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리턴' 사건 당시, 객실 승무원은 매뉴얼대로 서비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항공은 사건 발생 직후, 승무원이 '매뉴얼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변명과 거짓으로 적당히 둘러댔다'고 해명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었던 셈이다. 10일 <한겨레>가 단독 입수한 대한항공의 '일등석(FR/CL) 웰컴 드링크 SVC(서비스) 시 제공하는 마카다미아 너츠 SVC 방법 변경' 공지를 보면, 승무원은 "음료와 함께 마카다미아 너츠를 포장 상태로 준비하여 보여준다(showing)"고 명시돼 있다. 이어 "카다미아 너츠를 원하는 승객에게는 그릇에 담아 가져다드릴 것을 안내해 드린 후, 갤리(Galley)에서 버터볼(작은 그릇)에 담아 준비하여 칵테일 냅킨과 함께 음료 왼쪽에 놓아드린다" 돼 있다. 이 매뉴얼 변경이 공지된 것은 2012년이다. 변경 내용은 승객에게 '봉지째 마카다미아 너츠를 보여주라'고 한 부분은 그대로 두었다. 다만 그 뒤 원하는 승객에게 갖다줄 때 ‘봉지째 제공’하던 것을 ‘그릇에 담아 제공’하도록 바꾼 것이 전부다. 애초 이 사건은 승무원이 그릇에 내놔야 하는 마카다미아넛을 봉지째 건네 조 부사장이 이를 지적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당시 승무원은 의사를 묻기 위해 마카다미아넛을 봉지째 가져갔던 것"이라고 말했다. 승무원이 조 부사장에게 마카다미아넛을 봉지째 보여줬던 것은 실제로 서비스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취식 의사를 묻기 위해서였다는 것. 하지만 조 부사장은 "무슨 서비스를 이렇게 하느냐"고 질책했다. 수석 승무원인 사무장이 매뉴얼을 설명하기 위해 나섰지만 당황해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고 조 부사장은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소리친 뒤, '땅콩 리턴'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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