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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은 투표권이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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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은 투표권이 없나요? 녹색당 '동물 복지' 정당 표방 새실험 주목
녹색당 동물권 선거운동본부가 출범했다. 녹색당은 24일 "녹색당 동물권 선거운동본부가 23일 출범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슬로건은 "동물이 물건이 아니라 생명으로 대우받고, 이로 인해 인간도 더 존엄한 세상"이다. 녹색당 비례대표 1번은 동물권 관련 활동을 해온 다큐멘터리 감독 황윤 씨다. 최근 '캣맘 사건'이나 '광우병 사건' 등으로 '동물권'이 여·야, 진보·보수를 떠나 폭 넓게 관심을 모으고 있는 상황에서 녹색당의 '실험'이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동물권을 옹호하는 변호사 모임'에서 활동해온 녹색당 당원 장서연 변호사의 사회로 열린 이 행사에서 녹색당은 동물권 정책 공약 기조를 발표했다.

녹색당의 동물권 5대 공약 기조는 △헌법적 차원에서 국가의 '동물보호의무'를 명시 △생태적 도시 정책 △공장식 축산을 동물복지축산으로 전환 △동물학대 제로 사회 △야생동식물 서식지의 보존과 복원 등 5대 정책을 발표했다.

▲ 독일의 시민단체 동물복지연대(tierschutz bund)가 제작한 포스터 ⓒtierschutz bund
동물권은 단순하게 '애완동물의 권리'나 '채식으로 돌아가자'는 식의 '극단주의'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과 동물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사회에 대한 논의다. 식료품으로 이용되는 동물이 보다 '동물답게' 사육된다면 식재료의 위생 상태는 한결 나아질 것이다. 채식주의자들에게 육식을 강요하는 폭력성을 자제하자는 것도 포함된다. 인간이 함부로 키우고 버리는 애완동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측면도 있다. 인위적인 동물 번식, 채식 동물에 주는 동물 사료 등, 자연을 거스르는 행위가 결과적으로 인간의 건강과 번영에 해악을 가져다 준다는 통찰도 포함된다. 나아가 생명 다양성 측면에서도 동물권은 중요하다.

이항 한국범보전기금 대표 겸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쫓겨다니는 사람도 많고 쫓겨다니는 동물도 많다. 힘이 있는 사람일수록 대변자가 많은데 야생동물을 대변할 정치인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명다양성재단에서 근무하는 영장류 학자 김산하 박사는 "지금까지 역사와 자연사가 동떨어져 있었다"고 지적했다.

녹색당이 발표한 동물권 관련 구체적인 정책도 나왔다.

△동물복지 및 동물보호 전담국 설치 △민법에서 동물을 물건이 아닌 생명임을 명문화 -생태적 도시 정책 △정부와 지자체, 동물보호시민단체로 구성되는 동물복지위원회 제도화 △유기동물 수 줄이고 보호소의 통일적 운영 지침 및 지원 정책 마련 △동물학대적 번식업 금지, 동물 판매업 규제 △길고양이 급식소 확대 및 캣맘 참여 인도적 중성화(TNR) 실시 등이다.

또한 농장 사육과 관련해 △감금틀 사육 방식 금지와 동물복지농장 기준 의무화 △농장동물 사육환경 표시제도 의무화 및 동물복지농장 인증제도 홍보 강화 등도 제시했다.

△단체급식에서의 채식인 선택권 보장 및 식료품 비건 표시제도 도입 △동물보호법 개정으로 동물학대 처벌의 실효성과 재발방지책 강화 △동물습성에 반하는 동물 이용행위 규제 기본법 제정 △10년대 현행 동물실험의 50% 감축 △학교 동물실험 금지 및 생명감수성 교육 △동물원 사육환경에 엄격한 기준 마련하고 허가제를 도입하는 동물원법 제정 △야생동식물 서식지 파괴 토건사업 규제 및 서식지 복원 △멸종위기종 상업적 이용 규제, 불법 포획 강력 처벌 △생물권역 내 이용률 낮은 고속도로의 재자연화 등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녹색당 동물권 선거운동본부의 조세형 본부장은 "동물만이 아니라 인간의 이야기를 같이 하는 것이 동물권"이라고 밝혔다. 황윤 비례대표 후보 1번 예정자는 "인수공통전염병은 동물학대가 인간에게 바이러스로 돌아온 것"이라며 "한 나라의 도덕성은 동물을 다루는 태도로 판단할 수 있다"는 마하트마 간디의 격언을 소개했다.
녹색당은 "녹색당이 선도하지 않으면 동물권의 심화와 확대는 불가능하므로 앞으로도 일관되게 '동물권 제1당'으로서 활동하겠다는 것이 녹색당의 비전"이라고 밝혔다.

동물권과 관련해 김영호 전 유한대총장은 2014년 강원도에서 열린 생물다양성총회를 앞두고 <프레시안>과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관련기사 : 일본은 생물다양성 '열풍'…무지한 한국 정부)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완전히 자본의 논리로 동물을 사육하고 있는데, 그런 공장식 사육 동물은 유럽에 수출을 못 하도록 돼 있습니다. EU와 한국이 FTA를 맺었을 때 규정이 만들어졌습니다. EU뿐만이 아닙니다. 그런 원칙이 OECD 전체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덴마크 식품 학자가 한국에 온 적이 있었어요. 이 학자가 돼지 공장, 닭 공장, 소 공장을 보고, 한국의 가축은 인간이 먹을 음식이 못된다고 했습니다. 그야말로 항생제의 덩어리라고요. 그 항생제가 어디로 가나. 인간에게 갑니다. 한국 사람들이 그렇게 병이 많습니다. 그러니 약국과 병원이 많아요. 약국과 병원이 많으니 거기에 종사하는 사람은 돈이 잘 벌리죠. 그래서 대학생이 모두 이과를 선호합니다. 그런 나라가 어떻게 발전할 수 있겠습니까. 덴마크 학자가 '(한국의 공장형 사육장에서 자란) 그런 가축들에게는 동물의 원한이 배어 있어서 인간이 먹는 먹거리가 될 수 없다'고 아주 극단적인 말을 하더군요. 이를테면 우유는 참 좋은 음식인데 한국 우유는 먹지 말라고 하지 않습니까? 항생제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동물을 자본의 논리만 취급하면 그 음식은 수출도 못하는 것입니다. 인간이 그 동물을 먹으면 동물의 병이 인간의 병으로 옵니다. 현재 병의 60%가 인수 공동 전염병이라고 하죠. 에볼라 바이러스도 마찬가지죠. 한국 사람의 35%가 암에 걸린다는 것, 기가 막힐 일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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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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