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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특보 윤상현 "무슨 근거로 사드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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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특보 윤상현 "무슨 근거로 사드 배치?" 유승민 등 비박계와 '정면 충돌'…"안보 비용만 증가"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등 비박계 지도부가 1일 정책 의원총회를 열며 '사드(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공론화'에 본격 시동을 걸자, 청와대 정무특보를 겸하고 있는 윤상현 의원이 "정치권 논란이 국익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사드는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이르는 말로, 정부와 청와대는 미국·중국 사이의 '전략적 모호성'을 사드와 관련한 외교 정책의 핵심 방향으로 삼고 있다.

그럼에도 유 원내대표 등이 '국민 생명이 걸린 문제'란 점을 명분으로 삼아 공론화를 강행하자, 윤 의원 또한 '정면 충돌'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이다.

이날 오후 2시에 시작된 의총에 참석해 있던 윤 의원은, 중간에 회의를 빠져나와 "사드 의총은 근본적으로 부적절하다. 이 문제를 공론화하는 것은 절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취재진에게 말했다.

그는 이어 사드 배치 문제는 "정치권이 아닌 정부가 주도적으로 끌고 갈 사안"이라면서 "정치권에서 사드 배치를 가지고 논란을 지피는 게 국익에 무슨 도움이 된다는 말이냐"고 되물었다.

윤 의원은 찬반 토론 형태의 공론화가 진행되는 것만으로도 한국의 외교 입지가 상당 부분 좁아지고, 결과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의원들 말하는 것을 보니 거의 다 사드를 배치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렇게 배치 쪽으로 총의를 모으면 미국이 '너희들이 원했으니 안보 비용을 늘려라' 이렇게 가는 거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에서 갑론을박을 하면 주변국이 논란 빈틈을 파고 들어와 자기 목소리를 내고 그러면 우리 정부도 주도권이 제약된다"면서 "우리 스스로 안보 비용을 늘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설사 정부의 모호성 전략이 비판을 받더라도 그것은 전략이다"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사드 배치의 찬반 입장을 묻자 "단순한 지식, 일방적 논리로 결정할 사안이 결코 아니다"는 말로 답했다. 일각에서 부각하는 '북한 핵 미사일 위협'만으로 배치를 결정할 수 있는 간단한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사드 배치가 단순히 북핵 미사일 때문이냐. 외통위원으로서 그건 아니라고 본다"면서 "핵을 방어할 수 있는 어떤 유효한 방어 수단이 있겠나. 사드가 핵 미사일을 방어하는 신의 방패가 돼 버렸다. 너무나도 잘못된 정보와 근거를 가지고 어떻게 이렇게 하는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또 "최근 사드 문제로 하도 논란이 빚어져서 국방부 최고 전문가, 정말 대한민국에서 사드 최고 전문가를 불렀었다"면서 그런데 "그 사람도 정보가 없다. 그런데 어느새 (정치권에선) 사드를 배치하자고 그런다. 무슨 근거로 무슨 정보를 가지고 사드를 배치하자고 논란을 일으키나"라고 말했다.

윤 의원의 발언은 그가 청와대 정무특보로서 다른 특보들과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수석비서관들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주재한 오찬에 참석했단 점에서 더욱 의미심장하다.

박 대통령은 당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 및 사드 도입 논란을 두고 "언론이나 이런 데서 우리가 강대국 사이에 끼었다고 '어이쿠 큰일났네' 하는데 너무 그럴 필요 없다. 우리는 의연하게 여러 정보를 갖고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가는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유승민, '사드 공론화'에 사실상 성공…당·청 마찰 불가피

윤 의원의 이 같은 반발 속에, 새누리당은 이날 사실상 '사드 찬성' 입장을 모으는 의총을 진행한 꼴이 됐다. 참석 의원들 중 단 한 명도 공개적으로 '사드 반대' 입장을 밝힌 이가 없었고, 발언자 8명이 모두 찬성 취지의 주장을 했다고 한다. 향후 사드 도입 및 논의 방식 문제를 둘러싼 당·청 갈등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회의 시작에 앞서 "사드는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존망이 달린 문제다. 외교와 국방에 관한 이슈는 의총에서 (논의를) 안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이미 수년간 공론화되어 왔던 문제"라며 토론을 독려하기도 했다.

이후엔 국회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성찬 의원이 참석 의원들에게 사드에 관련한 간략한 교육을 진행했고, 이후 이어진 비공개 토론에서 김진태 의원은 "우리가 죽고 사는 문제를 왜 중국에 물어보느냐"며 사드 배치를 강력히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장성 출신인 한기호·송영근 의원도 배치 찬성의 입장을 밝혔으며, 국방위원장이기도 한 황진하 의원이 공론화에 따른 '전략 노출 가능성'을 우려하긴 했지만, 그 또한 논의 및 배치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마무리 발언을 통해 "이번 의총을 매우 의미있게 받아들인다"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사드 의총까지 이렇게 감행하게 된 것은 야당이 사드를 반대하는 논리가 중국·북한의 논리와 너무나 흡사하기 때문"이라면서 "그런 상황에서 여당이 침묵하면 안 되는 생각이었다. 우리 나름대로 방어 전략과 논리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유 원내대표의 이 같은 발언을 전한 민현주 대변인은 이날 의총을 어떻게 요약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갑론을박은 있었지만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 한국도 나름 억지력과 방어체계를 구축해야 한단 것에 의견 합의를 이룬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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