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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김병준, 초유의 총리직 수락 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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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김병준, 초유의 총리직 수락 유보 일주일 전 총리 제안받고 발표 났는데도 "내일 입장 낼 것"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국무총리 지명을 받은 김병준 국민대학교 교수가 사실상 총리직 수락 여부를 유보한 것처럼 입장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청와대는 김 교수가 국민안전처 장관을 추천했다고까지 발표했으나 정작 김 교수는, 이날 언론에 아직 총리직 수락 자체가 결정되지 않은 것처럼 입장을 밝혔다.

김 교수는 2일 오후 2시 30분경 포토라인에 섰다. 당초 '2시에 한다', '3시에 한다' 등 기자회견 시간 공지를 두 차례 수정, 혼란을 불러일으킨 후였다.

김 교수는 "소감을 준비해 말씀드린다기보다 많은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오늘 하루 학교에 있으면서 이런저런 분들(을 만나 얘기를 들은 후), 내일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총리 지명 수락 여부에 대한 입장은 사실상 밝히지 않았다. "책임 총리에 권한이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책임 총리, 권한이 당연히 있을 것"이라고 답한 것도 여러 해석을 낳고 있다. 그는 "자세한 것은 내일 말씀 드리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발표는 났지만, 발표 이후에도 청와대와 의견 조율이 되지 않고 있다는 정황이 엿보인다.

국무총리 지명자가 향후 정국 운영에 대한 방향을 설명하는 것조차 거부한 일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일이다.

박 대통령에 대한 하야 요구가 빗발치는 등 정국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어, 김 교수가 총리직을 받아들일지를 아직도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총리실이 황교안 국무총리의 이임식을 이날 오후 1시에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이임식을 열기로 했다가 취소한 것도 범상치 않은 일이다.

김 교수가 총리직에 내정되자 총리실은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임식을 공지했으나, 1시간 20분 만에 일정을 번복하고 "이번 사태와 관련해 내각의 대표인 국무총리로서 책임을 지고 이임을 하려고 했지만, 국정운영 공백이 한시라도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이임식을 취소했다"는 공지를 돌렸다.

청와대와 총리실 내부에 어떤 문제가 발생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김 교수는 총리직 제안 시점에 대해 "일주일 정도 전"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월 26일 전후에 총리직 제안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총리 지명 사실을 언론에 발표한 시점 이후까지도 본인의 입장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장인인 고(故) 이상달 정강중기 회장과 친분이 있느냐는 질문에 김 교수는 "우병우 전 수석은 잘 모르고 장인인 이상달 회장은 제 고향(경북 고령) 향우회 회장이었다"고 말했다.

박승주 전 여성가족부 차관을 국민안전처 장관에 추천한 배경에 대해 "개인적인 이야기다. 제가 (노무현) 정부 혁신위원장을 할 때, (박 전 차관이) 2003년 청와대 비서관 겸, 정부혁신지방분권위 기획관리 실장을 하고 있었다. 그때부터 시작해서 계속 같이 일했다"고 했다.

그러나 여성가족부 차관 이력 등은 국민안전처 장관직과 동떨어져 있는 경력이다. 박 전 차관이 행정자치부 출신이기는 하지만, 주로 맡은 보직도 자치기획과장, 2002년 월드컵 지원국장, 지방재정경제국장 등 국민 안전처 업무와는 거리가 먼 일들이다.

김 교수가 박 전 차관을 추천했다고 해도 논란거리다. 만약 김 교수가 추천도 하지 않았으면서 추천한 것처럼 입을 맞췄다면 더 큰 논란이 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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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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