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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균 "노동 개악 막으려 1급 수배자 되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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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균 "노동 개악 막으려 1급 수배자 되는 나라" 조계사 피신 24일만에 자진퇴거…남대문경찰서 이송
"아무리 얽어매도 우리를 막을 수 없다. 그것을 믿고 야무지게 싸워나가자."

'비정규직 철폐'라고 적힌 머리띠를 두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자기를 배웅 나온 이들과 일일이 눈을 마주치며 웃음을 보였다. 그러고는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위원장님, 힘내세요"라는 구호를 뒤로 하고 경찰 호송차에 올랐다.

한상균 위원장이 10일 조계사에서 퇴거했다. 들어온 지 24일 만이다. 경찰은 자진퇴거한 한 위원장을 곧바로 검거해 서울 남대문경찰서로 이송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30분 관음전을 나와 대웅전에서 노동시장 구조개편 중단, 농민 백남기 씨 쾌유를 기원하는 3배를 올렸다. 이어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을 만난 뒤 생명평화법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 위원장이 관음전을 나올 때는 조계사 신도 100여 명이 '인간 띠'를 만들어 길을 확보했다.

▲ 구호를 외치는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프레시안(최형락)

"나는 해고를 쉽게 하는 노동개악을 막겠다고 투쟁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법 개정안을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정부는 저임금 체계를 만들고 해고를 쉽게 할 수 있어야 기업과 경제를 살리는 것이라고 말한다"며 "노동자가 죽어야 기업이 사는 정책이 제대로 된 법이고 정책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저는 (이렇게) 해고를 쉽게 하는 노동개악을 막겠다며 투쟁하고 있다"며 "이것이 지금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1급 수배자 한상균의 실질적인 죄명이다. 이게 과연 정상적인 나라인가"라고 말했다.

그는 언론에도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여기 계신 많은 언론이 민주노총을 못 잡아먹어 안달내는 기사를 연일 쏟아내고 있다. 민주노총은 비정규직 노동자를 대변하지 않는 귀족 노동자들의 조직이라고 한다"며 "민주노총이 귀족노동자 조직에 불과하다면 왜 비정규직악법을 막기 위해 온갖 탄압과 피해를 감수하며 총궐기 총파업을 하는지 물어보기라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1월 14일 민중총궐기 관련해서도 "(언론은) 폭력시위를 이야기하지만 국가 공권력의 폭력진압은 이야기하지 않는다"며 "살인 물대포에 69세 백남기 농민이 병원에 사경을 헤매고 누워있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라고 질타했다.

그는 "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가"라고 반문하며 "그러면서 민주노총을 폭력집단으로 낙인찍고, 한상균을 폭력집단의 괴수로 몰고, 소요죄를 들먹거리며 단 한 번의 집회로 수백 명을 소환, 체포, 구속시키는 이유가 무엇인가. 정권의 살인폭력을 덮으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시대의 가장 큰 죄인은 1차, 2차 총궐기에서 표출된 '이대로는 못살겠다'는 민심에서 확인했듯이 민생파탄의 책임을 져야 할 박근혜 정권"이라며 "껍데기뿐이었던 민주주의마저 죽어가고 있는데 왜 아무도, 어떤 언론도 말하지 않는가"라고 질타했다.

자승 총무원장 "노동개악 멈추고 국민들의 목소리 들었으면 좋겠다"

그는 자신이 구속된다 해도 민주노총의 노동법 개정안을 막기 위한 노력은 이어질 것임을 밝혔다. 그는 "위원장을 구속시키고, 민주노총에 대한 사상유례 없는 탄압을 한다 해도 노동개악은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며 "민주노총은 노동재앙, 국민대재앙을 불러 올 노동개악을 막기 위해 2000만 노동자의 생존을 걸고 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총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16일 총파업을 예고한 바 있다.

앞서 한 위원장은 자승 총무원장과의 면담에서 조계종이 노동개혁 문제 관련, 중재에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자승 총무원장은 "오늘을 계기로 정부와 국회가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노동개악을 멈추고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었으면 좋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레시안(손문상)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손문상)

ⓒ프레시안(손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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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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