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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 수도 섬마을 주민들 "마을 진입로 원상복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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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 수도 섬마을 주민들 "마을 진입로 원상복구하라!" 골프장 등 건설 민간사업자가 우회도로 만들며 폐쇄 ..."주민 동의조차 없어" 반발

경남 창원시 진해구 수도동 수도마을은 육지에 인접한 섬이다. 진해에서 제일 잘살기로 유명했던 마을은 삶의 터전인 바다를 내준 뒤 점점 생기를 잃기 시작했다.

20년 전 부산진해 신항만 사업으로 돈벌이 수단을 잃은 어촌 마을은 금새 빈곤해져 갔고, 일자리를 잃은 젊은 사람들은 마을을 점점 떠났다.

피폐해진 주민의 삶 앞에선 더욱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 섬과 육지 사이의 바다가 매립된 뒤 만들어진 유일한 마을 진입로가 골프장 공사로 인해 철거됐다. 대신 배 가까이 먼길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우회도로가 생겼다.

▲경남 진해 수도 섬마을 주민들이 17일 오전 골프장 건설로 인한 민간사업자의 마을 진입로 폐쇄에 항의하며 창원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변진성 기자


“주민들이 사용하는 길을 폐쇄한 뒤 강제로 철거하고, 골프장 건설을 위해 길을 우회로 돌리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화난 주민들은 머리띠를 두르고 깃발과 피켓을 치켜들며 창원시청으로 향했다. 하소연을 할 곳이 시청뿐이었기 때문이다.

주민 100여명은 17일 오전 10시께 창원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골프장 건립 때문에 강제로 철거된 마을 진입로를 원상복구 하라”고 목청껏 소리쳤다.

윤영모 수도어촌계장은 이날 “마을 진입로 폐쇄와 철거에 대해 창원시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의 말이 다르다”며 “더 억울한 일은 주민과 협의나 동의가 일절 없이 폐쇄를 강행했다”고 울분을 삼켰다.

현재 진해구 제덕·수도동 일대 225만㎡에는 웅동지구 복합관광레저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내 유일한 여가·휴양지구이다.

민간사업자인 (주)진해오션리조트가 창원시와 경남개발공사로부터 30년간 땅을 임대했다. 현장에는 골프장과 호텔·리조트, 스포츠파크 등을 짓기 위해 기초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개발의 그늘에 시름하고 있는 수도마을에는 129가구에 350명 가량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제방에 만들어진 ‘제덕로’를 따라 육지와 섬을 오간다. 부산신항만 건설 사업에 따른 어업 피해 보상 차원에서 만들어진 도로이다.

제덕·연도·수도·남문 등 진해 수협 소속 4개 어촌계가 부산지방해양수산청 부산항건설사무소와 지난 1997년 6월 12일 ‘폐업 어민 생계대책 지원 약정’을 체결했고, 2002년 말 어촌계별 세부적인 요구사항에 합의해 도로가 만들어졌다.

문제는 골프장 등을 조성하면서 주민들이 15년 가까이 사용해오던 기존 진입로 1.2㎞가 폐쇄되고 우회도로 2.45㎞가 개설된 것이다. 주민들은 즉각 반발했다.

진해오션리조트 측은 마을 진입로가 비법정도로이기 때문에 도로를 폐지하는 데 공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또 새로 만들어지는 우회도로도 ‘경제자유구역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을 적용받는 도시계획도로이기 때문에 별도의 주민 동의 절차가 없어도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진입로 철거와 관련해 보상비 80억 원을 요구하고 있다. 진해오션리조트는 12억 원을 제시하고 있다. 금액 차이가 커 합의가 쉽지 않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은 이런 가운데 지난 2월 20일 공문을 통해 주민 합의 이전에는 도로 폐쇄가 불가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창원시는 지난 2월 23일 공문을 통해 “민간사업자가 피해 보상 수립을 통한 민원 협의 완료 후 폐쇄한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고, 다양한 방안을 강구 중에 있다”며 “(하지만) 웅동 1지구 개발사업 내 도시계획도로 개설을 통한 대체 진입로 확보 시 주민 동의 여부에 대하여는 관련 규정상 의무사항이 아니다”라고 재차 밝혔다.

진해오션리조트 측은 지난 3월 4일 도로를 폐쇄하고 철거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과의 물리적 마찰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작업 인부가 다쳤고, 노인들이 강제 연행을 당했다. 부상자들도 속출했다.

윤 수도어촌계장은 “민간사업자는 진입로를 강제로 폐쇄한 뒤 협박에 가까운 공문까지 보내 마을 노인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며 “더욱 큰 문제는 마을과 가까이 접해 있는 곳에 골프장 허가를 내준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창원시 측은 이에 대해 “지금까지 주민들이 사용해온 진입로는 제방에 난 길”이라며 “보상액을 두고 차이가 있다. 중재를 서고 있으며, 협의를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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