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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은 27일 박근혜 대통령이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것처럼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국정 개입 정황이 속속 발견되며 온 국가가 들썩이는 상황인데도, '대통령도 피해자'라는 인식을 드러낸 셈이다.

이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전날 "국민들에게 많은 아픔도 줬지만 못지않게 피해를 입고 마음이 아픈 분이 대통령"이라고 말했던 것에 "오해가 있었다"더니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날 발언이 "많은 부작용을 일으킨 데 사과드린다"며 "어제 말씀드린 것은 대통령께서 최순실이라는 사람을 믿었더니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것처럼 피해를 입었다는 의미에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 비서실장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둘러싸고 제기되고 있는 '정호성 연결고리 의혹'과 '최순실 청와대에서 굿' 의혹을 전면 부인하기도 했다.

그는 "어제 본인(정호성 청와대 제1 부속비서관)과 직접 통화하고 확인했다. (청와대 자료를) 전달한 사실이 있느냐고 했던 '그런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 비서관은 '청와대에 들어간 이후 정시에 퇴근한 적이 없어서 집에서 식사하는 것이 드물 정도여서 밖에서 사람을 만날 겨를이 없었다'고 했다"고도 했다.

앞서 미르재단 이성한 전 사무총장은 정 비서관이 청와대 문건들을 최순실 씨에게 직접 전달했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또 '최순실 PC'에서 발견된 청와대 문서 중 일부는 정 비서관이 오랜 기간 써온 아이디 'narelo'를 작성자 또는 최종 수정자로 하고 있어, 정 비서관이 문서 유출 당사자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 비서실장은 그럼에도 정 비서관이 문서 전달을 부인했다는 이야기만 전하자, 더불어민주당 김현미 의원은 '자료를 직접 가져간 적이 없다는 것이냐, 아니면 이메일 전달도 부인했다는 것이냐'고 다시 물었다.

이에 대해서는 이 비서실장은 "들고 가서 전달했는지만 물었다"면서 이메일로 자료를 보낸 적이 있는지는 "수사를 하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비서실장은 청와대에 들어가서 "세간에 일컬어진 그 사람들(문고리 3인방-정호성·안봉근·이재만)이 일하는 것을 보니 어떻게 잘못된 것인지 제 눈에는 안 보였다"는 말도 했다.

최 씨가 박 대통령의 '주술적 멘토'로서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는 세간의 의혹도 국회에서 회자가 됐다.

이 비서실장은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이 "인터넷에서는 '최순실이 굿을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말하자 이에 대해서는 "그런 일이 있어서 되겠는가.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