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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재앙' 불사한 IS 격퇴전, 그 뒤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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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재앙' 불사한 IS 격퇴전, 그 뒤에는? "테러리스트 국가에서 테러리스트 운동으로 변신할 것"

이슬람국가(IS)의 3대 거점 도시인 이라크의 팔루자와 모술, 시리아의 락까를 탈환하기 위한 공세가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들 지역을 기반으로 이슬람국가가 출현한 지 2년 만에 중동 정세가 중대한 전환점에 처했다.

국제연합군의 지원을 받고 있는 이라크 정부군은 '팔루자 탈환'을 선포한 지 1주일 만인 지난 30일 팔루자에 진입, 본격적인 도심 진입작전을 준비하고 있다. 바그다드에서 서쪽으로 50km 떨어진 팔루자는 이슬람국가가 2014년 1월 처음으로 점령한 곳이다.

쿠르드 민병대인 페슈메르가는 이슬람국가가 장악하고 있던 모술 동부의 9개 마을을 탈환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모술은 2014년 4월 이슬람국가가 국가 수립을 선포한 상징적인 곳이다. 이번 작전에는 페슈메르가 대원 5500명이 참여했으며 국제연합군이 공습으로 이들을 지원했다. 락까에서도 국제연합군의 지원을 받아 시리아 민주군(SDF)이 탈환전을 벌이고 있다.

미군이 주도하는 국제연합군, 이라크 정부군, 쿠르드 민병대, 시리아 민주군 등 이슬람국가와 대립하는 거의 모든 세력이 참여한 이번 탈환전으로 이슬람국가는 국가 선포 2년 만에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이슬람국가는 자살폭탄 공격과 '인간 방패' 전술로 대응하고 있다. 자살폭탄 공격은 그간 반(反)이슬람국가 세력의 대응체계가 구축돼 별반 효력을 거두지 못하고 있으나, 민간인들을 이용한 '인간 방패' 전략은 적지 않은 우려를 낳고 있다. 이슬람국가는 팔루자 지역에 거주하는 5만 명의 민간인들이 이 지역을 떠나지 못하도록 통제하고 있다.

실제로 유엔난민기구(UNHCR)는 수백여 가족이 팔루자 시내에서 인간 방패로 이용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얀 에옐란 노르웨이난민협의회(NRC) 사무총장도 "팔루자에서 재앙이 닥치고 있다"며 "더 늦기 전에 민간인의 안전한 탈출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질지는 불투명하다.

이슬람국가는 사라질까?

<인디펜던트>의 중동 전문기자인 패트릭 콕번은 1일 인간 방패 전략이 일정한 효과를 보고 있으나 방어 무기가 빈약한 이슬람국가가 이 탈환전에서 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그는 군사적으로 이슬람국가 격퇴에 성공하더라도 탈환전에 참여한 모든 세력의 속내가 제각각이어서 이 지역의 평화는 요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쿠르드 자치정부의 고위 각료인 푸아드 후세인은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이슬람국가의 몰락이 이 지역의 평화나 안정을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이슬람국가는 격퇴되겠지만 그 세력은 재건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슬람국가의 거점 지역이 무너진다면 "이슬람국가는 테러리스트 국가에서 테러리스트 운동으로 변신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콕번은 "이 지역 갈등에 관여한 모든 세력의 이슈는 이슬람국가 퇴치뿐만 아니라 미래에 이 지역을 누가 통치할 것이냐에 있다"며 "이슬람국가의 대항 세력들은 사자가 진짜 죽었는지 아닌지도 확인하지 않은 채 사자 가죽을 나누고 있다"고 반(反)이슬람국가 세력들의 동상이몽과 종파간, 민족간의 내부 갈등을 지적했다.

실제로 중동에서 적대적 관계인 미국과 이란은 '이슬람국가 격퇴'를 위해 일시적으로 손을 잡은 모양새다. 미국은 공중 폭격으로 이번 탈환전을 지원하고 있고, 이란은 시아파 민병대를 직접 지원하고 있다.

이번 탈환전에 이란이 개입한데 대해선 이란의 숙적 사우디아라비아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이란혁명수비대 산하 부대의 사령관인) 카심 솔레이마니가 이라크에 있는 이상 평화는 없다"고 이란을 견제하기도 했다.

이슬람국가에겐 이 같은 적대세력 사이의 분열이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존속할 수 있는 기회다. 콕번은 "이슬람국가에게 유리한 점은 자신의 적들이 이슬람국가를 싫어하는 것만큼 서로가 서로를 증오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나아가 콕번은 마수드 바르자니가 이끄는 쿠르드 자치 정부나 하이데르 알 아바디 총리를 수반으로 한 이라크 정부 등이 내부적으로 봉착한 정치적 상황을 무마하기 위해 이번 탈환전에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분석했다. 정치적 반대 세력으로부터 부패하고 기능이 마비된 정부의 개혁을 요구받고 있는 이들은 이슬람국가와의 갈등이 지속되어야 내부 기득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콕번은 "이들에게 이슬람국가는 매우 편리한 적이다. 이것이 이슬람국가를 격퇴하기 어려운 이유"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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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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