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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윤봉길 유적에 박정희 붓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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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윤봉길 유적에 박정희 붓글씨" 노웅래 "세검정 현판도…전국 21개 문화재에 박정희 친필 현판"
이순신 장군과 윤봉길 의사 등을 기념하는 유적지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 현판이 걸려 있는 것으로 나타나, 야당 국회의원이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노웅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5일 "일부 문화재의 복원 과정에서 기존의 현판을 떼어내고 대통령 친필 현판으로 교체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이 전날 문화재청에서 제출받은 '대통령 친필 문화재 현판 현황' 자료에 따르면, 경남 통영시 한산면에 소재한 이순신 장군 사당의 현판 '충무사'는 박 전 대통령의 글씨였다.

ⓒ노웅래 의원실
노 의원에 따르면 1932년 일제 치하에서 성금을 모아 처음 충무사를 건립했을 때에는 지역 선비였던 김지옥 선생의 글씨가, 1967년 중수했을 때에는 서예가 김충현 선생의 글씨가 현판으로 걸렸으나, 불과 5년 후인 1972년 박 전 대통령 지시로 사당을 허물고 다시 지으면서 현판 글씨도 박 전 대통령 글씨로 바뀌었다.

역시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사당인 경남 남해군 소재 '충렬사' 현판과 '관음포 이충무공 전몰유허'의 '이락사', '대성운해' 현판도 박 전 대통령의 글씨였다. 아산 현충사의 '현충사', '충의문', '충무문' 현판, 경북 영천의 '동린각' 현판도 박 전 대통령의 글씨다. 이순신 장군과의 인연으로 유명한 서애 유성룡을 모신 사당, 안동 충효당의 '영모각' 역시 그의 필적이다.

노 의원은 또 "충남 예산에 있는 독립운동가 매헌 윤봉길의사 사적지에도 박 전 대통령의 친필 현판이 걸려 있는데, 박 전 대통령은 일본군 장교로 활동했기 때문에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문화재청 자료에 따르면, 이순신 장군과 윤봉길 의사 관련 사적 외에 박 전 대통령의 글씨가 현판으로 걸린 곳은 서울 종로구 세검정로 세검정의 '세검정' 현판, 세종대왕릉 앞의 전시관인 '세종전' 현판, 조선 후기의 명장 임경업 장군을 기린 '임충민공 충렬사' 현판(충북 충주시), 사육신묘의 '의절사' 현판(서울 동작구), 사육신 성삼문을 모신 매죽헌사우의 '문절사' 현판(세종시), 율곡 이이를 모신 오죽헌 경내의 사당 '문성사' 현판(강원 강릉시), 신라 말기 학자 최치원 '신도비' 비명(碑銘. 충남 보령시) 등이었다.

노 의원은 "전국 27개의 문화재에 이승만, 최규하, 박정희, 노태우 전 대통령의 친필 현판이 걸려 있으며, 이 중 박전 대통령의 친필 현판은 21개"라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경남 통영 한산도의 이순신 장군 사적에 대해 "일제 치하에서 많은 국민들이 용감하게 성금을 걷어 지은 곳"이라며 "권력자의 흔적이 깃든 공간으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 원래의 현판으로 다시 교체 또는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검정에 대해서도 그는 "겸재 정선의 산수화와 조선 시대 민속기록화에도 등장하는 역사적 가치가 높은 곳으로, 권력자의 하사품이 아닌 역사적 사실에 입각해 복원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1891년의 세검정 기록사진이 존재하므로, 역사적 사실대로 현판을 재복원해 후손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남겨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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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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