴선 유도를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이후 검찰 수사에 대비해 마치 퇴선방송을 하고 선내 진입을 시도한 것처럼 함정일지를 조작했다.

세월호 사고 이후 5개월 넘게 진행된 검찰 수사 결과, 현재까지 모두 399명이 입건돼 이 중 154명이 구속됐다.

검찰은 세월호 사고의 직접적 책임이 있는 선장 이준석 씨와 선원, 청해진해운 임직원 및 실소유주 일가, 안전감독기관 관계자 등 113명을 입건해 61명을 구속했고, 사고 후 구조과정에서 위법행위가 드러난 최상환 해경청 차장과 123정 함장 등 17명을 입건해 5명을 구속했다.

해운업계 전반의 비리와 관련해서도 이인수 한국해운조합 전 이사장, 오공균 한국선급 전 회장 등 269명을 입건해 이중 88명을 구속한 것으로 집계됐다.

검찰은 사고 수습 비용에 대한 구상금 채권 확보, 범죄수익 동결 차원에서 유씨 일가의 재산 1157억 원에 대해 5회에 걸쳐 추징보전 조치하고 1222억 원 상당을 가압류했다.

검찰 관계자는 "향후 관련 사건 공판과 유씨 일가 은닉재산 추적 및 환수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며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추가로 제기되는 각종 의혹 등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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