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거짓말이 속속 드러났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 부회장이 최순실 씨 지원 과정에 직접 개입한 정황을 포착했다.
이 부회장은 2016년 12월 6일 국회 청문회에서 "최순실 씨 문제가 불거진 뒤에야 이야기를 들었다"라고 말했었다. 하지만 같은 달 31일 특검 관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과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을 통해 최 씨 일가를 지원했다. 이 부회장은 관련 보고를 직접 받았으며,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요컨대 이 부회장은 전국에 생중계된 국회 청문회에서 거짓말을 했다.
지금 드러난 정황대로라면, 박 대통령에게 뇌물죄가 적용될 수 있다. 아울러 이 부회장 역시 처벌을 피할 수 없다.
특검 수사팀은 2015년 7월 25일 청와대 근처 안가에서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독대한 이후 삼성이 최 씨 일가를 지원한 것으로 본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성사를 위해 정부가 지원하는 대가로, 삼성이 최 씨 일가에게 돈을 줬다는 게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이 부회장이 삼성 경영권을 승계하고 계열사를 장악하기 위한 작업이었다.
특검 수사팀은 이 부회장이 박 대통령과의 독대 직후 삼성 임원들을 소집해 최 씨 일가에 대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는 제보를 상당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수사팀은 삼성전자가 2015년 8월 최 씨의 독일 현지법인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의 전신)와 220억 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맺고, 최 씨 주도로 설립된 미르·K스포츠 재단에는 204억 원을 출연한 것도 박 대통령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본다.
아울러 삼성이 2015년 10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운영하는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2800만 원을 지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본다.
특검 수사팀은 박상진 사장과 장충기 차장 등 관계자들을 곧 소환할 예정이다. 박 사장과 장 차장 등은 이른바 대관 업무를 오래 했었다. 정치권 등 권력층을 관리하는 역할이다. 아울러 특검 수사팀은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소환 조사 일정도 조율 중이다.
그리고 특검 수사팀은 2016년 31일 새벽 구속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다시 소환해 조사하기도 했다. 문 전 장관은 청와대와 논의해서 국민연금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찬성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에서 물러난 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된 건 그 덕분이라는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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