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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는 생산 중"은 무슨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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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는 생산 중"은 무슨 뜻? [정욱식 칼럼] 시간 번 박근혜 정부, 대외정책 전환 준비해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가 당분간 유보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이 문제를 슬기롭게 풀 수 있는 시간은 생기게 되었다. 그러나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이대로 가면 사드 배치는 '시간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취임 후 한국을 처음으로 방문한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사드는 아직 생산단계에 있기 때문에 회담 의제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10일 한민구 국방장관과의 회담을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밝힌 입장이다. 그는 또한 향후 사드 배치 여부는 사드 생산 결과 및 사드 요원의 훈련 상태 등 기술적인 진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입장 표명은 사드 문제로 곤혹을 치러온 박근혜 정부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 본격 추진할 듯

카터가 공식적으로 밝힌 문제는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기에는 여러 가지 기술적인 문제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사드 생산 수준, 센서 및 다른 미사일 방어체제(MD)와의 통합 수준, 그리고 사드 요원의 훈련 상태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펜타곤은 이들 문제를 해결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내 배치 추진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 늦어도 내년부터 본격화될 공산이 크다.

▲ 애쉬턴 카터 미 국방장관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한미 국방장관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3월 25일 미국 상원에서 열린 'MD 청문회' 내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자리에 출석한 제임스 시링 미사일방어국(MDA) 국장은 2015년 3월 현재 4개의 사드 포대를 보유하고 있고, 올해 내로 1개를, 2017년까지는 2개 포대를 추가로 획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당초 계획보다 2년 정도 빨라진 것이다. "현지 사령관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생산량을 빨리 늘리고 있다는 것이 시링 국장의 설명이다.

사드를 비롯한 MD 체계의 센서 분야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주 적외선 위성(Space Based Infrared System)을 올해 내로 지휘통제전투관리통신(C2BMC) 체계와 연동시켜 X-밴드 레이더를 비롯한 전 지구적 레이더망과 연결시킬 계획이다. 우주 적외선 위성은 상대방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탐지하는 데 필요한 핵심 장비이다. 이 위성에서 탐지한 정보를 C2BMC에 넘기고 이 체계가 다시 지상이나 해상 배치 레이더에 탄도미사일 추적을 명령하는 방식으로 센서가 가동되는 것이다. 또한 9번째 AN/TPY-2 레이더를 사드 포대에 넘겼고, 추가로 3개 레이더도 주문해놓은 상태이다.

이러한 계획에 따르면, 미국은 AN/TPY-2를 포함한 7개의 사드 포대를 2017년까지 갖추게 된다. 아울러 4번째 사드 포대 부대도 훈련 중에 있고 2016년까지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나머지 3개 포대 부대도 훈련을 거쳐 2019년까지 실전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기술적인 측면에 더해 정치·외교적인 상황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선 '예비 협정'에 도달한 이란 핵 협상이 6월 30일 최종 합의에 도달하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중동에 사드를 배치해야 할 필요성은 훨씬 줄어들게 된다. 반면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 사령관의 발언권을 올라갈 수 있다. 그는 2013년 취임 당시부터 3단계 한국 MD를 주창하면서 사드 배치를 강력히 주장해 왔다.

또한 내년엔 미국 대선과 중간 선거가 있다. 공화당에서는 민주당 정권인 오바마 행정부가 '아시아로의 귀환'을 천명했지만, 한 일이 없다고 비난해왔다. 미국 정부가 선거를 앞두고 이러한 정치 공세를 차단하기 위해 사드 배치를 서두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까닭이다.

이러한 내용을 종합해보면, 미국은 올해 10월에 서울에서 열릴 한미연례안보회의(SCM) 때 사드 배치를 타진하고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내년에 사드 배치를 목표로 삼으면서 말이다.

사드가 '시간 문제'가 되기 전에

어쨌든 사드 문제로 1년 가까이 곤혹스러운 상황이었던 박근혜 정부가 한숨 돌릴 수 있게 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최소 6개월 정도 외교적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시간을 또 다시 허송세월한다면 사드가 쓰나미처럼 다가올 가능성에 있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을 추구하는 한편, 7년 가까이 개점휴업 상태에 있는 6자회담의 문을 여는데 총력을 기울어야 한다. 때마침 남북대화와 6자회담의 최대 장애 요인이었던 한미연합훈련도 이달 말에 끝나게 된다. 반환점을 향하고 있는 박근혜 정부의 임기가 대외정책에서도 전환점을 만들어내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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