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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신문 등록 규제, 법적·현실적 근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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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신문 등록 규제, 법적·현실적 근거 없다"

[언론 네트워크] 공대위, 문화부에 '반대' 의견서 제출

인터넷신문의 등록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의 '신문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개정안이 헌법이 보장한 '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뿐 아니라, 정부가 내세운 '저널리즘 품질 제고' 등의 취지에도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특히 시민단체와 학계·법조계 등은 선정적 보도나 어뷰징, 유사언론행위의 문제는 소규모 인터넷신문이 아니라 중대형 주류 언론사들이 더 심각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시행령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등록 요건 강화로 언론사 설립 막거나 등록 취소?"헌법에 위배"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8월 21일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신문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를 통해, 인턴넷신문의 등록 요건을 현재 '취재 인력 2명 이상'을 '취재 인력 3명 이상'으로, '취재 및 편집 인력 3명 이상'을 '취재 및 편집 인력 5명 이상'으로 증원하도록 했다. 또 인터넷신문 등록을 신청할 때 '취재 및 편집 담당자의 상시고용을 증명할 수 있는 국민연금, 건강보험, 산재보험 중 한 가지 이상의 가입내역 확인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2015.8.21) '주요 내용'

이 개정안에 대해 시민단체 30여 곳과 국회의원 13명, 변호사와 언론학 교수 20여명으로 구성된 <표현의자유와 언론탄압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10월 1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반대' 의견서를 냈다. 공대위는 이 개정안의 '법리적' 문제와 '도입 목적'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했다.

법리적 문제로, 이 개정안이 '언론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21조)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언론의 자유는 '언론사 설립'의 자유를 포함한 것이며, 정부가 등록 요건을 강화해 언론사를 설립하지 못하게 하거나, 기존 언론사의 등록을 취소하려는 것이 헌법이 정한 언론의 자유를 위배한 조처"라는 비판이다.

또 이 개정안이 현행 신문법의 매체 등록 규정을 넘어서는 '월권'에 해당할 뿐 아니라, 신문법이 규정하고 있는 매체(일간신문, 주간신문, 인터넷신문) 가운데 인터넷신문에 대해서만 '취재 및 담당자 명부'를 요구하는 것은 매체 간 형평성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3명이면 안되고 5명이면 된다?"근거 희박, 매체 역량의 문제"


이 개정안의 '도입 목적' 역시 근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문체부는 이 개정안의 도입 목적에 대해 "사실 확인 기능 및 저널리즘 품질을 높이기 위한 제작여건(취재, 편집 등)이 제고될 필요가 있음"이라고 밝혔다. 또 "인터넷신문의 폭발적 증가와 함께 과도한 경쟁, 선정성 증가, 유사언론행위 등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뉴스 전달 과정 및 여론형성에 있어 왜곡을 발생시킬 가능성"을 내세웠다.

공대위는 그러나, "인터넷신문의 취재인력 수와 저널리즘의 품질의 문제는 별개의 사안이며, 사실 확인과 게이트키핑(Gatekeeping) 역시 취재인력의 고용형태나 그 수와는 무관한 사항"이라며 "취재인력이 3명(기존)이면 안되고, 5명(시행령안)이면 된다는 논리의 과학적 근거가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소규모 인터넷신문은 소(小)지역이나, 전문지를 표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소지역, 전문분야를 취재하고 이 안에서 저널리즘의 질을 고양하는 것은 매체의 역량의 문제이지, 취재인력을 수를 통해 실현되는 문제는 아니"라며 "개정안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선정성·어뷰징?"중대형 언론사 인터넷팀이 주도"


또 '과도한 경쟁, 선정성 증가, 유사언론행위'라는 개정안 취지에 대해 "포털사이트나 인터넷 공간에서 선정성이나 어뷰징의 일삼는 언론사는 취재인력 5인 미만의 소규모 인터넷신문이 아니라 중대형 규모의 언론사"라며 "특히 선정성 경쟁은 대형 언론사 인터넷팀이 주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공대위는 "대형언론사 인터넷팀은 기자명(名) 바이라인(By Line)이 아니라 '인터넷팀', '인터넷뉴스팀'이라는 이름으로 인터넷 이슈나, 연예계 가십 등을 쓰고 있다"며 "과도한 경쟁, 선정성 개선을 위해서는 이같은 방식의 기사 쓰기와 유통의 개선이 앞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의 2015년 9월 기사 심의에서 서울신문, 일간스포츠, 스포츠경향, 조선닷컴, 동아닷컴 등 중대형 규모의 언론사들의 온라인뉴스가 '선정보도' 등의 이유로 '경고'나 '주의'를 받았다. 특히, 서울신문은 「제시카, 해변 비키니 포착 '팬티가 꼬였네...'」(8.7) 제목의 기사와 사진, 일간스포츠는 「방송서 '노속옷' 인증한 女배우, 민망 의상」(8.12) 제목의 기사와 사진, 편집으로 각각 '경고'를 받았다. 신문윤리위는 서울신문에 대해 "이미 지난 2월 이 보도에 대해 신문윤리위로부터 '주의'를 받고도 시정은 커녕 같은 내용을 제목과 날짜만 바꿔 반복게재하고 있다"며 "독자를 기만하는 행위"라는 지적했다.

▲ 서울신문 홈페이지 및 구글 검색 결과. (사진 왼쪽) 서울신문 홈페이지 <인기뉴스>. 캡처 시각 2015.8.10.10:35 / (오른쪽) 제시카 미치바타 반복 보도 내용(구글 검색)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온라인신문 심의결정문(2015.9.9)

유사언론행위 피해?"광고주협회 조사에 5인 미만 언론사는 없었다"


공대위는 이와 함께 "유사언론행위 역시, 오히려 중·대형 언론사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대위는 "문체부가 규제개혁분석서를 통해 인용한 '2015 유사언론 행위 피해실태 조사'(한국광고주협회) 결과에서 발표된 언론사 가운데 취재 인력 5인 미만 언론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작은 매체사는 유사언론행위를 통해 기업들을 협박할 이유와 힘도 없다"고 밝혔다. 또 "이번 개정안은 다양한 방식의 커뮤니케이션 매체가 등장하는 매체 환경변화에 역행하는 규제법으로 철회돼야 마땅하다"고 촉구했다.

앞서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도 9월 18일 이 개정안과 관련한 논평을 내고 "인터넷신문 등록 강화로는 언론 길들이기만 심해질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민언련은 '광고성 기사'나 '인기 검색어에 오른 기사를 포털에 반복 전송해 조회 수를 올리는 어뷰징 기사' 등의 언론 문제를 지적하며 "이 같은 폐해의 발생 원인이 소규모 인터넷 매체에 있다고 단정하는 것은 견강부회"라고 지적했다.

특히 "어뷰징 기사를 양산하는 것은 언론사 규모와 상관없다"며 조선닷컴이 '어뷰징 기사쓰기 매뉴얼'을 만들어 배포했다는 미디어오늘(기레기와의 대화 "하루 30여건 기사 작성, 어뷰징 자괴감 심해". 2015.1.13 보도) 기사를 예로 들기도 했다.

언론중재위 조정신청 비율 높다?"상위 16곳 모두 주류 언론"


또 문체부가 제시한 인터넷신문 대상 언론중재 조정 신청의 비율이 높다는 점도 "논리가 빈약하다"고 지적했다. 그 근거로 "인터넷신문에 대한 조정 신청 건수가 많은 것은 대부분의 조정자가 신문과 방송, 잡지 등이 제공하는 뉴스에 대해 조정을 신청하면서 인터넷판 기사까지 함께 신청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언론중재위원회의 '2014 언론조정중재‧시정권고 사례집'에 실린 조정중재 신청이 가장 높은 인터넷신문을 보면 "e머니투데이가 93건으로 가장 많았고, 노컷뉴스 42건, 조선닷컴 31건, 동아닷컴 30건, 세계닷컴 29건 순으로, 자료에 언급된 조정 신청건수가 높은 상위 16개 인터넷신문의 목록에서 작은 규모의 인터넷매체는 단 한 곳도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무엇보다 기사를 바꿔먹는 '유사언론행위', '사이비언론행위'도 힘이 없는 소규모 언론보다 주류 언론이 더 통 크게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1인 미디어시대에 등록 강화?"정부 비판기사 통제하려는 의도"


민언련은 "결국 '유사언론행위'를 일으키는 것이 규모가 작은 인터넷언론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한참 잘못된 진단이며, 따라서 소규모 언론의 등록을 어렵게 한 '인터넷언론의 등록 강화'는 매우 잘못된 처방"이라면서 "그럼에도 문체부가 신문법 시행령 개정을 강행하려는 한다면, 우리는 문체부가 마녀사냥 방식으로 인터넷신문을 위축시키면서 기존 대형 언론사의 입지를 높여주고, 정부의 비판적인 기사들을 통제하려는 의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또 "오늘날 저널리즘이 무너지는 이유는 언론이 시민의 알권리와 권력 감시라는 본연의 기능을 저버린 채 사적이익과 권력을 쫓은 결과"라며 "망가진 언론을 바로 세우기 위해 현 정부가 할 수 있는 첫걸음은 규모가 작은 인터넷언론을 무조건 무대에서 끌어내리는 일이 아니라 쓰레기로 전락한 인터넷 언론 현실을 바로잡을 수 있는 방법을 처음부터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1인 미디어 시대, 누구나 기자가 될 수 있는 시대에 언론 등록제를 강화하는 것은 언론통제만을 공고히 하고 언론 길들이기만 심화될 뿐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참고 자료]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온라인신문 심의결정문(2015.9)
인터넷 신문 등록 관련 신문법 시행령 개정안 관련 의견서(언론탄압 공대위)
인터넷신문 등록제 강화로는 언론 길들이기만 심해질 것이다(민주언론운동연합 논평)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문화체육관광부 2015.8)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 입법예고(문화체육관광부 2015.8)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안 규제영향분석서(문화체육관광부 2015.8)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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