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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갑을오토텍, 황교안 총리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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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메르스, 갑을오토텍, 황교안 총리의 탄생 [기고] 메르스라는 국가위기 속 일어난 두 사건

6월 18일, 황교안 후보자에 대한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재석 278명에 찬성 156, 반대 120, 무표 2표로, 새누리당 의석 160석보다 적은 156의 찬성표로 가까스로 통과됐다. 그는 이제 대한민국의 총리다.

같은 날, 충남 아산의 자동차부품 생산업체 갑을오토텍㈜ 정문 앞에서는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농성중이었다. 17일 사측이 고용한 기업노조 조합원에 의해 금속노조 조합원들을 무차별 폭행당한 것에 대해 항의하고, 이들이 휘두르는 폭력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경찰이 폭력을 당한 이들을 보호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사측에 의해 꼼꼼하게 기획된 노조폭력 사태

금속노조 갑을오토텍지회에 따르면 기업노조 조합원에 의해 폭행당해 병원으로 후송된 조합원은 모두 스물 여섯이고, 그 중 한 조합원은 눈 주변 뼈가 함몰돼 시력상실이 우려된다고 한다. 또 한 조합원은 공업용 선풍기 머리를 가격 당해 뇌출혈이 일어나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다고 한다. 문제는 이것이 처음이거나 우발적인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최근 두 달 동안 벌써 세 번째다.

프레시안 지난 기사('노조 파괴 용병' 채용, 갑을오토텍 잔혹사)에 따르면, 기업노조 조합원들은 대부분이 40~50대로, 2014년 12월 기업노조 가입을 채용조건으로 취업한 신입사원들이다. 60명 가운데 20명이 특전사 출신, 13명이 전직 경찰 출신이라고 한다. 사측 노조를 만들어, 노노 갈등이라는 형태를 통해, 기존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한 사측의 기획 신규채용임이 의심되는 부분이다. 실제 노동부 천안지청 또한 위의 정황이 사실이라고 판단하여 사측에 이들의 신규채용을 취소할 것을 권고할 정도였다. 하지만 사측은 용병고용을 부인하고, 노동부의 권고를 가볍게 무시했다. 그리고 몇 개월이 지난 지금 눈 주변 함몰, 머리 가격에 의한 뇌출혈, 스물 여섯 명의 부상자라는 말도 안되는 폭력 사태를 우리는 목도하고 있는 것이다.

실명, 뇌출혈 하지만 방관하는 공권력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폭력 사태에 대해 충남 검경이 손을 놓고 있다는 점이다. 금속노조뉴스가 취재한 갑을오토텍지회 법률자문을 맡고 있는 김상은 변호사는 "조합원들이 17일 기업노조 폭행으로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폭행발생 한참 뒤에 출동했다"며 "경찰은 현행범 체포요건이 충분한데도 폭행범을 체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대희 갑을오토텍지회 지회장은 "조합원 신고에 경찰은 출동하지 않았고 대규모 폭행사태가 벌어진 뒤에야 나타났다. 출동한 경찰마저 현행범이 아니므로 체포할 수 없다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되풀이 했다"고 밝혔다고 한다. 어쩌면 이것은 노동부와 검찰이 용병고용의 정황이 뚜렷함에도 불구하고 채용취소 권고 이외에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공권력 행사를 포기할 때부터 예견된 일인지 모른다.

메르스 사태와 갑을오토텍 유혈 폭력사태가 닮았다면 과장일까

- 메르스의 시작과 갑을오토텍의 시작은 무관심에서 시작되었다

중동을 다녀온 단 한사람에서 시작된 메르스는 한달이 된 19일 격리자나 격리해제자가 1만1000명을 넘었다. 별일 아닐 것이라는 안일한 보건당국의 대처가 불과 몇 주 사이에 전국민을 메르스 공포 속에 밀어넣은 것이다. 오늘의 갑을오토텍 사태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노동부 천안지청의 신규채용 취소권고를 가벼이 무시할때부터 오늘의 폭력사태는 예견된 것이다.

- 공권력은 통제해야할 것과 통제하지 못할 것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메르스 발생한 초기에 정부는 국민을 불안하게하는 유언비어를 잡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대다수의 국민은 SNS에 떠도는 불안한 유언비어보다는 매르스를 잡겠다는 정부 공권력을 더 신뢰하지 못했다. 폭력사태의 징조를 느낀 조합원의 신고에는 출동하지 않다가 폭력사태가 벌어진 다음에야 공권력이 나타났다는 갑을오토텍 노조지회장의 이야기는 공권력이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방치하는지 잘 보여준다.

- 기업의 이미지를 지키려 쉬쉬하다가 더 큰 피해를 양상하게 될것이다.

현대기아차와 그 협력업체인 갑을오토텍은 이번일이 언론이나 정치권을 통해 커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을 것이다. 메르스를 쉽게 생각하고 쉬쉬하다가 급기하 삼성병원을 넘어, 삼성그룹 전체에 피해를 주고 사장단전체가 유감을 표현했다는 사실을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갑을오토텍을 기업 내 노노갈등으로 만 생각하고 밀어부칠 것이 아니라 현대기아차 전체의 이미지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문제점을 들어내서 노사가 함께 해결에 나서야 한다.

- 막연히 잘되리라 믿지 말고 끝까지 '우리'가 지켜야 한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컨트롤타워가 되어 메르스를 잡겠다고 했다. 없던 총리가 생겨 컨트롤타워는 생기겠지만, 총리가 임명되었다고 한달간 잡히지 않은 메르스가 바로 잡히겠는가? 이제는 메르스를 잡기 위해선 공적인 자원인 정부, 국회, 지자체, 병원에서부터 국민의 자발적인 양심과 관심에 이르기까지 모두의 협력이 필요하다.

갑을오토텍 폭력사태 또한 마찬가지이다. 여야 할 것 없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 폭력을 휘두른 노조조합원에 대한 엄정한 법적 처벌과 함께 이런 문제가 재발되지 않기 위한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 정부, 검찰, 경찰, 그리고 여야 모두의 책임있는 공적 개입이 필요하다. 그리고 국민들의 관심이 절실하다.

메르스도, 갑을오토텍도 국민의 눈으로 지켜보자.

강훈식 교수는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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