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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이란 핵협상 발표문, 합의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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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이란 핵협상 발표문, 합의 맞아? [분석]"이란, 처음부터 다시 협상하자고 나올 수도"

"이란핵협상 잠정 합의안은 두 가지 버전이 있다."

5일 <뉴욕타임스>는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이 '역사적 합의'라면서, 협상안에 대해 부정적인 공화당 등 보수진영을 설득하려고 나섰지만, 이란이 자국에 공개한 합의안과 다른 점을 지적했다.

'서로 다른 두 가지 버전'의 공식요약문이 발표된 이유에 대해서 <뉴욕타임스>는 "발표할 수 있는 합의 내용을 정하느라 게속 시간만 끌 수 없어서, 각자 요약문을 발표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런 상태라면 오는 6월 30일까지 예정된 최종합의안이 순조롭게 만들어질 수 있는지 의문이 커질 수밖에 없다. 국제원자력위원회(IAEA)의 사무부총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은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공개요약문의 차이는 앞으로 만만치 않은 과제가 놓여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신문에 따르면, 대표적인 쟁점은 우라늄 농축 장소가 나탄즈가 유일하냐는 것이다. 나탄즈에서 저농축 우라늄만 만들 수 있다고 하지만 다른 곳에서 우라늄 농축을 하면 어떻게 되느냐는 논란이다. 또한 이란이 서방 측의 요구를 들어주는 대가로 즉각적인 제재를 철회하고 있지만, 실제로 철회가 가능한 시점이 언제가 될 지도 미지수다. 앞으로 10년간 핵개발 연구가 제한된다고 하지만, 신형 원심분리기로 어떤 종류의 연구가 가능한 지도 합의된 것이 아니다.

이란 측 협상대표인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교장관은 미국이 공개한 요약문에 대해 즉각 "정치적 포장"이라고 일축했다. 자리프 장관은 지난 4일 이란 국영 TV에 출연해서도 "이란은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에게 스위스 로잔에서 합의한 내용과 미국이 발표한 요약문은 '모순된다'고 공식 항의했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이자 이번 핵협상 과정을 분석해온 데이비드 울브라이트는 "이란의 자리프 장관과 하산 로하니 대통령도 자신들의 양보한 내용을 감추기 위해 포장을 하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이란 보수진영의 반발을 의식해 되도록 실제 합의 내용이 늦게 전해지도록 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울브라이트 소장은 이런 '정치적 포장'이 향후 협상에 어려움을 줄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란이 합의한 내용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가려는 지렛대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 협상 타결 다음날인 지난 3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협상 결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AP=연합뉴스

"우라늄 재고 300킬로그램으로 축소", 이란 측에는 없는 내용


<뉴욕타임스>는 향후 협상에서 문제가 될 쟁점들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미국의 요약문에는 이란이 우라늄 재고를 300킬로그램으로 축소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나와있다. 하지만 이란의 요약문에는 이런 언급이 없다.

-이란의 요약문에는 협상에 참여한 서방국들이 이란의 핵발전소와 연구용 원자로, 의료연구를 위한 동위원소 사용 등에 대해 협력하기 한 것으로 나와있다. 하지만 미국의 발표문에는 언급되지 않은 내용이다.

-미국의 발표문에는 최소한 향후 10년 동안 이란은 신형 원심분리기로 우라늄을 농축하는 행위를 하지 못하며, 이란은 원심분리기로 일부 '제한된' 연구만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란 측 발표문에는 '제한된'이라는 수식어가 빠져있다.

-미국 측 발표문에는 이란이 포르도 지하핵시설을 과학기술 센터로 전환하도록 되어 있다. 특히 포르도에 있는 원심분리기의 3분의 2 정도를 제거하고, 남은 원심분리기도 향후 15년 동안 우라늄 농축에는 사용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이란 측 발표문은 산업용 또는 의학용 동위원소를 생산하기 위해 수백개의 원심분리기가 사용되지만, 1000개 이상의 원심분리기가 유지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가장 큰 쟁점은 이란에 대한 경제적 제재가 얼마나 신속히 철회될 수 있느냐다. 이란 측 발표문은 "합의가 시행되면, 제재는 '즉시' 철회된다"고 되어 있다. 미국 측은 "이란이 약속을 준수하는 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제재가 '완화'된다"고 표현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제대로 합의가 되지 않은 채, 구체적인 협의안이 만들어졌다는 점은 향후 협상을 더 복잡하게 할 뿐"이라면서 "이란이 처음부터 다시 협상을 하자고 나설 가능성까지 있다"고 경고했다.

오바마 정부의 협상 방식에 비판적인 미국외교협회(CFR)의 선임연구원 레이 타케이는 "골치아픈 상황"이라면서 "이란 측은 창의적인 해석으로 모든 애매한 조항들을 이용하려 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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