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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은 최근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 캠프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진 유창수 전 최고위원이 "탈당 과정에서 여의도연구원 연구 자료 등을 가져가 활용하고 있다"며 법적 조치를 시사했다.

자당에서 반기문 캠프로 간 인사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운운한 것은, 새누리당과 반기문 캠프 간에 냉기류가 흐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태옥 원내대변인은 16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 전 최고위원이 새누리당에서 맡고 있던 여의도연구원 청년정책연구센터장의 지위를 이용해 여연의 새누리당 연구 자료 원본과 카피본 상당수를 갖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를 '절도' 행위로 보고 있다.

그는 "그 자료에는 2017년 대선과 관련해 극히 중요하고 많은 예산을 투입한 자료를 포함해 새누리당의 청년 정책에 관한 수없이 많은 자료가 포함됐다"고 했다.

정 대변인은 "이 자료를 획득하는 과정에서도 여연 직원들을 강압적으로 압박해 정식 출입이 불가능한 본인의 개인 비서를 여연 사무소에 근무시킨 의혹도 있다"며 "새누리당은 명확한 사실을 조사하고 검찰에 고발 검토 등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탈당한 유 전 최고위원은 16일 통화에서 "센터장을 그만둘 때 자료를 모두 반환하고, 반환 누락된 것이 있으면 폐기하라는 얘길 들었고 그대로 했다"며 "이런 내용으로 각서까지 쓰고 나왔다. 무슨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유 전 최고위원은 새누리당이 여연 직원을 압박해 개인 비서를 센터에 근무시킨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도 "당과 이미 협의가 다 됐던 일"이라며 "지문이 필요한 보안 출입 허가까지 당에서 내줬었다. 이제 와 절도 의혹 제기라니 황당하다"고 반박했다.

유 전 최고위원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안 가결로 지도부 사퇴 여론이 당 안팎에서 계속되던 중인 지난해 12월 16일 이정현 전 대표 등 당시 지도부와 집단 사퇴한 바 있다.

이는 새누리당과 반기문 캠프가 서로 어울릴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상징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친(親)반기문'과 '반(反)반기문' 세력간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