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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보고 누락' 국방부, 文대통령 기만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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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보고 누락' 국방부, 文대통령 기만했나? 文대통령 "진상 조사" 지시, 박근혜 정부 '사드 알박기' 경위 드러나나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의 추가 도입 사실을 전격적으로 공개하며 이에 대한 진상 조사를 지시해 파장이 예상된다.

문 대통령이 전날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으로부터 성주 부지에 이미 배치된 발사대 2기 외에 4기의 발사대가 비공개로 국내 군 기지에 추가로 반입되어 있다는 사실을 보고 받고 이례적으로 "충격적"이라는 표현까지 했으며, 이날 곧바로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 확인을 했다.

현재 사드 발사대 2기는 지난 4월 26일 경북 성주골프장에 기습적으로 배치 완료된 상태이고, 사드 발사대 4기를 포함해 관련 장비와 물품은 사드 배치지 인근인 경북 칠곡 왜관의 미군기지에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지난 5월 25일 문재인 정부의 사실상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 사실을 보고하지 않아 논란을 자초했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어떤 경위로 4기가 추가 반입된 것인지, 반입은 누가 결정하고 왜 국민에게 공개하지 않고 새 정부에게도 지금까지 보고를 누락한 것인지 진상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중대한 국가적 현안에 대한 국방부의 보고 누락을 사실상 새 정부와 문 대통령에 대한 기만행위로 간주하고 있다는 뉘앙스다.

박광온 국정기획위원회 대변인도 이날 긴급 브리핑에서 "지난 25일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사드 2기가 배치됐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고, 그 이상의 내용은 없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국정기획위에 와서 한 보고가 허위일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수훈 국정기획위 외교안보분과위원장도 "국방부 업무보고에는 사드 발사대 2기 등이 운행기편으로 한국에 도착했다는 내용만 들어 있었다"며 "4기가 더 들어와 있다는 건 보고를 누락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30일 국정기획자문위 업무보고 다음 날인 지난 26일 청와대에 사드 발사대 4기가 추가 반입되어 있다는 사실을 보고했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새로 임명되면서 지난 26일 국방 주요 현안을 보고했다"면서 "그때 발사대 4기가 추가 반입되어 있다는 사실을 보고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국방부 해명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다시 춘추관을 찾아 "26일 정의용 안보실장에게 보고한 내용에도 사드 4기에 대한 추가 배치 문제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25일 국정기획자문위 보고, 26일 안보실장 보고 내용에 "4기가 추가로 배치됐다는 내용을 알만한 구절도 없었고 (보고서에) 아라비아 숫자 '4'도 없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국방부는 당연히 그 중요한 사안을 보고했어야 하고 인수인계 했어야 하는 사안"이라며 거듭 국방부를 질타했다.

청와대의 진상 파악은 한 장관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국방부를 향할 것으로 보인다. 한 장관과 함께 박근혜 정부에서 미국 측과 사드 협상과 배치 등을 사실상 진두지휘한 김관진 전 청와대 안보실장도 조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사실 파악 차원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지만, 문 대통령이 청와대 안보실과 함께 민정수석실까지 공동 진상조사에 참여시킴으로써 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 추궁 가능성까지 열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문 대통령의 지시 사항을 전하며 "사드 부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회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조사도 지시했다"고 밝혀 국방부의 환경영향평가 회피 의혹도 파헤쳐질지도 주목된다.

청와대는 다만 주한미군을 대상으로 한 진상조사 가능성에 선을 그으며 조사 결과 문제가 드러날 경우 사드 포대를 미국으로 돌려보낼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도 "이후 문제는 당장 답변하기 어렵다"고만 했다.

이처럼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지시가 국내적 상황 파악 차원이라는 설명이지만, 6월 말 한미 정상회담, 7~8월께 열릴 가능성이 있는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청와대가 그동안 추정으로만 떠돌던 사드 장비의 추가 반입 사실을 공론화함으로써 '사드 재검토'의 신호탄을 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한 즉답을 피하면서도 "차기 정부로 넘기라"며 "사드 배치는 재검토하고 국회 비준을 통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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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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